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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복음 말씀 묵상 ✝️
요한 14,21–26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이 말씀은
신앙이 단지 멀리서 주님을 존경하는 마음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마음에 간직하고 살아 내는 사랑임을 보여 줍니다.
예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분의 말씀을 내 삶의 중심에 두는 것입니다.

오리게네스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일과
그 말씀 안에 머무는 일을 깊이 강조했습니다.
그에게 신앙은
겉으로 문장을 아는 데서 끝나지 않고
말씀을 통해 내면이 변화되는 여정이었습니다.
말씀은 읽고 지나가는 정보가 아니라
영혼 안에 머물며 사람을 다시 빚는 생명의 씨앗입니다.
그래서 말씀을 지킨다는 것은
억지 복종이 아니라
주님께 내 마음의 자리를 내어 드리는 일입니다.
오늘 복음의 가장 큰 위로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라는 말씀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바깥에서만 돌보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 안에 머물기를 원하십니다.
하느님의 돌봄은 멀리서 지켜보는 관심이 아니라
우리 존재 안으로 들어오시는 현존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깊은 회복의 시작입니다.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것은
혼자 애써 버텨서가 아니라
하느님이 자기 안에 머무르신다는 믿음 안에서 가능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말씀하십니다.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하실 것이다.”
이 말씀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자주 잊어버립니다.
주님께 받은 은혜도,
말씀도,
부르심도,
심지어 사랑받았던 기억조차 흐려집니다.
그래서 회복은
새로운 것을 더 많이 얻는 일이기 전에
이미 주어진 진실을 다시 기억하는 일입니다.
성령께서는 바로 그 기억의 은총을 주십니다.

오리게네스는
성경을 읽는 이가
성령의 빛 없이 말씀의 깊은 뜻에 들어가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말씀은 단지 문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열리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는
잊혀진 말씀을 다시 살려 내시고
흐려진 마음을 다시 밝히시며
우리 안에 길을 잃지 않는 지혜를 주십니다.
그래서 성령은
회복의 스승이시고,
기억의 돌보심이십니다.

돌봄 주간의 관점에서 보면
오늘 복음은 돌봄의 핵심을 아주 깊이 보여 줍니다.
돌봄은 단지 외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안에 생명의 말씀이 다시 살아나게 하는 일입니다.
돌봄은
“괜찮아질 거야” 하고 성급히 넘기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주님의 말씀을 다시 기억하고
자기 안에 이미 와 계신 하느님의 현존을 알아차리도록
곁에서 기다려 주는 일입니다.
성령께서 우리를 그렇게 돌보십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라고 하십니다.
주님의 평화는
세상이 주는 안심과 다릅니다.
세상의 평화는
문제가 잠시 잠잠할 때 생기지만,
주님의 평화는
문제 한가운데서도
내 깊은 중심이 무너지지 않게 하는 평화입니다.
회복은 바로 이 평화 안에서 자랍니다.
하느님이 함께 계시다는 사실,
성령이 나를 잊지 않고 가르치신다는 사실이
마음을 다시 세웁니다.

오늘 거룩한 독서의 날에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잊고 있는가?
주님의 약속인가,
사랑받았던 기억인가,
말씀의 방향인가,
아니면 성령께서 이미 내 안에 일하고 계시다는 사실인가?
주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새 짐을 얹기보다
이미 주신 말씀을 다시 기억하게 하십니다.
그 기억 안에서
회복이 시작됩니다.

주님,
제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만 하지 않게 하시고
당신 말씀을 마음에 간직하게 하소서.
성령께서 제 안에 오시어
잊고 있던 말씀을 다시 살려 주시고
흩어진 마음을 평화로 모아 주소서.
당신의 현존 안에서
회복의 길을 다시 걷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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