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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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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과 체면을 벗어던진 어머니의 모성

 

이방의 여인에게 닥친 시련은 가혹했습니다. 마귀에게 붙들려 찢기고 상처 입은 어린 딸의 고통은, 어머니의 가슴에 매일같이 못을 박는 통곡의 칼날이었습니다. 성모 마리아의 칠고처럼, 그녀의 영혼은 딸의 아픔과 하나가 되어 이미 십자가 위에 달려 있었습니다. 내 자식의 생명을 구할 수만 있다면, 세상의 어떤 멸시도 그녀에게는 한낱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했습니다. 여인은 예수님의 발치에 엎드려 자신의 '자존심'이라는 마지막 옷을 벗어 던졌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복음을 위해 자신의 모든 옷을 벗어 하느님께 온전히 자신을 던졌듯이, 그녀는 '어머니'라는 이름 외에 그 어떤 체면이나 권리도 소유하지 않은 '가장 가난한 자'가 되기로 결단했습니다. 자신을 ''에 비유하는 모욕조차 그녀에게는 딸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문틈으로 보였습니다. 사랑은 체면보다 깊고, 모성은 자존심보다 강했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접은 것은 단지 체면이 아니라, ''라는 아집이었습니다. 그 비워진 자리에 하느님의 전능하신 자비가 스며들었습니다. "주님, 저를 모욕하셔도 좋으나 제 딸만은 살려주소서." 이 절박한 모성은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전구가 되었습니다. 프란치스칸의 영성이 가르치는 '참되고 완전한 기쁨'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심지어 나를 비천하게 여길지라도, 주님의 사랑 안에서 사랑하는 이를 살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그 순수한 헌신 말입니다. 보십시오, 어머니의 눈물이 마침내 하늘을 열었습니다. 그녀의 꺾인 자존심은 기적의 밑거름이 되었고, 그녀의 낮아진 체면은 딸의 영혼을 자유케 하는 승리의 깃발이 되었습니다. 주님은 그녀의 믿음 안에서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사랑, '자기를 내어주는 사랑'을 보셨습니다.

 

시로페니키아 여인의 밤은 길고 어두웠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믿음은 단순히 고통을 견디는 인내를 넘어, 어둠 속에서도 이미 뜨고 있는 '희망의 태양'을 미리보는 기쁨이었습니다. 우리의 신앙이 고백하듯, 십자가의 수난 뒤에는 반드시 부활의 아침이 온다는 그 확신이 그녀를 예수님의 발치로 이끌었습니다. 그녀는 슬픔에 잠겨 울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라는 거대한 바다에 희망의 닻을 내린 용기 있는 탐험가였습니다.

 

"주님, 개들도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이 고백은 비참한 자기비하가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은 너무나 풍성하여 상 아래로 흐르는 작은 조각만으로도 온 세상을 치유하고도 남는다는 '기쁜 소식'의 선포였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만물 속에서 하느님의 흔적을 발견하며 "나의 하느님, 나의 전부여!"라고 환희에 차 노래했듯, 그녀는 주님의 거절처럼 보이는 침묵 너머에서 이미 시작된 구원의 미소를 보았습니다. 그녀의 믿음이 마침내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 소원대로 될 것이다"라는 주님의 찬사를 이끌어냈을 때, 그것은 한 개인의 승리를 넘어 절망에 빠진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복음이 되었습니다. 주님은 결코 우리를 빈손으로 돌려보내지 않으시며, 우리의 가장 작은 신음소리조차 하늘의 가장 큰 기쁨으로 바꾸어 주시는 분임을 증명한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믿음도 누군가를 향한 이 뜨거운 사랑으로 타오르길 소망합니다. 나를 증명하려는 고집을 내려놓고,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기꺼이 낮아지는 그 모성적 사랑이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 곁에 와 있는 '기쁜 소식'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텅 빈 손으로 간구하던 어머니의 품에, 이제는 온전해진 딸의 생명이 기쁨의 꽃다발이 되어 안겨옵니다. "어머니의 사랑은 하느님의 자비를 이 땅에 불러내리는 가장 낮은 곳의 열쇠입니다."

 

우리의 가난함은 결핍이 아니라 하느님의 부요함을 채울 빈 그릇이며, 우리의 눈물은 기쁨의 열매를 맺기 위한 단비입니다. 프란치스칸 영성이 가르쳐주듯, 우리는 슬픔의 골짜기를 지나면서도 "찬미받으소서!"라고 노래할 수 있습니다. 주님은 상 위에서 기다리는 이들뿐만 아니라, 상 아래에서 간절히 바라는 낮은 영혼들까지도 한 명의 예외 없이 당신의 잔치로 초대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붙들고 있는 그 작은 믿음의 끈이 이미 하늘 문을 열고 있습니다. 시로페니키아 여인이 치유된 딸을 품에 안으며 맛보았던 그 환희가, 오늘 당신의 삶 속에서도 눈부신 기적으로 피어날 것입니다. "슬픔은 잠시 머물다 가지만, 주님의 자애는 영원히 당신을 감싸 안을 것입니다."

 

주님! 부스러기 같은 작은 일상 속에서도 우주를 품으신 당신의 온전한 사랑을 맛보며, "찬미받으소서!"라고 노래하는 기쁨의 사도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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