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923 추천 수 1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그 옛날 제가 소신학교에 가 있는 관계로 오랜만에 만난 저의 고향친구가

오늘 우리가 들은 코린토 서간의 사랑찬가를 줄줄이 외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너무 기쁜 나머지 '너 세례 받았니?'라고 물으니 세례는 받지

않았지만 이 내용이 너무도 좋아서 자기가 외우고 있노라는 거였습니다.

 

이토록 신자가 아닌 사람까지도 좋아하고 저 역시 좋아하는 말씀인데도

저를 돌아보니 이 말씀을 제가 직면하기보다 피해왔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왜 그랬을까 성찰해보니 거울이 우리 모습을 그대로 비추듯

이 사랑의 찬가가 저의 사랑을 드러내는 것이 두려워 피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전히 두렵지만 저의 사랑의 역사를

오늘 서간의 말씀에 비추어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옛날에 저는 사춘기 때 잠깐 이성에 대한 사랑을 동경한 적이 있지만

그때 이후로 보편적인 이웃 사랑 그러니까 모두를 사랑하겠다는 열정이

컸고 그래서 저는 일찌감치 결혼을 포기하고 수도 생활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일 겁니다. 제 사랑 역사의 시작은 저의 이 사랑의 열정만 믿고

마구 사랑한 시기, 더 심하게 얘기하면 사랑의 횡포를 부렸던 시기였지요.

 

그런데 사랑의 횡포라니요? 사랑에도 횡포가 있습니까?

, 그것은 제가 사랑을 한다고 생각하고, 분명 사랑도 했지만

저의 사랑이 상대에게도 사랑이 아니었기 때문이고, 그런데도

사랑했는데 왜 사랑이 사랑으로 받아 들여지지 않느냐고 하며 

사랑이 받아 들여질 때까지 참지 못하고 성을 내는 것입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저의 경우,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저의 교만 때문이었습니다.

저의 교만 때문에 저의 사랑에 대한 성찰을 겸허하게 하지 않았고,

겸허하지 않았기에 참을 수 없었고 성을 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바오로 사도는 어떻게 얘기합니까?

 

"사랑은 시기하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고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은 제가 수련 들어가기 전,

프란치스칸 이상대로 살고 싶은 열망이 너무도 커서

기회만 되면 우리의 가난이랄까 형제애를 부르짖곤 했는데

언제부턴지 사람들이 슬슬 저를 피하여 제 주변에 아무도 없는 거였습니다.

 

너무 이상주의적인 제가 너무 이상주의적으로 우리의 이상을 부르짖으니,

그것도 저는 이상을 잘 실천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는 식으로

교만하게 얘기하니 그런 제가 싫거나 적어도 부담스러웠던 것입니다.

 

그것을 깨닫고 난 뒤 저는 아무 소리 않고 저만 열심히 이상을 실천하니

수련이 끝나갈 무렵에는 사람들이 제 옆에 모이기 시작하고 농담반진담반

수련을 제일 잘 받은 사람, 제일 많이 변한 사람은 저라고 하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칭찬하는 것 같지만 실은 바뀌기 전의 제가

얼마나 형편없고 교만한 사람이었는지를 말하는 것이었지요.

 

교만은 죄의 뿌리라고 하는 칠죄종七罪宗 중에서도 제일 나쁜 죄이고,

수덕신학에서는 겸손이 모든 덕의 기초라고 하는 것을 감안할 때

교만은 모든 덕의 기초를 허무는 것이요, 이 교만을 없애지 않고는

어떤 덕도 지닐 수 없고 애덕도 마찬가지로 실천할 수 없게 하겠지요.

 

교만은 자기중심적이기에 근본적으로 사랑과 반대되고,

그래서 사랑을 할지라도 저처럼 그에게 사랑이 되는 사랑을 하지 않고,

내가 생각하는 사랑을 내식대로 마구 하고는 사랑을 했다고 할 것입니다.

 

어제는 나이든 성소자를 만났습니다.

아침에 우리 막내에게 나이든 성소자를 만날 거라고 했더니 출근을 하며

선입관 가지지 말고 만나라고 충고를 하는 거였고 저도 그러마 답했지요.

 

옛날같으면 우리 이상에 미치지 못하는 성소자를 가차없이 쳐냈겠지만

요즘은 제게 오는 사람들이 다 소중한데 제가 조금은 겸손해진 모양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9.16 07:52:14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9.16 07:51:21
    18년 연중 제24주간 수요일
    (스러져야 할 사랑)
    http://www.ofmkorea.org/149168

    17년 연중 제24주간 수요일
    (우리 행동의 기초요 기둥인 하느님의 진리)
    http://www.ofmkorea.org/111456

    15년 연중 제24주간 수요일
    (올바른 처신)
    http://www.ofmkorea.org/82584

    13년 연중 제24주간 수요일
    (정서적 불능인 교만)
    http://www.ofmkorea.org/56212

    12년 연중 제24주간 수요일
    (사랑이 뭐간데?)
    http://www.ofmkorea.org/39568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9Sep

    연중 24주 토요일-제발 들어라!

    그제 저는 "제발 받어라!"는 제목의 말씀 나누기를 하였습니다. 오늘 저는 "제발 들어라!"는 주제로 말씀 나누기를 하겠습니다. 오늘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그런데 오늘 복음은 주님께서 이 말씀...
    Date2020.09.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872
    Read More
  2. 18Sep

    연중 제24주간 금요일

    2020년 9월 18일 연중 제24주간 금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3153
    Date2020.09.18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13 file
    Read More
  3. No Image 18Sep

    연중 24주 금요일-구원과 헌신의 관계

    오늘 복음은 주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마을과 고을을 두루 다니시며 복음을 선포하셨음을 얘기하는데 주님을 따르는 제자들 중에 여인들도 있음을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악령과 병에 시달리다 낫게 된 몇몇 여자도 그들과 함께 있었는데, 그들은 자...
    Date2020.09.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885
    Read More
  4. 17Sep

    연중 제24주간 목요일

    2020년 9월 17일 연중 제24주간 목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3138
    Date2020.09.17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04 file
    Read More
  5. No Image 17Sep

    연중 24주 목요일-제발 받아라!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어떤 말씀, 그러니까 '제발 주어라!'와 '제발 받아라!' 중에서 어떤 말씀을 더 하실까, 문득 이런 묵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인색한 우리에게 가진 것을 제발 나누어주라고 하실 것 같지만 ...
    Date2020.09.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966
    Read More
  6. 16Sep

    성 고르넬리오와 치프리아노 기념일

    2020년 9월 16일 성 고르넬리오 교황과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 기념일 - http://altaban.egloos.com/2243131
    Date2020.09.16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15 file
    Read More
  7. No Image 16Sep

    연중 24주 수요일-나의 사랑의 역사

    그 옛날 제가 소신학교에 가 있는 관계로 오랜만에 만난 저의 고향친구가 오늘 우리가 들은 코린토 서간의 사랑찬가를 줄줄이 외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너무 기쁜 나머지 '너 세례 받았니?'라고 물으니 세례는 받지 않았지만 이 내용이 너무도 좋아...
    Date2020.09.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92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431 432 433 434 435 436 437 438 439 440 ... 1295 Next ›
/ 129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