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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을 주님께서 굳이 하실 필요가 있을까,

더욱이 사랑하는 것이 당신의 계명이라고 하실 필요가 있을까 생각됩니다.

우리 인간이 사랑을 얼마나 좋아합니까?

 

유행가를 잘 듣지 않지만 유행가가 대부분 다 사랑 타령이고,

어떤 가사들은 정말로 심오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사랑이 그리스도인의 전유물이거나 덕이 많고 고상한 사람들만

좋아하고 갈망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좋아하고 살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주님께서는 사랑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하지 말라고,

그런 사랑을 할 거면 아예 사랑하지 말라고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랑 같지 않은 사랑, 사랑의 가치를 떨어트리고 오염시키는 사랑은 말라고.

 

그제와 어제는 일 때문에 경남 악양을 갔고 돌아올 때 시간이 좀 있어서

바람이 차가웠지만 포르치운쿨라 행진을 추억하며 섬진강 길을 조금 걸었습니다.

그런데 은모래 길이라고 쓰여 있어 그 길로 들어섰더니

은모래 길이 쓰레기 길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아름다운 길에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려 아름다움을 망가트렸습니다.

 

아름다운 것은 좋아하면서 그 좋아하는 것을 망가트린 것입니다.

좋아만 하고 사랑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참 사랑은 싫어하는 것도 사랑하는데 좋아하는 것도 망가트리다니!

그러니 사랑하지 않는다면 좋아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주님께서는 사랑치 말라하지 않으시고 사랑하라하십니다.

저 같으면 사랑의 자격을 상실한 사람을 포기할 텐데

주님은 포기하지 않으시고 사랑하라고 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 독서는 서로 사랑하라고 하는데

사랑이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뒤집으면 하느님에게서 오는 사랑을 하지 않으면

앞서 봤듯이 좋아하기만 하고 망가트리게 되고 그럴 경우

우리는 사랑의 상처만 입고 사랑을 포기케 되겠지요.

 

하느님에게서 오지 않으면 사랑의 실탄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그것을 오늘 빵의 기적 얘기와 연결시키면

제자들이 가지고 있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와 같은 겁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가지고 뭘 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 가지고는 사랑할 엄두도 나지 않겠지만

사랑하려해도 그것 주고나면 바닥이 나고 더 이상 사랑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우리 사랑의 현실입니다.

얼마 안 되는 사랑을 가지고 사랑하니 이내 바닥이 날 것이고,

이제는 너의 사랑으로 바닥난 나의 사랑을 채워달라고 요구할 것이고,

요구하는데도 돌아오는 사랑이 없으니 그 사랑했던 것이 미움으로 바뀝니다.

 

사랑이 미움으로 바뀌는 이 체험을 우리는 수없이 하고

그래서 우리는 오늘 제자들처럼 어디 가서 이 많은 사람을 먹일 수 있는

빵을 살 수 있겠냐고 그 막막함을 호소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사랑은 이렇게 하는 거라고 오늘 모범을 보이십니다.

물고기 두 마리와 빵 다섯 개를 제자들처럼 쓸모없다 않으시고

오히려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십니다.

 

우리가 가진 것 얼마 되지 않지만 그래도 이것을 가지고 사랑하려고 하니

아버지 하느님, 당신의 사랑을 거기에 더 얹어 주시라고 청하시는 건데

주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그리 해주실 것을 확신하기에

청원의 기도를 하기보다 아예 그런 하느님을 찬미하는 기도를 하십니다.

 

우리도 가진 것 별로 없지만 그것 때문에 사랑을 포기치 말고

하늘에서 오는 사랑을 거기에 더 얹어서 사랑하기로 오늘 결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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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더 부탁을 드립니다. 그제 프란치스칸 선교 주일을 기해 그동안 꾸준히 준비한 <프란치스칸 선교 협동조합(가칭)> 설립 계획안을 저희 관구 홈페이지 <자유 나눔>에 공지하였습니다.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은 그저께 올린 저의 강론과 그 공지를 꼭 읽어주십사고 청하고, 관심이 있으신 분은 누구나 발기인 대회에 참석해주십사 또한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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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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