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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복음 말씀 묵상 ✝️
요한 13,21ㄴ–33.36–38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예수님은 마음이 산란해지시며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 것이다.”
제자들은 서로 바라보며 당황합니다.
사랑의 식탁 한가운데에
배신의 그림자가 들어옵니다.
이어 예수님은 유다에게
그가 하려는 일을 하라고 하시고,
유다는 밤으로 나갑니다.

복음은 짧게 말합니다.
“그때는 밤이었다.”
이 문장은 시간의 묘사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드러내는 말처럼 들립니다.
배신은 언제나 ‘밤’의 언어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말이 흐려지고, 마음이 숨고, 책임이 뒤로 밀립니다.

대 바실리오는
공동체의 신앙에서 가장 무서운 적이
바깥의 박해만이 아니라
안에서 자라는 이중성이라고 경고하듯 말합니다.
한 입으로는 “주님을 사랑한다” 하면서도
다른 마음으로는 자기 이익을 붙잡는 순간,
공동체는 조용히 붕괴하기 시작합니다.

이어 베드로가 말합니다.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지금은 네가 나를 따라올 수 없다.”
베드로는 다시 고집스럽게 말합니다.
“주님을 위해 제 목숨을 바치겠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아십니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나를 세 번 모른다고 할 것이다.”

오늘 복음은
‘누가 배신자냐’를 가려내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마음 안에 있는
밤과 낮의 싸움을 보여 줍니다.
유다의 배신이든
베드로의 부인이든
그 핵심은 같습니다.
사랑보다 두려움과 계산이 먼저 올라올 때
사람은 무너집니다.

영적 성찰 주간의 화요일,
대 바실리오의 눈으로 우리는 이렇게 성찰합니다.
• 내 마음이 밤으로 기울 때는 언제인가?
• 나는 사랑을 지키기보다 무엇을 지키려 하는가?
• 그리고 성령께서 오늘 내게 주시는 작은 ‘빛’은 무엇인가?

복음은 절망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배신과 부인을 예고하시면서도
제자들을 떠나지 않으십니다.
주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모른 척하지 않으시고,
그 연약함을 통과해
다시 사랑하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성찰은 바로 그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무너질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다시 사랑을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성령이신 주님,
제 마음이 밤으로 기울 때
숨지 않게 하시고
당신 앞에 서게 하소서.
두려움과 계산이 아니라
사랑으로 선택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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