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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수도원에서 하는 농담 중의 하나가
“영어가 너 때문에 참 고생이 많다”는 것입니다.
제가 미국에 살 때 저 때문에 영어가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고 끙끙대는 저이니
영어가 제 혀와 입을 열고 나오는데 얼마나 고생이 많았겠습니까?

영어가 나 때문에 고생이 많구먼 하고
이렇게 바꿔 말하면서 허허 웃을 수 있었다면 재미도 있고
비록 말을 못해도 여유를 잃지 않았겠지요.
그러나 그 당시 저는 심각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형제들이 “Leonard, you are so serious."
레오나르도 너는 너무 심각해 하고 말하곤 했습니다.
누가 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니 다름 아닌 바보이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아무 말 못해 답답한 것은 물론
해야 할 말도 못하니 공동체 안에서
아무 힘도 없는 불쌍한 신세였기 때문입니다.
미국 가기 전에는 그래도 제가 공동체 원장이요 양성의 책임자였는데
말을 못하니 이곳에 있으면 내가 가르칠 학생들한테도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한심한 처지였습니다.
그러니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한다는 것은
단지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답답한 고통 이상의
사회적 약자로 살아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고
특별히 뛰어난 사람이 아닌 한 자존감을 상실한 채
관계적 장애인으로 살아야 함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 복음에서 귀머거리요 벙어리인 사람의
귀를 주님께서 열어주시고 입을 열어주심은
막히고 끊긴 관계를 열어주고 이어주신 것입니다.

오늘 이 복음을 묵상하는 저는 물리적인 귀와 혀는 열려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나에 안심하고 이 복음을 지나칠 수 없습니다.
멀쩡한 귀를 가지고도 듣지 못하고
멀쩡한 입을 가지고도 말을 하지 못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을 두고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
저 사람은 꽉 막힌 사람이야!
저 사람 참 열려 있어!

꽉 막힌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꽉 차 있는 사람입니다.
사랑으로 꽉 차 있으면 다행이지만
자기 주장으로 꽉 차 있습니다.
자기 생각으로 꽉 차 있습니다.
그래서 여백이 없는 사람입니다.
자기 주장으로 꽉 차 있어
다른 주장을 받아들일 여백이 없는 것입니다.
자기 생각으로 꽉 차 있어
다른 좋은 생각을 받아들일 여백이 없습니다.

어떤 때 저를 보며 놀랄 때가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런데 그 생각이 지나고 나서 보니 별 거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저를 보면
저는 저를 사랑하지 않았고
저의 삶을 사랑하지도 않았으며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은 당연히 존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열린 사람은
자기를 버리는 사람이지만 사실은
자기를 진정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小我에 대한 집착을 버림으로써
大我를 사랑하고
凡我와 하나 되는 사람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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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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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돌담길 2009.02.13 17:09:21
    ㅋ (영어가 고생...^^)

    귀도 열려주셨고 입도 열려 주셨는데...
    내가 문제!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9.02.13 17:09:21
    비슷한 또 하나의 농담은 ,
    "영어가 객지에 와서 고생하네 !"

    "나" 를 버리는것이 ,
    바로 道 닦는 일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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