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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그러니까 대천사 축일부터
목에 가시가 걸린 듯 께름한 느낌이 계속 있었습니다.
며칠 있으면 수호천사 축일도 있는데 하다가,
“수호”라는 말이 목에 걸린 것이었습니다.
저의 직책이 수호자 아닙니까?
다른 수도회에서는 원장이라고 하지만 저희는 수호자라고 합니다.

그런데 수호자 하면 지키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가끔 내가 뭘 지키는 사람일지에 대한 생각부터,
내가 뭐 집 지키는 똥개라도 되는가라는 거부감까지 들곤 합니다.

지키는 것에는 참으로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양떼를 지키는 것,
재산을 지키는 것,
약속을 지키는 것,
시간을 지키는 것,
예의를 지키는 것,
중립을 지키는 것,
법을 지키는 것 등 수두룩합니다만
보호하다는 뜻과 준수하다는 뜻으로 크게 나뉩니다.

수호자로서 제가 가끔 괴로울 때가 있습니다.
아주 신경 쓰지 않으면 저의 신경이 형제들을 보호하는 데서
법을 지키는 쪽으로 쏠리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이렇게 하기로 약속했는데 왜 안 지키지,
이것은 이렇게 하는 것인데 왜 그대로 하지 않지 하며,
법, 약속, 합의가 준수되는 것에 더 신경을 쓰는 것입니다.
이는 바로 율법주의자가 하던 짓이지요.
사람이 빠지고 법만 남는 것,
물에 빠진 소는 놔두고 안식일 법을 지키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수호자로서 내가 할 바는 법을 수호하는 것이 아니라
형제들을 수호하는 것임을 다시 상기를 하는데,
그런데 그렇게 형제들을 수호한다고 하다 보면
이번에는 또 다른 악마적인 생각이 듭니다.
바로 카인이 내 뱉은 말입니다.
하느님께서 “네 아우 아벨은 어디 있느냐?”고 물으시자
“모릅니다.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고 카인이 대답하지요.
저도 ‘내가 뭐 형제들을 지키는 사람인가?’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어떤 때는 다 성숙한 사람들인데 지나치게 보호하려 들 때도 있고,
어떤 때는 그래서 저의 호의가 거부당할 때도 있고,
어떤 때는 나도 힘든데 남까지 신경 쓰고 싶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바로 이런 때 카인과 같은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래서 다 큰 사람들인데 하며 관심을 끄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은 제가 카인처럼 아우를 죽게 하는 것이 아닐까요?
적어도 잘못 되어 죽어도 모르는 체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이런 책임감에서 비롯된 양심의 가책이 저를 괴롭힙니다.

오늘 수호천사 축일을 지내는 것은
하느님께서는 수호천사를 통해서건 누구를 통해서건
늘 우리를 보호하신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는 것이기도 하지만
나도 누군가의 수호천사가 되어야 함을 마음에 새기는 날이지요.

그런데
나의 보호가 집착이지 않고
나의 보호가 책임과 의무이지 않고
나의 보호가 사랑이 되어야지만 수호천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집착도 나를 자유롭지 않게 하고
의무도 나를 자유롭지 않게 합니다.
오직 사랑만이
자유롭고 열정적으로 수호천사의 역할을 하게 할 것입니다.

역시, 늘 결론은 사랑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사랑 타령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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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하늘 2010.10.03 06:22:26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어려운 것임을 절실히 깨닫습니다
    고맙습니다. 신부님^^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0.10.03 06:22:26
    참 사랑은 모든 문제를 해결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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