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1서와 성체성사, 사랑의 에너지에 대한 묵상
오늘은 요한 1서 4장 7-10절의 말씀을 바탕으로, 하느님의 사랑이 어떻게 우리 삶의 구체적인 '에너지'가 되고 '빵'이 되는지 묵상해 보려고 합니다.
1. 요한 1서 4,7-10
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이는 모두 하느님에게서 태어났으며 하느님을 압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곧 하느님께서 당신의 외아드님을 세상에 보내시어 우리가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의 아드님을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로 보내 주신 것입니다.
2. 사랑의 본질은 우리를 살게 하는 에너지
하느님의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우리 존재를 움직이게 하는 근원적인 에너지입니다. 우리에게 나타난 하느님의 사랑은 관념 속에 머물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의 육화를 통해 가시적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분을 통하여 살게 해 주셨습니다"라는 말씀은, 우리가 하느님이라는 발전소에 연결되어 그분의 사랑 에너지를 공급받음으로써 비로소 참된 생명력을 얻게 됨을 의미합니다.
3. 성체성사는 구체적으로 자신을 내어주시는 예수님의 몸과 피
하느님의 사랑 에너지는 '성체성사'라는 가장 구체적인 방식으로 우리에게 전달됩니다. 생명의 빵은 육신을 살리는 에너지입니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쪼개어 우리에게 먹히는 빵이 되셨습니다. 이는 사랑이 '구체적으로 먹히고 소비되어 타인의 생명이 되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생명의 피는 멈추지 않고 흐르며 생명을 운반합니다. 그리스도의 성혈은 우리 죄를 씻는 동시에, 하느님의 생명 에너지를 우리 영혼의 혈관 속에 수혈하는 신비로운 사건입니다.
4. 행동하는 믿음으로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 에너지를 받아 모신 '살아있는 성사'가 되도록 불림받았습니다. 성체를 받아 모심은 매일의 삶 속에서 주님이 주시는 영적 에너지를 받아 너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내어주는 몸으로 순환됩니다. 주님께서 빵이 되셨듯, 나 또한 타인의 허기를 채우는 따뜻한 빵과 에너지가 되어줍니다.
쪼개진 빵과 뜨거운 피에 대한 하느님 사랑을 표현한 프란치스칸 노래
오늘 아침, 창문을 넘어온 '형제 태양'의 온기가 내 살갗을 두드리는 것은 지극히 신학적인 사건입니다. 요한 사도가 그토록 간절히 외쳤던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라는 그 깊은 통찰은, 저 높은 하늘의 보좌가 아니라 우리 집 부엌의 소박한 식탁 위에서, 그리고 낡은 구두를 신고 걸어가는 구부정한 이웃의 어깨 위에서 먼저 완성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결코 박제된 문장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주를 가로질러 우리에게 당도하는 거대한 '에너지'입니다. 마치 태양 빛이 이름 없는 들풀의 엽록소를 건드려 생명의 맥박을 뛰게 하듯, 그분의 사랑은 우리 존재의 근원을 뒤흔드는 물리적인 힘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새들에게 설교하고 늑대를 형제라 부를 수 있었던 것은, 그 모든 피조물 안에서 맥동하는 하느님의 '사랑 에너지'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분에게 사랑은 소유하는 감정이 아니라, 온 우주가 공유하는 뜨거운 생명력이었습니다.
보십시오, 우리 앞에 놓인 이 소박한 '빵'을. 빵은 에너지가 되기 위해 자신을 온전히 내어놓습니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고, 연마기에 갈려 가루가 되고, 뜨거운 화덕의 불길을 견뎌낸 뒤에야 비로소 누군가의 허기를 채우는 생명이 됩니다.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생명의 빵"이라 부르신 것은, 사랑이란 바로 이처럼 '구체적으로 먹히는 것'임을 알려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사랑은 관념의 유희가 아니라, 배고픈 이의 창자를 채우는 온기이며, 기운 없는 다리에 힘을 주는 실제적인 영양분입니다. 우리가 이 빵을 먹을 때, 우리는 단순히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 쪼개지신 하느님의 겸손을 받아 모시는 것입니다.
그분의 피는 멈춰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흐르며 온몸 구석구석에 산소와 생명을 나릅니다. 요한 사도가 말한 '속죄 제물'은 무서운 형벌의 대가가 아닙니다. 그것은 막힌 곳을 뚫고, 죽어가는 세포를 살리기 위해 당신의 전 생애를 우리라는 육신 속으로 수혈하신 사랑의 '순환'입니다. 우리의 혈관 속에서 뛰는 이 박동은 곧 그리스도의 심장 소리이며, 우리가 타인의 아픔을 보고 가슴이 뜨거워질 때 그것은 내 안의 피가 아니라 내 안에 흐르는 그분의 성혈이 반응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프란치스칸이 된다는 것은 대단한 고행이 아닙니다. 식탁에 마주 앉은 가족의 얼굴에서 '나타난 사랑'을 발견하는 것, 내게 상처 준 이를 위해 마음의 한 귀퉁이를 떼어 '용서의 빵'으로 내어주는 것, 그리고 이 모든 에너지가 내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로부터 잠시 빌려온 것임을 깨달아 가난한 마음으로 감사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 이 짧은 권고는 이제 명령이 아니라 축제가 됩니다. 우리가 서로를 사랑할 때, 우리는 비로소 하느님이라는 거대한 발전소에 연결된 살아있는 전선이 됩니다. 나를 쪼개어 누군가의 에너지가 되어줄 때, 나의 작음은 비로소 하느님의 무한함과 맞닿습니다. 오, 주님! 오늘 하루도 제가 누군가에게 따뜻한 '에너지'가 되게 하소서. 길가에 버려진 작은 돌멩이 하나에서도 당신의 지문을 읽어내게 하시고, 내가 먹는 한 조각 빵에서 당신의 살점을, 내가 마시는 한 잔의 물에서 당신의 눈물을 보게 하소서. 그리하여 제 삶 자체가 당신의 사랑이 세상으로 흘러 들어가는 구체적이고도 아름다운 성사가 되게 하소서. 사랑은 에너지고, 빵은 생명이며, 당신은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유일한 실재이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