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만큼 쉽지 않은 일도 없습니다.
끝을 알지 못하고 기다리는 것은
고통스럽기도 합니다.
끝을 알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면
우리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언젠가
보이는 것은 희망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즉 우리가 희망하는 것은
뚜렷한 확신이 없어도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원하고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그렇게 희망은 믿음과 연결됩니다.
내가 원하는 것, 내가 기다리는 것이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마음은
그것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 마음과 연결됩니다.
언젠가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 마음은
또한 우리가 기다릴 수 있는 힘도 줍니다.
더 나아가 우리가 기다리는 그 대상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 기다림은 지루하지 않습니다.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하루 하루, 한 시간 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게 지나갑니다.
이렇게 기다림은
우리의 믿음, 희망, 사랑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나는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믿고
무엇을 사랑하는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은
이어지는 말씀에서 사람의 아들,
예수님이심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나에게 어떤 분이신지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면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기를 원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생각에 따라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두려운 종말이 될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한없는 기쁨이 될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종말을 두렵게 생각하는 사람은
지금의 삶도 두렵고 고통스럽게 살아가며
종말을 기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지금의 삶도 희망과 사랑이 가득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기다림이
고통이 아닌 기쁨으로 가득한 나날이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