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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을 푸시는 성모.jpg


제    목 :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Mary, Undoer Knot: 1700

    가 : 요한 게오르그 스미트너 (Johan Georg Schmidtner:1625-1707)

    기 : 캠퍼스 유채 182X110cm

소재지  : 독일 아우구스버그 성 베드로 암 펠른트 성당 


성화에 대한 관심과 존경은 여러 인연으로 시작되기 마련인데, 요즘 프란치스코 교종이 독일에서 공부하시던 시절 발견하셔서 그 사연에 감동하여 모시고 계시던 성화 한 점이 알려 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성화는 교황님과의 이런 연관으로 유명하게 된 것인데, 18세기에 있었던 어떤 귀족이 혼인 문제로 복잡한 처지에 있을 때 영적 지도를 맡은 어떤 예수회 사제의 조언으로 성모님께 매달리면서 문제의 갈등에서 해방되었다는 일화에서 시작된 것이다.


몇 년 후 자기 부모 사이에 있었던 이 아름다운 사실을 안 부부의 손자가 자기 부모들에게 이런 큰 은혜를 베푼 성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 사제가 사목하던 본당에 이 성화를 봉헌하면서 이 신심이 퍼지게 되었다.


작가는 당시 이 지역에서 활동하던 작가로 자기 지역에 있었던 은혜로운 신앙체험을 알리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제작했고, 이 신심이 면면이 이어오다 교황님에 의해 근래 폭발적으로 확산되었다. 


이 작품은 오늘도 교회 안에 현존하는 소박한 신앙에서 나온 신심의 표현인데, 성모 공경에 있어 많은 부분은 성서적 바탕이 없는 것이고, 그중에 성모 무염시태와 성모 승천 교리는 성서에 없는 것이면서 교황에 의해 신앙교리로 선포된 것이다.


가톨릭의 성모 공경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지닌 개신교도들은 차치하고 우리 못지  않게 강한 선모신심을 가진 동방교회에서도 이것을 신앙교리로 격상시키지 않았고 오직 우리 교회만 이 교리를 신앙 교리로 선포했다.


무엇이든지 과하면 좋지 않다는 격언이 아니더라도 우리 교회가 선포한 신앙 교리로서의 성모 교리는 교회 일치에 걸림돌도 되고 있다는 기우도 없지 않으나, 이것을 신앙 교리로 결정한 교회의 입장을 보면 생각해 볼만한 밝은 면이 있다.


교회는 신자들의 신앙 감각(Sensus Fideium)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즉 성서의 내용 못지않게 신자들이 그것을 여러 연유로 받아들여 믿고 있는 것은 신앙에서 가치 있는 것으로 인정하기에 성모님께 대한 두 개의 전승이 신앙교리로 격상된 것이다.


인간은 어떤 처지에 살아가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신의 약함과 원인을 알 수 없는 여러 이유로 고통을 당해야 하기에, 불교에서 말하는 인생은 괴로움의 바다와 같다는 것은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이 작품은 이런 어려운 순간에 인간이 잘못에 떨어지지도 않고 이 어려움 때문에 절망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선 성모님께 기도하며 매달리면서 성모님의 모범과 삶 안에서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내용 역시 민간 신앙의 간절한 염원을 안에 들어있고, 어려움을 당할 때 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여 많은 신자들이 공감했기에 이 작품이 탄생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성서에서 다음과 같이 나타내고 있는 “나는 너와 그 여인 사이에, 네 후손과 그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 너는 그의 발꿈치에 상처를 입히리라.”(창세 3:15) 말씀에 드러나고 있는 성모님의 순종이 인류 구원에 끼친 영향을 말하며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만이 인류를 모든 어려움에서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하느님의 뜻에 대한 성모님의 이런 태도는 사도 바오로가 제시하신 예수님의 모습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한 사람의 범죄로 모든 사람이 유죄 판결을 받았듯이, 한 사람의 의로운 행위로 모든 사람이 의롭게 되어 생명을 받았습니다. 한 사람의 불순종으로 많은 이가 죄인이 되었듯이, 한 사람의 순종으로 많은 이가 의로운 사람이 될 것입니다.”(로마 5:18–20)


성모님이 인류를 고통에 빠져 있는 인간을 위로하시고 혼란에 빠진 인간들을 붙들어 주시는 분이심을 강조하는 것이다. 성모님의 이런 중개성은 성모님의 처지가 하느님과 비길 수 있는 여신과 같은 존재여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철저히 순종한 하느님의 여종으로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데 과감했기 때문이며, 성서는 예수님의 첫 기적 사건인 카나의 혼인 잔치를 통해 이것을 명백히 전하고 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루카1:38)

“‘그분의 어머니는 일꾼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하고 말하였다.” (요한2:5)


매듭을 푸시는 성모-1.jpg


성화를 살펴보면, 초승달 위에 올라서 있는 성모님은 12개의 별이 달린 왕관을 쓰고 있는데 이것은 성서의 다음 내용을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습니다.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난 것입니다.” (묵시12:1)


여기에서 ‘발밑에 달을 두고’는 성모님이 원죄 없는 분임을 상징하고,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것은 교회의 어머니임을 상징한다.


성모님이 손으로는 긴 매듭이 있는 줄을 들어 매듭을 풀고 있고, 발로는 뱀의 머리를 밟고 계신다. 이 매듭은 바로 우리 각자가 삶의 정황에서 겪고 있는 인생고의 상징이다. 마치 결혼생활의 갈등을 겪고 있던 귀족이 이 문제 해결의 지혜를 얻기 위해 예수회 사제의 도움을 청했던 것처럼 이런 순간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성모님께 의탁하는 것임을 알리고 있다.


매듭을 푸시는 성모-2.jpg


한 천사가 성모님께 청원자가 바친 얽히고 설켜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모르는 매듭을 성모님께 바치고 있다. 성모님은 이 천사가 바친 매듭을 하나하나 풀어서 다른 쪽에 있는 천사에게 돌려주고 있다.


아래쪽에 있는 뱀은 사탄의 세력을 상징하며 자기 힘으로 풀 수 없는 여러 난관들의 상징이기도 하다. 성모님은 바로 이런 난관들로부터 인류를 해방시키시고 구원하시는 분으로 드러나고 계신다.


또한 작가는 바로 성모님과 같은 역할을 하는 성서의 인물로 라파엘 천사의 도움을 받은 토비아를 맨 아래 편에 등장시키면서 성모님과 천사의 도움을 요청하는 교회 신심의 긍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성화 맨 하단에는 토비아와 그의 아내가 될 사라를 인도하는 라파엘 대천사 모습이  있다. 더 없이 착한 인생을 살았던 토비아는 여러 역경과 어려움을 겪어야 했지만 라파엘 대천사의 도움으로 복된 여정을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맨 아래 부분에 둠으로서 인생여정에서 하느님과 천사들에 자기의 모든 것을 맡기고 사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바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의 교훈이다.


이 작가는 그리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작품 기교에 있어서도 특별한 것이 없으나 민간 신앙차원의 소박한 염원을 표현했기에 교황님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었고 그런 인연으로 오늘 많은 신자들의 마음에  신앙의 바른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 작품은 신학적,성서적 바탕 만이 신앙 표현에 유일한 기준이 아니라 평범한 신자들 안에 있는 신앙 감각을 인정하고 계발해서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가톨릭 신앙의 멋스러운 면을 잘 표현하고 있다.

크리스챤 영성의 기본은 두말없이 성서이다. 그래서 크리스챤들은 성서라는 우물에서 생명의 물을 퍼올리고 있다. 그러나 무엇이나 지나치면 문제가 되듯이, ‘오직 성서만으로 ’라는 일부 개신교의 가르침은 사람을 옹졸하게 만들고 편협하게 만드는 원인 제공이 된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일치와 포용이 아니라 분열과 단절이라는 비 복음적인 태도가 ‘성서만으로’라고 외치는 집단에서 나오고 있는 것은 가톨릭교회가 수용하고 있는 교회 전통에 대한 신뢰의 당위성을 알려주고 있다.


이 땅에 어떤 큰 개신교 종파의 목회자들이 가톨릭의 이단성을 증명하기 위한 모임을 하고 있다고 듣는 것만으로도 어안이 벙벙해지는 해괴한 태도는 이런 성서만을 극대화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비인격적이며 편협한 광기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예수님께서 이 책에 기록되지 않은 다름 많은 표징도 제자들 앞에서 일으키셨다.” 요한 21:30) 의 말씀은 가톨릭교회가 교회 전통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과 함께 이 작품의 내용처럼 신자들의 신앙 감각을 존경한다는 것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작품은 이런 면에서 참으로 우리 가톨릭 신앙의 풍요로움을 발견하게 만드는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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