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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끄트머리엔 새벽이 있다.

 

새해의 첫날

밤의 끄트머리에서 먼동이 튼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너와 나를 갈라놓던 밤이

새벽을 맞으려 한다.

 

눈 덮인 땅에서

추위에 떠는 이들아

얼어버린 심장을 녹여 줄 가슴들이

네 곁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다.

 

너와 나를 갈라놓는 건 코로나가 아니다.

무서운 집념으로 휘두르는 통제의 칼

위로만 치닫는 너의 탐욕이다.

 

인간과 하느님의 간격

사람의 발아래까지 내려오신 하느님이

기필코 올라가 꼭대기 도달하려는 너에게 오셨다.

 

내면의 여정은 간격을 없애는 일

자신을 낮추신 하느님께서 우리게 오시어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를 바라보게 하셨다.

 

하느님의 가난을 배워라

골짜기를 메우는 건

내려놓고 내려가고 허용하고 놓아주는 마음

너와 나 사이에 육화되는 말씀이다.

 

고요로 돌아가라

내면의 소리는 시끄러우면 들리지 않는다.

남들이 부는 피리에 춤을 추던 너에게

고요에서 들리는 소리가 너를 변화시키도록

내면에서 솟아나는 소리에 따라 춤을 추라고 하신다.

 

너희는 멈추고 나를 알아보아라” (시편 46,11)

멈추지 않으면 재앙이 온다.

접근할 수 없던 내면의 소리를 듣는 건

잡음들이 지나갈 때까지 멈추는 일이다.

 

너의 내면에 가득 찬 소리

안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과 통곡

다른 사람 위에 올려놓으라고 몰아세우는 소리

온갖 잡음들이 흘러갈 때까지 놓아두어라

 

새해의 첫날

먼동이 터오는 새벽이다

밤의 끄트머리에는 언제나 빛이 있다.

 

우리에게 빛으로 오신 분

예수 안에서 하느님은 세상의 한 부분이 되셨다.

인간의 한계와 일상 속으로 들어오셨다.

너와 나의 관계 속에 연약함과 한계를 지닌 모습으로 현존하신다.


그분은 나에게

추위에 떠는 너에게 다가가라고 하신다.

너를 녹여줄 따뜻한 가슴으로

 

2021, 1, 1. 새벽에

이기남 마르첼리노 마리아 O.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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