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7.08.28 03:05

가을 스케치2

조회 수 112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가을 스케치 2

 

사람과 과일을 빨갛게 익혀내던

불덩이의 열기는 식고

청동화로 속의 마지막 불씨마저 가물거린다.

 

격정의 계절을 보내고 땀 밴 몸뚱이를 씻어주는

저녁바람이 속살을 파고든다.

첫 가을의 바람이니

자꾸만 자꾸만 살갗에 대고

문지르고 싶은 그 상쾌함,

유하고도 탄력 있는 감촉이다.

 

뭔가 형용 못할

가을의 흥분과 아련한 슬픔이 두 손을 잡는다.

 

누군가 앉아 줄 상머리에

싱그러운 가을채소와 과일로

온갖 성찬을 마련하여 마주 하고 싶다.

 

어린이와 같은 감성의 살결을

햇볕에 드러내고 앉아 있으면

님의 마음과 하나가 되는 전율에

오묘한 가락을 울려내는 악기가 된다.

 

가을이다.

들리는 건 모두가 가을의 말씀이며

보이는 건 하나같이 가을의 모습이다.

그러기에 밤에도 잠자지 않는 가슴들이 많다.

귀뚜라미 쓰르라미도 온 밤을 울어 지새우고

전염병처럼 가을의 푸른 멍이 들려고 한다.

 

잠결에도 알아듣는 인기척에 눈을 뜨면

신선한 바람이 손님처럼 왔다 가고

성급한 낙엽이 가느다란 실바람에

나비 떼처럼 떨어진다.

잎들은 고향을 기억하는가,

청정한 잎사귀로 돋았던 그 날의 나뭇가지와

젊음을 불태우던 아름답던 시절들을...

 

눈썹 끝에 밤이슬이 내리고

두 볼에 새벽안개 덮이면

말없이 떨어지는 낙엽 되어

푸른 하늘 아래 드러눕겠지...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가을 스케치2 가을 스케치 2   사람과 과일을 빨갛게 익혀내던 불덩이의 열기는 식고 청동화로 속의 마지막 불씨마저 가물거린다.   격정의 계절을 보내고 땀 밴 ... 이마르첼리노M 2017.08.28 1127
857 존재의 위치 존재의 위치   네위에 있으면  = 1 네곁에 있으면  = 2 네밑에 있으면  = 3 이마르첼리노M 2017.08.23 988
856 아름다운꽃 오색꽃 펼쳐진 화려한 꽃보다 시들어 죽어가는 꽃이 더 아름답다. 꽃에게 가장 큰 자랑거리 꽃잎도 아무런 욕심도 없이 내려놓는 꽃 말없이 다가온 죽음 앞에도 ... 일어나는불꽃 2017.08.21 999
855 전염되는 복음 전염되는 복음   고요한 침묵 충만한 사랑 선의 육화 표양과 행실 공감이 주는 매력 기쁨에 찬 얼굴       이마르첼리노M 2017.08.21 948
854 연애편지 연애편지     당신이 다가와 터트려준 도라지꽃 그때까진 몰랐던 사랑   기뻐서 흘리는 눈물 사랑해서 아픈 가슴   기쁨의 눈물 닦아준 ... 1 이마르첼리노M 2017.08.21 1086
853 현재의 온도는? 현재의 온도는?   소풍 전날의 마음 소풍 다음날의 심경   변화에 예민하고 슬픔을 잘 타는 기류에 예민한 온도계 같은 취약한 사람의 감정   ... 이마르첼리노M 2017.08.19 1184
852 참여하는 행복 참여하는 행복   비 개인 밤하늘에 울려 퍼지는 교향곡 창조주의 지휘에 따라 쏟아내는 별들의 하모니 저마다 자기 몫의 빛을 내면서 주님을 찬미하고 ... 이마르첼리노M 2017.08.16 1077
851 천국과 지옥의 신비 천국과 지옥의 신비   거룩한 가난이여! 복된 겸손이여! 황홀한 포옹이여!   사람 안에서 만나는 하느님의 신비 자연 안에서 경탄하는 천국의 신비... 이마르첼리노M 2017.08.15 1004
850 갈망의 산실 갈망의 산실   매일 밤 만상이 잠든 때   잉태된 갈망은 분만의 진통을 겪고 세상에 태어납니다. 저는 잠을 깨고 태어난 갈망은 포근한 가... 이마르첼리노M 2017.08.15 932
849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     자신의 주장을 하느님으로 바꾸지 마라 한 번 이야기 하면 의견이지만 반복해서 말하면 강요가 된다. 강요된 사랑... 이마르첼리노M 2017.08.14 1148
848 흔적 없는 흔적 흔적 없는 흔적     실패와 결핍은 생명과 사랑의 안내자 부활의 증인되어 실수에 대한 자비로 서로를 채운다.   긍정하는 기쁨은 창조의 도구... 이마르첼리노M 2017.08.14 1369
847 건축 설계 건축 설계     동등할 때 사랑하기 쉽다   세 위격의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 것은 우리를 사랑하시기 위하여 하느님의 동등함을 내려 놓으셨기 때문... 이마르첼리노M 2017.08.13 1019
846 집착과 소유를 버려라 집착과 소유를 버려라   사랑은 열정을 동반하지만 독점하려는 마음을 초월해 있다. 훼손하지 않고 바라보며 타인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존중한다.   ... 이마르첼리노M 2017.08.13 1108
845 후라이팬 후라이 팬   팬들이 모여 진짜 왕을 뽑기로 했다   지방에서 도시에서 외국에서 유명한 팬클럽의 대표들이 모였다   열혈팬 왕팬 극성팬 ... 이마르첼리노M 2017.08.12 1308
844 죽 배달 죽 배달   우렁각시가 가져온 맛조개 한 자루 정갈하게 살을 발라 냄비에 담고 찹쌀 한 줌 불려서 죽을 끓인다.   양파 하나 마늘은 몇 쪽 요리저... 이마르첼리노M 2017.08.11 1664
Board Pagination ‹ Prev 1 ...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 108 Next ›
/ 10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