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오늘 주님께서는 어머니와 형제들이 당신을 찾아왔다는 말을 전해 들으시고는
하느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 당신 어머니와 형제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을 우리는 어떻게 알아들어야 하겠습니까?
이제부터는 하느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들이 당신 어머니이지
마리아는 이제 더 이상 당신 어머니가 아니라고 내치시는 말씀이겠습니까?
그럴 리 없다고 믿는 것이 우리 믿음입니다.
마리아야말로 하느님 말씀을 누구보다 잘 듣고 실행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럴 리 없고 그러므로 오늘 말씀의 뜻은
마리아처럼 하느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은
누구나 당신 어머니가 될 수 있다는 초대의 뜻입니다.
그런데 오늘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처음으로 든 생각은,
주님께서는 어머니와 형제들이 찾아왔다는 말을
전해 듣자마자 즉시 그리고 어찌 그리 단호하게 하실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말씀은 즉흥적인 말씀일까? 아니면 오래전부터 준비된 말씀일까?
생각되면서 주님께선 실로 마리아를 내치신 건 아닐까? 도 생각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말씀은 즉흥적인 말씀이 아니고 12살 때부터 이미 준비된 말씀입니다.
12살 되던 해 예루살렘 성전 방문 때 부모와 떨어져 성전에 남으셨을 때
어머니 마리아께 왜 부모와 떨어져 속을 썩이느냐는 나무람을 들으셨지요.
이때 주님께서는 오히려 어머니 마리아를 나무라십니다.
당신이 아버지 집에 있어야 하는 줄 모르셨냐고 말입니다.
이때 이미 우리 사춘기처럼 주님도 갈라서기를 하신 걸까요?
제 생각에 사춘기이기는 마찬가지인데 영적인 사춘기입니다.
혈육의 어머니 마리아를 떠나 하느님 아버지께 가신 것이고,
마리아가 친어머니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친아버지임을 선언하신 것이니
주님께서 친어머니 마리아를 내치고 끊으신 것은 일정 부분 사실입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매우 매정하게 보이지만 육신의 어머니이심은 끊으시고
어머니도 하느님 말씀을 듣고 실행할 하느님 딸일 뿐이라고 하시는 겁니다.
제가 자주 하는 얘기가 있지요.
‘관계의 재편’이라는 말 말입니다.
우리도 영적인 사춘기를 거쳐
관계를 인간적 관계에서 영적인 관계로 재편해야 합니다.
더 이상 부모 곁에 머물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머물고,
자녀를 내 자식이라 하지 않고 하느님께 내어드리고,
이젠 하느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하느님의 딸이요,
주님의 어머니들이 되는 관계 재편을 우리도 오늘부터 해야겠습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