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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복음 말씀 묵상 ✝️
요한 10,11–18
예수님은 오늘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이 말씀은
목자의 역할을 설명하는 말이 아니라
예수님 당신 자신이 누구이신지를 드러내는 선언입니다.
주님은 양들을 이용하지 않으시고,
양들 위에 군림하지 않으시며,
위험이 오면 먼저 도망가지도 않으십니다.
오히려 양들을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십니다.

오리게네스는
이 말씀을 묵상하며
착한 목자는 양들을 바깥에서만 관리하는 분이 아니라
그들 안으로 들어가 그 생명을 함께 짊어지는 분이라고 보았습니다.
삯꾼은 위험을 보면 달아나지만
참 목자는 양들의 삶을 자기 일처럼 품습니다.
그는 양들을 알고,
양들도 그의 목소리를 압니다.
이 앎은 정보의 앎이 아니라
사랑과 관계의 앎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매우 따뜻합니다.
주님께 우리는
숫자가 아니고,
기능이 아니며,
스쳐 지나가는 존재도 아닙니다.
우리는 불러 주시는 이름을 가진 존재이고,
목자이신 주님께 알려진 존재입니다.
이 사실이야말로
사랑의 가장 깊은 위로입니다.
사랑은 막연한 호의가 아니라
“나는 너를 안다” 하고 말해 주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또 예수님은
“내가 목숨을 내놓는 것은 그것을 다시 얻기 위해서다”라고 하십니다.
주님의 자기 내어줌은 패배가 아닙니다.
사랑은 소모가 아니라
생명을 더 크게 여는 길입니다.
십자가는 끝이 아니라
부활로 이어지는 문입니다.
그래서 착한 목자의 사랑은
슬픔만 남기는 희생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기쁨의 근원입니다.

사랑/기쁨 주간에
이 말씀은 아주 선명합니다.
사랑은
내가 원하는 대로 상대를 움직이는 힘이 아니라
상대를 살리기 위해 나를 내어놓는 마음입니다.
예수님은 바로 그 사랑을 보여 주십니다.
그리고 기쁨은
그 사랑 안에서 내가 버려지지 않았고
지켜지고 있으며
끝까지 품어지고 있다는 확신에서 자라납니다.
기쁨은 소란스러운 감정이 아니라
“나는 착한 목자 안에 있다”는 깊은 안심입니다.

오늘 거룩한 독서의 날에
우리는 묻습니다.
나는 누구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가?
삯꾼의 소리인가,
두려움의 소리인가,
경쟁과 비교의 소리인가,
아니면 내 이름을 알고 불러 주시는
착한 목자의 소리인가?
주님의 목소리를 듣는 사람은
세상이 흔들려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랑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오늘 복음은
우리 자신에게도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맡겨진 이들에게 어떤 사람인가?
도움이 필요할 때 슬며시 물러나는가,
아니면 작게라도 곁을 지키는가?
사랑은 언제나
머무는 힘으로 드러납니다.
기쁨도 마찬가지입니다.
끝까지 지켜 주는 사람이 있는 곳에서
기쁨은 다시 살아납니다.

주님,
제가 착한 목자이신 당신의 목소리를 알아듣게 하시고
두려움 속에서도 당신 사랑을 신뢰하게 하소서.
저도 맡겨진 이들 곁에서
쉽게 떠나지 않는 사람,
작게라도 지켜 주는 사람이 되게 하시고
당신 안에서
사랑과 기쁨의 생명을 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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