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祝詩 김용호 파스칼 형제님의 팔순에

 

싱그러운 오월의 바람 속에서

푸른 줄기로 자란 따뜻한 마음

 

긴 세월 주님의 손에서 다듬어진 삶,

잘 연마된 칼처럼 겸손한 도구로

믿음의 향기를 전해온 지 팔십 년.

 

들에서 사는 중이

산에서 사는 중을 흉내를 내려는 건지

스님의 머리를 하고

입가엔 하얀 미소를 머금은 채

수도원에 찾아오는 이들을 환대하는 형님

 

가난과 겸손이 어우러질 때 피어나는 꽃,

그 향기 속에서 조용한 평화가 흐르고

말없이 전해지는 형님의 따스한 온기가

형제들을 푸근하게 했습니다.

 

가장 먼저 찾아와 경당에서 기도하는 모습

손수 설거지하고 쓰레기통을 비우며

일상 속 작은 일에도 솔선하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인간의 자유는 사랑에 기여할 때 가장 아름답게 빛납니다.

환한 얼굴로 허용하고 놓아주며

소리 없이 다가가 부족한 곳을 채우려는 형님의 모습은

그 자체로 형제들에게 힘이 되었습니다.

 

선하다는 의식 없이 행하는 선이야말로 참된 선입니다.

선을 어둡게 하는 인간의 헛된 환상들이

하느님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세상에서

표현할 능력도 방법도 모른 채

묻혀버린 진실을 헤아리시는 분이 계심을 믿는 것은

형제님의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사랑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고요 속에서 진리를 품은 가슴으로

전혀 다른 너를 향해 다가가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흔적 없는 선으로 말하고

소리 없는 눈물로 비난의 욕구를 삼키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참을 수 없는 봉오리

어쩔 줄 모르는 기쁨이 봉오리를 열면

우리는 모두 꽃이 됩니다.

 

살아 있는 건 축복입니다.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품에 안겨본 사람만이 그 품을 압니다.

가슴 태우며 죄인들을 품는 아버지의 품

심장에서 전해오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교감,

거기에서는 내가 없고 그분만이 남습니다.

 

사랑은 내어주면서 죽고 죽으면서 내어줍니다.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의 현장에서

생명의 노래를 형제님과 함께 부르고 싶습니다.

 

동반의 여정에 부축의 손길로

생명을 품어 기르려는 형제님이 있어

우리는 행복합니다.

 

2025, 5,16.

이기남 마르첼리노 마리아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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