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미로움의 향유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루카 4,18).
탯줄 끝 부분에 형성되는 태아쪽 태반은
산모쪽 태반에 나무 뿌리들처럼 착~ 달라붙어 있지만,
태아의 피와 산모의 피는 직접 섞이지 않는다.
태아쪽 태반의 수많은 융모 안에는 태아의 모세혈관이 지나가고,
융모 바깥으로는 산모의 피가 흐른다.
두 혈액은 아주 얇은 막 사이로
산모는 산소, 포도당, 아미노산, 항체를 태아에게 공급하고
태아는 이산화탄소와 대사 노폐물을 산모에게 내보낸다.
탯줄 안에는 태반 융모에서 건너받은 산소와 영양분을
태아에게 운반하는 하나의 정맥과
태아의 노폐물을 태반으로 반출시키는 두 개의 동맥이 흐른다.
태반 융모는 산모의 피와 태아의 모세혈관이 오묘하게 상호 작용하는
신비로운 교환의 장소인데,
바로 이곳에서 생명이 서로 교감하는 가운데 산모의 병원체가 차단되어
태아가 건강하게 보호되기도 한다.
생명의 세계는 참으로 놀랍기만 하다.
이른 새벽, 고요 중에
생명의 경이로움을 바라보노라니
그 신비가 온 몸으로 퍼져 흐른다.
온 몸에 퍼져 흐르는 신비로움이
감미롭게 마음속으로 스며든다.
감미로움의 향유가
신비로운 영으로 쏟아져 내리는 은총의 새벽이다.
2026. 8.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