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4386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

“신자들의 공동체는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모두 큰 은총을 누렸다.”

    

오늘 독서와 복음을 묵상하다 애지중지愛之重之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애지중지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생각해봤습니다.

컴퓨터와 운동화(등산화 포함), 부채를 애지중지하였습니다.

 

부채는 마음의 여유를 주기 때문에 애지중지하였고,

컴퓨터와 운동화는 제가 많이 하는 일과 운동에 필요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때 저는 컴퓨터 반대론자였습니다.

그 편리함과 유용함 때문에 제가 컴퓨터의 노예가 될까봐 두려웠던 겁니다.

그러다 번역을 하는 것 때문에 컴퓨터를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옛날 제가 번역을 할 때는 사전을 찾아가며 노트에다 번역을 하였는데,

수정을 해야 할 경우 찍찍 긋고 빨간 펜으로 수정을 하였으며

그것을 다시 정서하거나 그대로 책 편집자에게 넘기곤 하였고,

외부에 보낼 때에는 우리 형제들에게 컴퓨터로 쳐주기를 부탁을 했지요.

 

그러니 책 편집자나 형제들이 제발 컴퓨터로 작업을 하라는 거였습니다.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할 수 없어서 컴퓨터를 쓰기 시작하였는데

이제는 모든 것을 컴퓨터로 하게 되었고

지금 제가 말씀 나누기에 글을 올리는 것도 컴퓨터를 하지 않았으면

아마 아예 생각도 못했을 것이고 시작도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역시 문제점이 없지 않습니다.

제가 그토록 염려하던 그 기심機心이 제게 있는 겁니다.

“有機械者必有機事, 有機事者必有機心:

기계를 가진 자 반드시 그것을 쓰게 되고,

그것을 쓰는 자 반드시 기심을 갖게 된다.”(장자, 천지편)의 그 기심입니다.

 

필요할 때 기계를 그저 쓰기만 하면 될 텐데

기계를 쓰다 보니 애착이 생기고 기심이 생기는 것입니다.

너무 유용하니 기계가 고맙기도 하고 애착이 가고,

기계에 의존하는 마음, 기계 없으면 뭘 못하겠다는 마음도 생깁니다.

말하자면 술 중독처럼 기계 중독인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또 다른 기심을 생각합니다.

“應無所住 而生其心:

머무는 곳이 없이 그 마음을 낼지니라.”(금강경)의 그 기심其心입니다.

앞의 기심機心이 우리 안에 없어야 할 마음이라면

뒤의 기심其心은 우리가 안에 지녀야 할 마음입니다.

응무소주應無所住의 기심, 곧 어디에도 머물지도 집착치도 않는 마음입니다.

 

지금 저는 어느 수녀원 연 피정 지도를 하고 있는데,

어제는 수녀원 뒤 산에서 산악 마라톤을 하였습니다.

다 뛰고 내려오는 길에 운동기구가 있어서 윗몸 일으키기를 하고

힘들어 누운 채로 쉬었는데 소나무 사이로 하늘이 보이고

바람에 떠가는 구름이 보였습니다.

 

오늘 복음을 읽고 묵상을 하면서 마라톤을 하였기 때문인지

다음과 같은 묵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바람은 자유롭게 불고

바람에 이는 구름은 머무는 곳도 없고 있다가도 없다.

성령의 바람도 매이지 않고 불고 싶은 데로 불고

성령의 바람에 움직이는 마음도 어디에 매이지 않는다.

 

이제 나는

무엇을 가지되 가지지 않고

어디에 머물되 머물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너무 지나치다면

무엇을 쓰되 가지지 않고

가지되 애착치 말 것이다.

 

어디에 머물더라도 붙잡혀 안주치 말고

어디로 가더라도 욕심에 이끌리어 가지 말 것이다.

 

영에서 태어난 사람,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는 자유로운 사람으로 살 것이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6Jan

    공현 후 화요일-되돌리는 사랑, 나누는 사랑

    우리는 오늘 다소 뜻 모를 말씀을 듣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이라는 말씀은 맞고 그래서 이 말씀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무런 어려움이 없지만 우리가 하느...
    Date2015.01.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2024
    Read More
  2. No Image 05Jan

    공현 후 월요일-욕심이 아니라 사랑으로 청하는 우리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청하는 것은 그분에게서 다 받게 됩니다. 우리가 그분의 계명을 지키고 그분 마음에 드는 것을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요한 서간의 말씀을 오해하면 하느님께서는 당신 마음에 드는 사람의 기도만 들어주신다고 생각할 수 ...
    Date2015.01.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179
    Read More
  3. No Image 04Jan

    예수 공현 대축일-나는 어떤 존재일까?

    “예루살렘아,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자 보라, 어둠이 땅을 덮고, 암흑이 겨레들을 덮으리라. 그러나 네 위에는 주님께서 떠오르시고, 그분의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라.”   주님의 공현 대축일은 예수께서 공적으로 드러나심을 기념합니다....
    Date2015.01.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454
    Read More
  4. No Image 03Jan

    1월 3일-죄의 연쇄성은 끊고, 중증화는 막아야 한다.

    “그분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아무도 죄를 짓지 않습니다. 죄를 짓는 자는 모두 그분을 뵙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한 자입니다.”   죄를 짓는 자는 하느님을 뵙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한다고 오늘 요한의 편지는 말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에 대해서 깊이 ...
    Date2015.01.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936
    Read More
  5. No Image 02Jan

    1월 2일-말씀의, 말씀에 의한, 말씀을 위한 소리들

    “나는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이다.”   세례자 요한은 자신이 누구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오늘 자신의 정체에 대해 명확하게 답을 합니다.   우선 그리스도인지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다.”라고 대답하는데, 자신...
    Date2015.01.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850
    Read More
  6. No Image 01Jan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하느님의 복덩이들

    “너희는 이렇게 말하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축복하여라.”   오늘 주님께서는 새 해를 시작하는 우리에게 축복해주라고 하십니다. 저주를 퍼붓지 않음은 물론 축복을 해주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축복을 해주려고 하는데도 저주를 퍼부을 수밖에 없는 ...
    Date2015.01.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942
    Read More
  7. No Image 31Dec

    12월 31일-나는 때를 잘 아는 사람일까?

    “한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자녀 여러분, 지금이 마지막 때입니다. 우리는 지금이 마지막 때임을 압니다.”   오늘 요한의 편지는 지금이 마지막 때라고 하고, 우리는 마지막 때임을 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누구입니까?   전체를 ...
    Date2014.12.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224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096 1097 1098 1099 1100 1101 1102 1103 1104 1105 ... 1519 Next ›
/ 151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