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는 제자를 보십니다.
이어서 어머니께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하고 말씀하시고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하고 말씀하십니다.
율법에서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더 이상 보호를 받을 수 없기에
그녀를 보호할 누군가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를 제자에게 맡기십니다.
즉 요한이 성모님의 보호자가 됩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성모님이 예수님의 혈연 가족을 대표하고
사도 요한이 예수님의 제자 공동체를 대표한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공생활 동안 예수님의 형제들이
예수님께 그리 협조적이지는 않았는데
이제 두 공동체가 성모님과 요한의 연결로
가까워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 공동체는
지금의 그리스도교 공동체로 바뀌어 갑니다.
그렇게 되면서 성모님은 이제
요한의 어머니, 제자 공동체의 어머니를 넘어
교회의 어머니가 됩니다.
십자가 위에서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서
교회는 성모님의 보호자가 되고
성모님은 교회의 어머니가 됩니다.
교회의 어머니로서 성모님은
예수님께 하셨던 것처럼
이제 교회를 위해 당신의 역할을 하십니다.
그 모습은 또한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잔치에 참석한 사람들의 기쁨이 끊이지 않게
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즉 우리가 하느님 나라의 잔치에서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도와주십니다.
그러나 그 역할은 카나에서처럼
눈에 드러나는 모습은 아닙니다.
조용히 묵묵히 뒤에서 활동하십니다.
그런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교회도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성모님의 보호자로 살아갑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보호자, 동반자로 살아갑니다.
그들과 새로운 가족이 되고
하느님께서 주신 것을 그들과 나누게 됩니다.
성모님을 교회의 어머니로 모시고 산다는 것은
성모님의 전구 안에서 살아가면서
또한 다른 이들과 한 가족으로
하느님 나라의 기쁨을 나누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