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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나라가 보물로 여겨지는 사람

 

마음이 머무는 곳, 보물 (21)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우리가 시간과 재정, 그리고 에너지를 가장 많이 쏟는 곳이 곧 우리의 '보물'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은 자연스럽게 그 보물을 향해 움직이지요. 내가 진정으로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만드는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삶을 밝히는 창, (22~23)

눈은 몸의 등불이다... 네 눈이 맑으면 온몸도 환하고..."여기서 ''은 단순히 시력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가치관, 그리고 영적인 시선을 의미합니다. 맑은 눈은 세상을 따뜻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본질을 꿰뚫어 보는 정직하고 순수한 마음입니다. 이 눈이 맑으면 우리의 삶 전체가 밝은 빛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성하지 못한 눈은 탐욕이나 시기, 원망으로 흐려진 시선입니다. 세상을 왜곡해서 보기 시작하면, 아무리 주변 환경이 좋아도 내면은 늘 어둡고 그늘질 수밖에 없습니다.결국 이 말씀은 "네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바르게 정하고, 세상을 맑고 선한 시선으로 바라보라"는 다정한 권고와 같습니다.

 

이 말씀을 프란치스칸 영성과 연결해 보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보물과 눈은 결국 관계의 방향을 가리킵니다. "사실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 내 보물이 성공이라면 마음은 성공을 향해 달려갈 것이고, 내 보물이 인정이라면 마음은 끊임없이 사람들의 평가를 살피게 될 것이며, 내 보물이 나 자신이라면 세상 모든 것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야만 만족할 것입니다. 그러나 내 보물이 하느님이라면, 내 보물이 형제자매라면, 내 보물이 공동선이라면, 마음은 자연스럽게 사랑이 있는 곳으로 흘러갑니다. 그래서 성 프란치스코에게 가장 큰 보물은 돈도 아니고 능력도 아니며 명예도 아니었습니다. 그의 보물은 가난하신 그리스도였고, 십자가 위에서 자신을 내어주신 사랑이었습니다. 보물이 거기에 있었기에 그의 마음도 그곳에 머물렀습니다.

 

"눈은 몸의 등불이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맑은 눈은 단순히 착한 마음이 아니라, 세상을 하느님의 눈으로 바라보는 능력입니다. 맑은 눈은 다른 사람 안에서 경쟁자를 보지 않고 형제를 봅니다. 맑은 눈은 상대방의 약점보다 아픔을 먼저 봅니다. 맑은 눈은 실수 뒤에 숨은 선의를 발견합니다. 맑은 눈은 누군가의 성공을 위협으로 여기지 않고 함께 기뻐할 이유로 받아들입니다. 반대로 성하지 못한 눈은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합니다. 다른 사람의 재능은 질투의 대상이 되고, 다른 사람의 성공은 비교의 근거가 되며, 다른 사람의 행복은 자신의 결핍을 드러내는 상처가 됩니다. 그래서 눈이 어두우면 세상도 어두워집니다. 세상이 어두워서가 아니라 바라보는 눈이 어두워졌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이 보물이 되면 기쁨은 늘 불안합니다. 누군가가 나보다 더 빛나면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이 보물이 되면, 그리고 형제자매의 행복이 보물이 되면, 상대방이 빛날수록 나의 기쁨도 커집니다. 그래서 진정한 리더는 자신이 빛나는 사람보다 다른 사람을 빛나게 하는 사람입니다. 진정한 부모는 자녀의 성장을 자신의 영광처럼 기뻐하는 사람입니다. 진정한 형제는 형제의 성공을 자신의 성공처럼 기뻐하는 사람입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이름이 드러나고 자신은 작아지는 것을 기뻐하는 사람입니다. 세례자 세례자 요한의 고백처럼,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이것이 맑은 눈을 가진 사람의 마음입니다.

 

그 눈은 모든 것을 소유하려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축복하려 합니다. 그 눈은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 아니라, 하느님의 빛을 비추는 창문이 됩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로 인해 행복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참 좋다." 하고 미소 짓는 그 순간, 우리는 이미 하느님 나라의 보물을 발견한 사람들입니다. 그때 우리의 마음은 보물이 있는 곳에 머물고, 우리의 눈은 맑아지며, 우리의 온 삶은 하느님의 빛으로 환해집니다.

 

성 프란치스코의 권고 5장은 인간이 가장 쉽게 빠지는 유혹, 곧 자기 자랑과 자기 영광에 대한 깊은 경고입니다.프란치스코는 말합니다. "자랑할 것이 있다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을 자랑합시다." 이 말씀은 사도 바오로의 고백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입니다. "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어떠한 것도 자랑하고 싶지 않습니다." (갈라 6,14)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자신을 드러내라고 말합니다. 무엇을 이루었는지, 얼마나 많이 가졌는지, 얼마나 인정받고 있는지,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지를 자랑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십자가는 전혀 다른 길을 보여 줍니다. 십자가는 자신을 높이는 곳이 아니라 자신을 내어주는 곳입니다. 십자가는 소유하는 힘이 아니라 내어주는 사랑의 힘입니다. 십자가는 승리의 깃발처럼 보이지 않지만, 사실은 사랑이 이기고 용서가 이기고 겸손이 이기는 하느님의 방식입니다.

 

프란치스코는 자신이 행한 선행도 자랑하지 않았고, 기적도 자랑하지 않았으며, 가난도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받은 모든 것이 하느님의 선물임을 알았기에 자랑할 것이 있다면 오직 하느님의 자비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말씀을 오늘 우리의 관계 안에서 묵상해 보면 더욱 깊어집니다. 내가 빛나는 것을 기뻐하는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을 자랑하게 됩니다. 그러나 십자가를 자랑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빛나는 것을 기뻐합니다. 내가 칭찬받기보다 형제가 칭찬받는 것을 기뻐하고, 내가 인정받기보다 공동체가 살아나는 것을 기뻐하며, 내 이름이 알려지기보다 하느님의 이름이 드러나는 것을 기뻐합니다.

 

내가 주인공이 되는 기쁨은 오래가지 못하지만, 다른 사람이 꽃피는 것을 보는 기쁨,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나는 것을 보는 기쁨, 내가 작은 도구가 되어 누군가가 행복해지는 것을 보는 기쁨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프란치스칸 내적 가난은 바로 여기에서 완성됩니다. "모든 좋은 것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입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는 겸손, 십자가를 자랑한다는 것은 고통 자체를 사랑한다는 뜻이 아니라, 나를 비우고 사랑으로 내어주신 그리스도의 방식을 자랑한다는 뜻입니다. 내가 높아지기보다 상대를 높여 주는 것, 내가 영광 받기보다 하느님의 이름이 빛나는 것, 내가 기억되기보다 사랑이 기억되는 것, 바로 그곳에 복음적 가난과 겸손의 가장 아름다운 열매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통치 곧 말씀의 통치를 받아들여 관계 안에 선이흐르도록 하는 삶이 보물입니다 하느님 나라가 보물이 될 때 나의 왕국은 사라지고 맙니다 "사실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 (마태 6,21) 라는 말씀은 결국 어느 나라를 선택하며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보물이 하느님 나라라면 마음은 하느님 나라를 향해 흐르고, 보물이 내 왕국이라면 마음은 끊임없이 자신을 향해 굽어집니다. 하느님 나라란 죽어서 가는 어떤 장소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의 통치, 곧 말씀의 통치를 받아들이는 삶입니다. 말씀이 내 생각보다 앞서고, 말씀이 내 판단보다 앞서고, 말씀이 내 욕망보다 앞서며, 말씀이 관계를 이끌어 가도록 허용하는 것입니다. 그때 관계 안에 선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용서가 흐르고, 이해가 흐르고, 인내가 흐르고, 자비가 흐르고, 서로를 살리는 생명이 흐릅니다.

 

이와는 반대로 내 왕국은 끊임없이 나를 중심에 세우려 합니다. 내가 옳아야 하고, 내가 인정받아야 하며, 내 뜻이 이루어져야 하고, 내가 주인으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 나라와 내 왕국은 함께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 나라가 커질수록 내 왕국은 작아지고, 내 왕국이 커질수록 하느님 나라는 설 자리를 잃습니다. 성 프란치스코의 가난은 바로 이 내 왕국을 내려놓는 가난이었습니다. 그는 재산만 버린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주인이 되려는 욕망을 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는 누구보다 자유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느님 나라가 보물이 된 사람은 상대를 이겨야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 상대가 살아나는 것을 기뻐하는 사람이 됩니다. 상대를 지배하려 하지 않고, 상대 안에 있는 하느님의 모습을 존중합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빛나는가"가 아니라, "우리 사이에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흐르는가"입니다. 그래서 하느님 나라가 보물이 된 사람의 눈은 맑아집니다. 형제를 경쟁자가 아니라 선물로 보고, 공동체를 이용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자리로 보며, 세상을 소유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하느님의 현존이 머무는 장소로 봅니다. 그 눈이 맑기에 온몸이 환합니다.

 

결국 보물은 단순히 소중한 것이 아닙니다. 보물은 내 삶을 움직이는 중심입니다. 하느님의 통치가 보물이 될 때, 말씀의 통치가 보물이 될 때, 관계 안에 선이 흐르도록 자신을 내어주는 삶이 보물이 될 때, 우리는 더 이상 자신의 왕국을 세우느라 애쓰지 않습니다. 내 왕국이 무너지는 것을 슬퍼하지 않고, 하느님 나라가 우리 사이에 자라나는 것을 기뻐하는 것. 그것이 가장 값진 보물을 발견한 사람의 삶이며, 복음적 가난과 겸손이 열매 맺는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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