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을 만나 임신하게 된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지역으로 갑니다.
천사를 만났다는 그 두려움이
더욱이 남자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임신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마리아를 서둘러 유다 지역으로 보냅니다.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마리아는 누군가를 만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자
엘리사벳이 마리아 태중의 아기를 알아봅니다.
처녀의 몸이라 마리아는
임신 사실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더욱이 천사를 만나고 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라
본인 스스로도 임신 사실을 확신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엘리사벳은 마리아의 임신을 알아봅니다.
마리아의 인사말에 대한
엘리사벳의 긴 응답이 나올 때까지
마리아의 말을 복음은 단 한 마디도 전하지 않습니다.
마리아가 말하지 않아도
엘리사벳은 마리아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알아봅니다.
그제야 마리아는 하느님을 찬미하면서
입을 열게 됩니다.
물론 마리아가 잉태 사실을 의심하지는 않았겠지만
자신이 말하지 않은 것을
엘리사벳을 통해 확인 받으면서
마리아 역시 이것이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임을
더 확신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나의 어려움을 누군가 알아보아준다는 것으로
마리아는 인간적인 위로도 충분히 받았습니다.
갈릴래아에서 유다까지 오는 길이 쉽지는 않았지만
서둘러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나의 어려움을 알아주는 이
그리고 그 어려움에 함께해 주는 이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복된 일입니다.
마리아는 엘리사벳에게서 이 사실을 경험하면서
그것이 하느님에게서 왔음을 노래합니다.
즉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어려움을 알고 계시고
기꺼이 그 어려움에 함께하시기 위해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분임을 마리아는 노래합니다.
마리아가 부른 그 노래를 우리도 함께 부르면서
삶의 순간마다 함께해 주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고
그 하느님과 함께
우리 삶의 여정을 걸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