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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복음 말씀 묵상 ✝️
요한 17,20–26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 기도하십니다.
“이 사람들만이 아니라
이들의 말을 듣고 저를 믿게 될 이들도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이어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처럼
이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하십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의 기도가
당시 제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시간을 넘어 모든 믿는 이를 품는 기도임을 보여 줍니다.
곧 우리도 이미
주님의 이 기도 안에 들어 있습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 말씀에서
그리스도인의 일치가 단순한 외적 협력이나 형식적 평화가 아니라
하느님 안에 뿌리내린 친교임을 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바라시는 하나 됨은
서로 억지로 비슷해지는 것이 아니라
성부와 성자의 사랑 안으로 함께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일치는
사람끼리의 타협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할수록 깊어지는 은총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십시오”라고도 기도하십니다.
이는 일치가
교회 내부의 평화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향한 증언과 연결되어 있음을 뜻합니다.
분열된 공동체는 복음을 흐리게 하지만
사랑 안에서 하나 된 공동체는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냅니다.
크리소스토모는
바로 이런 점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이 말보다 먼저
일치와 사랑으로 복음을 증언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특별히 깊은 말씀은
“제가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어
그들도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라는 구절입니다.
이는 일치가
인간의 선의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사시는 생명에서 온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주님 안에 머물수록
서로를 경쟁과 비교의 눈으로 보기보다
같은 사랑 안에 불린 존재로 보게 됩니다.
하나 됨은 기술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현존에서 자라는 열매입니다.

문화 주간의 관점에서 보면
오늘 복음은
문화가 무엇을 중심으로 사람들을 묶는지 묻습니다.
세상은 종종
공통의 적, 공통의 분노, 공통의 욕망으로 사람들을 모읍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랑과 진리,
하느님 안의 친교로 하나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십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문화는
선동과 과장의 문화가 아니라
절제와 신뢰,
경청과 친교의 문화입니다.
하나 됨은 같은 취향이 아니라
같은 사랑 안에 머무는 데서 시작됩니다.

오늘 목요일 성모님의 날에
우리는 마리아를 바라봅니다.
성모님은
모든 갈등에 곧바로 말로 개입하신 분이라기보다
말씀을 마음에 간직하며
하느님의 때를 기다리는 분이셨습니다.
그 침묵은 무기력이 아니라
하나 됨을 지키는 사랑의 침묵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도
분열을 키우는 말보다
일치를 살리는 기도와 침묵을 배우고자 합니다.

오늘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는 사람들과 무엇으로 연결되려 하는가?
공통의 불만인가,
내 편 의식인가,
아니면 주님의 사랑인가?
나는 하나 됨을 바라면서도
말과 태도로는 분열을 키우고 있지 않은가?
나는 사랑 안에 머물고 있는가,
아니면 상처와 판단의 생각 안에 갇혀 있는가?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며
하나 됨의 영광 안으로 이끄십니다.

주님,
저를 당신 안에 머물게 하시고
분열보다 친교를,
과장보다 절제를,
성급한 말보다 사랑의 침묵을 선택하게 하소서.
당신의 기도 안에서
하나 되는 교회의 길을 걷게 하시고
제가 만나는 이들 사이에
평화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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