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15,1-2.10-14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묻습니다.
“어째서 선생님의 제자들은
조상들의 전통을 어깁니까?”
그들의 시선은 ‘씻지 않은 손’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손은 보였지만,
그 앞에 서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성 대 바실리오는
단식에 관한 강론에서
참된 단식은 음식을 끊는 데 그치지 않는다고 가르쳤습니다.
악에서 멀어지고 혀를 다스리는 것이야말로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참된 절제라는 것입니다.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삼가면서
입에서 나오는 말로 형제를 상하게 한다면, 그 절제는 헛됩니다.
이어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하늘의 내 아버지께서 심지 않으신 초목은
모두 뽑힐 것이다.”
우리 신앙생활에도
사람이 심은 것과 하느님께서 심으신 것이 섞여 있습니다.
무엇이 참된 열매인지는
그 뿌리가 어디에 닿아 있는지를 보고 압니다.
오늘 기리는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가
‘눈먼 인도자’가 아니라 참으로 눈뜬 목자였습니다.
재능이 뛰어나지도, 학식이 높지도 않았던 그는
작은 시골 본당 아르스에 평생 머물며,
하루 열 시간이 넘도록 고해소를 지켰습니다.
해마다 이만 명이 그를 찾아온 까닭은
그의 말솜씨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속을 알아보는 그 맑은 눈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맑음의 샘은
성체 앞에 오래 머무는 기도였습니다.
영적 열매의 관점에서 보면
비안네는 ‘성실’로 마음의 뿌리를 지켰고,
‘온유’로 죄인의 말을 끝까지 들어 주었으며,
‘절제’로 제 입과 몸을 다스렸습니다.
화려하지 않은 이 세 열매가
한 본당을, 나아가 온 교회를 새롭게 하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는 겉모습의 규칙에만 마음을 쓰고 있지 않은가?
오늘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사람을 살렸는가, 상하게 하였는가?
내 안에 아버지께서 심지 않으신 것이 자라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누구의 눈을 따라 길을 걷고 있는가?
주님,
제 입에서 나오는 말을 깨끗하게 하소서.
아버지께서 심지 않으신 것을 제 안에서 뽑아 주시고,
성령의 빛으로 제 눈을 열어 주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