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편한 멍에와 가벼운 짐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마태오 11,30 묵상)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는 말씀은 짐이 없는 삶을 약속하신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누구나 짐을 지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인정하시면서, 그 짐을 어떻게 지고 가야 하는지를 알려 주시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흔히 짐 자체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를 더 지치게 만드는 것은 짐의 무게보다도 그것을 혼자 지고 가려는 마음입니다.

 

가정 안에서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마음에 걸려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이해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 병고의 아픔, 미래에 대한 불안,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우리의 어깨를 누릅니다. 그런데 같은 상황 속에서도 어떤 이는 평화를 잃지 않고, 어떤 이는 무너집니다. 차이는 짐의 크기가 아니라 그 짐을 누구와 함께 지고 가느냐에 있습니다. 예수님의 멍에는 겨릿소의 멍에와 같습니다. 어린 소는 모든 무게를 감당하지 않습니다. 경험 많고 힘센 소가 대부분의 무게를 지고, 어린 소는 그 곁에서 발을 맞추며 걸어갈 뿐입니다.

 

신앙은 내 짐을 없애 달라고 청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 보조를 맞추어 걷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칸 영성에서 말하는 내적 가난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내가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내가 옳아야 한다는 집착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모든 관계를 내 뜻대로 통제하려는 욕망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겸손은 자신을 낮추는 행위 이전에, 하느님께서 일하실 자리를 내어 드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침묵하는 것이 짐을 가볍게 합니다. 용서하는 것이 짐을 가볍게 합니다. 또 사과하는 것이 짐을 가볍게 합니다. 포기해야 할 것을 포기하는 것이 짐을 가볍게 합니다.

 

우리의 고통은 종종 십자가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거부하는 데서 더 커집니다. 우리가 경험으로 알듯이 가장 무거운 십자가는 '어쩔 수 없이, 마지못해, 할 수 없이, 지는 십자가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없애 주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십자가를 함께 지셨습니다.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이 슬픔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이유도, 갈릴래아 호숫가의 베드로가 실패와 죄책감에서 회복될 수 있었던 이유도, 그들의 짐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께서 곁에 계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볍다."는 말씀은 사실 이런 뜻에 가깝습니다. "너는 혼자가 아니다." 네가 넘어질 때 내가 함께 일어나 주겠다. 네가 울 때 내가 함께 울겠다. 네가 길을 잃을 때 내가 길이 되어 주겠다. 네가 짐에 눌려 주저앉을 때 내가 그 짐의 무게를 함께 지겠다.

 

신앙은 무거운 짐이 사라지는 기적이 아니라, 그 짐을 함께 져 주시는 분을 발견하는 은총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뒤돌아보면, 짐이 가벼워진 것이 아니라 짐을 지고 가는 내가 그분의 사랑 안에서 새로워졌음을 알게 됩니다. 그때 우리는 비로소 깨닫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짐이 없는 세상이 아니라, 무거운 짐을 함께 져 주시는 주님과 동행하는 삶 속에 이미 와 있다는 것을.

 

하느님은 삼위일체 관계적 사랑이시고 나는 그분으로부터 사랑받고 있으며 사랑받음에 응답하기 위하여 내 자유를 도구적 존재로 내어드릴 때마다 부할하신 주님의 영께서 내 안에서 일하십니다. 그러므로 편한 멍에와 가벼운 짐은 사랑받음으로부터 나오는 믿음의 현장, 관계의 현장에서 경험하는 하느님 나라의 실재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학교는 온유하고 겸손하신 예수님으로부터 배우는 사랑의 학교입니다. 이 학교에서 배우는 학생들은 예수님이라는 사랑의 거울을 매일 들여다보며 자신을 살핍니다. 성프란치스코와 성녀 글라라는 그 학교에서 가난하고 겸손하신 그리스도를 닮으려다 그분처럼 되신 분들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편한 멍에와 가벼운 짐 편한 멍에와 가벼운 짐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마태오 11,30 묵상)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quot;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quot;는 말씀은 짐이 ... new 이마르첼리노M 2026.06.13 3
1873 공존할 수 없는 두 나라에서 (2026, 6, 11 복음 묵상) 공존할 수 없는 두 나라에서 (2026, 6, 11 복음 묵상)   &quot;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quot; (마태 10,8) 이 말씀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은총, 사랑, 그리고 치유의 ... update 이마르첼리노M 2026.06.11 29
1872 누가 의인인가? 누가 의인인가?   “의인에게는 빛이 솟아오르고, 마음 바른 이에게는 기쁨이 솟나이다.” (시편 97[96],11) 이 말씀은 하느님께 충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의 내면에... 이마르첼리노M 2026.06.11 29
1871 너희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다.   세상의 소금은 첫째 맛을 내는 역할과 부패를 막는 역할을 합니다. 맛을 내는 역할은 아무리 좋은 재료가 있어도 소금이 없으면... 이마르첼리노M 2026.06.09 35
1870 마태오와 루가의 참 행복 선언에 대한 비교 마태오와 루가의 참 행복 선언에 대한 비교   마태오 복음과 루카 복음의 참행복 선언은 같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전하지만, 강조점이 다릅니다. 두 복음을 함께 ... 이마르첼리노M 2026.06.08 48
1869 성체성사는 우리를 먼저 사랑하시는 분의 혁명적 사건입니다 성체성사는 우리를 먼저 사랑하시는 분의 혁명적 사건입니다   우리가 바뀌어서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게 아닙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가 ... 이마르첼리노M 2026.06.07 52
1868 깨끗하고 투명한 사람을 통하여 일하시는 하느님 깨끗하고 투명한 사람을 통하여 일하시는 하느님   이 글은 침묵과 기다림 안에서 발견한 복음의 핵심을 깊이 있게 담으려 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quot;하느님께서는... update 이마르첼리노M 2026.06.06 76
1867 첫째 계명과 둘째 계명은 새 계명인 사랑의 계명입니다. 첫째 계명과 둘째 계명은 새 계명인 사랑의 계명입니다.   ​쉐마 이스라엘,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29절) 예수님의 대... 이마르첼리노M 2026.06.04 116
1866 하느님의 집을 마련하는 사람들 하느님의 집을 마련하는 사람들   하느님 앞에서는 모두가 살아 있다​.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은 세상의 시간 기준으로 보면 이미 아주 오래전에 세상을 떠난 ... 이마르첼리노M 2026.06.03 110
1865 앎이 삶을 바꿉니다. 앎이 삶을 바꿉니다.   베드로 사도는 그의 마지막 권고에서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일에 충실하라고 당부합니다. &quot;우리 주님이시며 구원자... 이마르첼리노M 2026.06.02 135
1864 멈추지 않는 사랑의 물레방아 멈추지 않는 사랑의 물레방아   태초부터 하느님은 홀로 계신 분이 아니셨습니다. 그분은 사랑하는 분이셨고, 사랑을 받으시는 분이셨으며, 그 사랑 자체로 살아... 이마르첼리노M 2026.06.01 99
1863 베드로 사도가 알려주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는 길 베드로 사도가 알려주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는 길 (2베드 1,4-7)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는 8단계 영적 성장, 베드로 2서 1장 4-7절은 신앙인의 ... 이마르첼리노M 2026.06.01 141
1862 삼위일체 신학의 핵심적 요소와 프란치스칸 신학의 영적인 통찰 삼위일체 신학의 핵심적 요소와 프란치스칸 신학의 영적인 통찰   삼위일체 신학의 핵심 존재의 본질은 ‘관계’이며, 사랑은 흐름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중심... 이마르첼리노M 2026.05.31 77
1861 거친 세상 속에서 중심을 지키는 믿음 거친 세상 속에서 중심을 지키는 믿음   유다서(17.20ㄴ-25)의 말씀은 거친 세상 속에서 신앙인들이 어떻게 중심을 잡고 살아가야 하는지 강력하면서도 따뜻한 ... 이마르첼리노M 2026.05.30 126
1860 밀알이 죽는 현장에 하느님의 현존이 머뭄니다. 밀알이 죽는 현장에 하느님의 현존이 머뭄니다.   프란치스칸의 가난과 겸손 안에서 한 알의 밀알이 죽는 현장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 이마르첼리노M 2026.05.29 148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5 Next ›
/ 12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