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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recht_Altdorfer,_Christ_Taking_Leave_of_His_Mother_(probably_1520).jpg


제   목 : 어머니에게 이별을 고하는 그리스도 (Christ taking leave of his mother, 1520)

작   가 : 알브레히트 알트드르퍼 (Albrecht Altdorfer : 1480-1533)

크   기 : 목판 유채(141X111cm)

소재지 : 영국 런던 국립 미술관 



성 미술은 가톨릭 신앙을 아름다움이라는 접근 차원에서 전하는 것인데 가톨릭교회는 어느 다른 종교 못지않게 신앙의 불변성을 그 시대 정서와 표현에 맞게 전함으로서 종교 미술의 풍요로움과 시대성을 더하고 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루카 5,38)는 성경 말씀은 하느님의 모습을 그리고픈 성화 작가들을 통해서도 표현되었다.


신앙이 신조나 교리로 표현되면 경직되어 시대착오적인 표현이 되기 쉬운데, 예술가들은 그 시대의 정서를 작품 안에 수용함으로서 신앙의 표현을 더 신선하면서도 감동적으로 표현했다. 


작가가 활동하던 16세기 초반은 독일에서 “성모님과 예수님의 이별”이라는 이 주제가 대단한 인기를 끌어 신자들의 신심 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던 주제였다.


특히 작가가 활동하던 다뉴브 학파에서는 뒤에 풍경화를 배경으로 이 작품을 제작했다. 성화에서 자연을 배경으로 시도되는 것 역시 르네상스의 영향이다. 너무 종교적인 배경에만 집착하기 보다 자연과 사물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모습을 전하고픈 사람들의 열망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하느님은 하늘에 계신 초월적 존재만이 아니라 우리 삶의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내재적인 분이심을 르네상스 작가들은 표현하기 시작했다.


당시 독일은 마르틴 루터의 종교 개혁으로 혼란 상태였으며 작가가 살고 있던 남부 독일에도 개신교의 영향이 국지성을 띄고 강해지기 시작하던 시기에 몇몇 지역은 개신교가 세력을 잡을 만큼 신앙의 긴장이 계속되던 시기였다.


 여기에 겹쳐 사회적으로 여러 면에서 압박과 차별을 받고 있던 유태인들이 폭동을 일으켜 혼란한 와중에 작가는 이 작품을 제작했다.


이 작품은 성서적 바탕보다 신심적 바탕의 의도로 제작된 것이며, 성서에 나타난 사건들을 인간적인 감성에 의해 상상한 것이다.


사실 그리스도가 수난을 준비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오르기 전 있었던 어머니와의 이별 장면인데, 성서의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고 다음 구절을 읽은 신심 깊은 신자들이 자연스럽게 상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신앙생활을 제도적 교회가 만든 교리로 접근하기 보다는 신자들의 감성적 표현에 의존하는 어떤 의미의 민간 신앙적 차원의 고백으로 볼 수 있다.


“그 뒤에 예수님께서는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그 복음을 전하셨다. 열두 제자도 그분과 함께 다녔다. 악령과 병에 시달리다 낫게 된 몇몇 여자도 그들과 함께 있었는데,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간 막달레나라고 하는 마리아, 헤로데의 집사 쿠자스의 아내 요안나, 수산나였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루카 8:1-3)


가톨릭 교회는 성서를 신앙의 바탕으로 굳게 인정하면서도 신자들의  건전한 신앙 감각을 인정하기에 ‘오직 성서만으로’ 라는 말을 편집병적으로 주장하는 보수적인 개신교 보다 신앙 표현에 있어 훨씬 유연하고 풍요로울 수 있다.


루카 복음 9장에 베드로의 신앙 고백(9:18-21)으로 시작해서, 예수님께서 처음으로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예고하시는 장면(9:22)이 등장하기에 8장에 등장하고 있는 여인들은 예수님의 갈릴레아 선교의 마무리 편으로 볼 수 있다.


루카 복음은 앞에서 본 여성 제자들의 헌신과는 달리 열두 제자들은 하나같이 주님의 뜻을 바로 알지 못하고 자리다툼이나 세상에서의 이익과 같은 것에 몰두하고 있어 주님의 제자들의 교육은 실패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었다.


이 때 예리코에서 눈먼 장님을 고쳐 주시자, 그는 주님의 자비에 감읍하는 마음에 주님을 제자로서의 길을 따르게 된다.(루카 18:35-43


이 장면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죽음을 통한 구원 사명을 완성하시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떠나시는 장면을 묘사하며 이것은 성서적 내용의 설명이 아닌 성모님과 예수님 사이의 모자 관계에서 보이는 성모님의 정감과 구세주로서 예수님의 사명을 표현하는 것이다.


먼저 예수님께서는 3번이나 당신의 십자가 수난을 말씀하셨으나 제자들은 그 뜻을 알아듣지 못할 때 성모님과 여성 제자들은 어머니의 순수한 감성에 의해 이 말의 뜻을 알아듣는다.


남자 제자들이 자신들의 영달과 사욕에 눈이 어두워 바로 보지 못했던 예수님을 어머니 성모님은 바로 알아본 것이다.


비록 예수님이 구세주이시긴 하나 성모님에게는 더 없이 사랑하는 아들이시기에 성모님은 아들을 자기 곁에 붙들어 두기 위해  떠나지 말길 바라고 있다.  


성모님은 예수님이 공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항상 그림자처럼 예수님을 뒤따르면서 그 사업을 도왔다.

예수님의 첫 번째 기적인 가나촌의 혼인 잔치에서 과방에 술이 떨어졌을 때 성모님께서는 당신 아들의 능력을 아시고 즉시 하인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라는 말씀으로 예수님의 신성이 드러나는 현장의 협조자로 활약하시고 예수님의 선교 활동에 모든 애환을 나누셨다.


성서는 어머니로서 아들 예수님의 선교활동을 도우시던 성모님이 겪으셨던 충격적인 사건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예수님께서  집으로 가셨다. 그러자 군중이 다시 모여 들어 예수님의 일행은 음식을 들 수조차 없었다. 그런데 예수님의 친척들이 이 소문을 듣고 그분을 붙잡으러 나셨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마르 3: 20)


성모님은 이런 황당한 순간을 겪으시면서도 어머니의 모정으로 아들을 뒷바라지 하셨다.


작가는 성모님의 모습에서 아들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여느 어머니의 마음으로 표현하고 있다.


아들이 인류 구원을 위해 십자가의 비참한 죽음을 당하는 것 보다는 자기 곁에 있어주길 바라는 여느 어머니의 모정을 표현하고 있다.


성서의 어떤 부분은 인간적인 모든 관계를 매정스럽게 떠나는 것이 그리스도 제자로서의 길임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이나 이 작가는 이것 못지않게 인간적인 모정의 고귀함도 결코 그리스도 제자로서의 길에 반대되는 것이 아님을 알리고자 한다.

  

예수님은 수제자 베드로와 가장 어린 제자 요한을 동반하고 어머니께 하직 인사를 하고 있다. 예수님과 제자들의 표정은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여 십자가의 길을 간다는 결심으로 너무 의연한 표정들이다.


그러나 성모님과 다른 여인들은 주님의 미래를 알기에 더 없이 슬퍼하면서 예수님을 따를 생각이 아니라 예수님을 붙들어 둘 생각을 하고 있다. 이것은 하느님이 인간을 향한 사랑의 표현과 인간이 할 수 있는 사랑의 표현을 다양성으로 표현하고 있다.


Albrecht_Altdorfer,_Christ_Taking_Leave_of_His_Mother_(probably_1520)(2번).png


주님의 길을 누구 못지않게 따랐던 여인들이나마 여기에서 더 없이 모성적이며 여성적인 모습의 사랑으로 주님을 붙들고 있다.


성모님은 거의 실성 상태에 있기에 다른 세 여인들이 성모님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일방 오른쪽의 한 여인은 제자들에게 성모님의 처지를 설명하면서 주님께서 마음을 바꾸어 주시길 요청하는 모습이다.


이 장면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참으로 어느 남성 제자들 못지 않게 예수님의 선교 여정에 동반하면서 물심양면으로 주님을 도운 여성들이다.


오늘 여성의 권익을 강조하는 시대 경향이 교회 안에도 들어오면서  여성의 권익 표현에 있어 가장 열악한 집단으로 남은 가톨릭 교회의 현실이 재조명되고 여성 사제직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


성서에 나타난 여성은 어떤 남성 그룹 못지않게 주님의 선교 사업을 도왔고 무엇보다 자신들의 모든 것을 다 바쳐 주님을 뒷바라지 했다는 면에서 어느 남성 제자 못지않게 탁월한 제자이기에 사제직에서 배제되는 것은 하느님의 뜻과 다르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교회가 아직도 여성들에게 사제직을 맡기지 못하는 현실에서 이 작품은 여성의 역할에 대해 훨씬 더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작가는 성모님의 모성이 하느님의 가없는 사랑, 조건 없는 사랑의 표현이라 제시하면서 성모님의 고통과 여인들의 아픔을 통해 인간을 향한 하느님 사랑의 너무도 열렬한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비통의 심정에 잠겨 있는 성모님과 다른 여인의 신체 묘사에 있어 특별히 큰 표현으로 이들의 슬픈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애통하는 성모님의 자세와 발은 유난히 크게 표현되고 있는데, 바로 성모님의 아픈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성서에는 이런 것과 달리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기 위해선 모든 것을 끊고 오직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는 표현이 여러 곳에 나타나고 있으나 인간성의 가치에 눈을 뜬 작가는 성모님의 어머니다운 이 표현 속에 가톨릭 신앙의 인간미 있는 푸근한 신앙을 표현하고 있다.


당시 사람들은 성서에 나타나고 있는 내용을 자구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 자기들의 신앙 감각으로 받아 들여 성모님의 고통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표현했다.


Albrecht_Altdorfer,_Christ_Taking_Leave_of_His_Mother_(probably_1520)(1번).png


작품 배경의 나무는 르네상스가 시작되면서 북구 작가들이 자주 사용했던 배경이며 어머니에게 하직 인사를 하는 예수님의 뒤편 하늘은 석양이다.


십자가를 향해 떠나는 예수님의  죽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작가는 배경의 힘 있고 싱싱한 나무들과 어울리는 주위의 바위와 같은 풍경의 표현으로  그리스도가 겪을 십자가의 죽음은 결코 실패나 멸망이 아니라 새로운 성공과 승리의 시작임을 함축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Albrecht_Altdorfer,_Christ_Taking_Leave_of_His_Mother_(probably_1520)(3번).png


작가는 중세기 성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작품 기증자를 등장시키는 데 있어서도 독창성을 표현했다.


전통적 많은 성화의 이 부분에서 기증자 한명이나 아니면 부부를 양쪽에 등장시키는 것이 통례인데 작가는 이 부분에 있어 부부와 그들과 함께 자녀로 보이는 일꾼의 인물을 등장시키고 있다.


이것은 자기 가족들을 지켜 달라는 인간적인 바램의 표현과 함께 이 작품을 바라볼 관람자들에게 어떤 의미의 호객 행위로 볼 수 있다.


자기들처럼 이 작품을 바라보면서 이 작품에 담겨 있는 신앙의 내용에 눈을 뜨라는 내용이다.


바오로 6세, 요한 바오로 2세, 베네딕토 16세 같은 현대 교황님들은 하나같이 현대의 복음화를 위해 성 미술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중요함을 강조하셨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성서와 예술의 관계성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셨다.


성서는 그리스도교 문화와 예술이 영감을 끌어내는 일종의 “거대한 용어집”이라고 표현한 프랑스의 외교관이면서 시인이었던 폴 클로델 (Paul Claudel, 1868-1955) 의 말을 인용하면서 성화는 어느 고명한 신학자의 주장   못지않게 하느님에 대한 것을 정확하면서도 감동적으로 알리고 있다는 견해를 표명하신 것은 참으로 일리가 있는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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