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71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가 강물처럼...

 

어젠 모처럼 시간을 내어 팔당에 다녀왔습니다.

1976년도에 영면하신 사랑하는 할머니의 화장 관계로 천주교 공원묘지의 소장을 만나러...

세월이 이만큼 흘러, 화장 모시는 관계로 9월 26일이면 롱아일랜드에서 지내시는 막내 숙부(모) 내외도 오시기로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절차대로 처리하는 비용이 자그만치 2백만원 가까이 든다고 하니,

가난한 집은 화장 모시기도 꽤 어려운 거구나 새삼 우울해지는 겁니다.

 

그래서 상세한 상담을 하러 묘지 소장님을 찾아 간 거지요.

여하튼 세시풍속 절차대로 장례도 아닌 화장을 모시는 일에 서류관계로 여러번 왔다갔다해야 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으니, 제가 돈을 쓰는 건 아니지만 머리가 좀 복잡해지는 겁니다.

 

"할머니..."하면,

제 인생에서 엄마와 함께 가장 좋고 큰 인연으로 다가오는 분.

이제 9월에 화장을 모시면 더 이상 팔당에 올 일은 없겠구나 생각하니,

그동안 1년에 2번 이상은 꼭 찾아뵙던 성묘와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팔당 호수의 모습도

끝이려니...사랑하는 할머니와의 '좋은 인연' 한자락이 끊어지는 것만 같아 서글퍼지는 겁니다.

 

제가 얼마 후에 저 세상에 간다면,

다시 재회하게 될 할머니나 엄마와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까요?

지난 세월이 층층구만층이니, 어릴 때의 모습일지 아니면 돌아가셨을 때의 모습일지...

세상의 잣대로 상상한다는 것이 때로는 재밋기도 하거든요.

성서에서 비추이는 건, 이승과 저승이 우리네 생각하는 것과 전혀 같지 않다고 말씀하죠.

그렇다면 상상하는 자체가 구체적일 수가 없고 그저 막연하게 웃어넘겨야 할 일이지요.

 

어쨌던, 소장님과 이야기하다가 스쳐가는 인연을 잠깐 떠올려 본 거랍니다.

 

"소장님, 그럼 말씀대로 그 비용이 다 드는 것이려니 그대로 절차를 밟겠습니다."하며

막 인사를 하고 나오려는 찰라에,

소탈하신 소장님이 웃음을 띄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다.

"지금까지의 말씀과 표정을 보아하니, 번거롭게 화장터에 따로 예약을 하거나 가실 필요없이 제가 이곳 묘지에서 다 처리해 드릴테니(그것도 상상을 불허할 파격적인 비용으로) 지금까지의 염려일랑 다 내려 놓으십시오.  그냥  29일에 가족들이 오시기만 하면 다 처리해 놓겠습니다." 하시는 거겠죠? 

 

그렇게 소장님과의 첫 만남의 인연은,

참으로 감사해야 할 좋은 인연으로 다가왔던 겁니다. 

 

만남 자체가 작고 큰 인연으로 다가온, 그래서 살아가면서 복된 인연으로 맺어진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요!  먼 행로의 지하철에 몸을 실으면서, 감사의 로사리오 반 졸음 반...

할머니가 오랜 세월 팔당 묘소에 안장되신 인연도

저에겐 더없이 흐뭇하고 늘 감사드려야 할 인연이었으니까요.

 

"할머니, 이승의 끝자락에서조차 저는 늘 할머니의 미소가 떠올라 편안하답니다.    

그 많던 손자 손녀 중에서 저는 단연코 당신의 사랑받는 으뜸 손자이지요. 

하늘나라에서조차 늘 사랑하는 현재진행형 이런 사랑이 어디 또 있겠나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시월 상달이라...!?

    T 온 누리에 평화   시월을 연중 가장 좋은 달이라 하여 상달(上月)이라 하던가요? 그래서 자고로 세시풍속에 의한 행사(감사제, 풍물놀이...등)도 가장 많은 달이기도 합니다. 아닌게 아니라 풍성한 햇곡식하며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서로가 오가는 일이 ...
    Date2014.10.30 By김맛세오 Reply0 Views1748
    Read More
  2. No Image

    예쁜 해골...?

    T 온 누리에 평화   아니 뭔 말인고?  세상 천지에 해골이 예쁘다니...?   그랬다.  며칠 전인 월요일에 영면하시어 팔당 천주교 공원묘지에 모셔진지 38년째 되는 할머니의 유골을 거두어 수목장을 지냈다. 그런데 보통 섬찍하게 여겨지는 해골이, 나의 ...
    Date2014.10.02 By김맛세오 Reply0 Views1545
    Read More
  3. No Image

    사랑하는 울 엄마

    T 온 누리에 평화     "엄마!  엄마보다 내가 먼저 죽겠네!"     그랬다.  살아계셨던 꼭 12년 전에, 나는 엄마에게 몹쓸 말을 내 뱉었다.     엄마는 그 해, 아파트 층계에서 발을 헛디디시어 굴러 떨어지신 바람에, 평소 건강하셨던 분이 뇌수술을 받...
    Date2014.09.15 By김맛세오 Reply0 Views1604
    Read More
  4. 지리산 둘레길의 '다랑논'

    T 온 누리에 평화 지난 5월에 8명의 형제들과 함께 '도보 피정'을 하였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습니다. 특히 20여년간 찍어온 사진 중에, 그때 앵글에 들어온 '다랑논'의 정취가 지워지지 않으니, 이참에 '다랑논'에 관한 소묘라고나 할...
    Date2014.09.02 By김맛세오 Reply0 Views1919 file
    Read More
  5. No Image

    교황님과의(꽃동네) 만남

    T 평화 / 선   '교황님과 수도자들과의 만남'이란 목적으로, 대중 교통 뻐스를 이용해 저로서는 약 10여년 만에 꽃동네를 방문했습니다. 그동안 꽃동네는 모든 면에서 더욱 대형화된 느낌이었고, 무엇보다도 사회적으로 버려진 약자들을 위한 시설로서 한...
    Date2014.08.18 By김맛세오 Reply0 Views1905
    Read More
  6. No Image

    좋은 인연(因緣), 작고 큰 복(福)

    T 평화가 강물처럼... 어젠 모처럼 시간을 내어 팔당에 다녀왔습니다. 1976년도에 영면하신 사랑하는 할머니의 화장 관계로 천주교 공원묘지의 소장을 만나러... 세월이 이만큼 흘러, 화장 모시는 관계로 9월 26일이면 롱아일랜드에서 지내시...
    Date2014.08.12 By김맛세오 Reply0 Views1719
    Read More
  7. No Image

    진정한 내 친구이자 이웃...?

    T 온 누리에 평화   가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까지 제가 살아오면서, 진정한 제 친구들이자 이웃은 뉘(무엇)일까?"   사람일 수도 있고 사람이 아닌 어떤 대상일 수가 있을텐데, 사람은 서로가 스치면서 좋아도 하고 때로는 상처를 받고 주기도 ...
    Date2014.07.28 By김맛세오 Reply0 Views1604
    Read More
  8. No Image

    해바라기 나팔꽃

    T 온 누리에 평화   '해만 온전히 바라보고 핀다'하여 '해바라기'이라 부르는 것이리라. 영어로는 'Sunflower'라고 하니 우리 말로 직역하면 '태양(해)꽃'이라야 하겠는데, '해바라기'라고 하니 영어보다 더 정감적인 이름으로 다가온다.   세상에 모든 ...
    Date2014.07.22 By김맛세오 Reply1 Views2051
    Read More
  9. No Image

    자연과 동반한 살구

    T 온 누리에 평화   잘 익은 살구의 맛을 보았는지요? 살같이 보드랍고 공처럼 동그란 모양이어서 '살구'라 했는지는 몰라도 농익은 살구의 맛을 보면 그 어떤 열대 과일의 당도에 뒤지지 않는답니다. 제철 시장에 나오는 대부분의 살구는 익기도 전에 미...
    Date2014.07.15 By김맛세오 Reply0 Views2419
    Read More
  10. 추억 사진 이야기

    예전의 엘범 사진을 보노라면 그때의 일들이 어제처럼 생생히 떠오릅니다. 그해 저는 선배되시는 '신베드로' 형제님(수사님)과 함께 오대산엘 갔었답니다. 방학 때라 형제님의 고향인 주문진엘 갔다가 함께 산엘 오른 것이지요. 마침 그 형제님의 사촌형 되는...
    Date2014.07.14 By김맛세오 Reply0 Views1888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