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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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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종자인가?
동반자인가?
방해꾼인가?

오늘 복음의 사도 베드로를 보면서
나는 누구인지 우리는 되돌아보게 됩니다.
베드로 사도는 주님의 첫 제자요 추종자였고
지근거리에서 주님을 따라다닌 동반자였는데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는
네가 그런 말을 한 것은 하느님께서 알려주셔서 한 것이니
이제부터 너는 교회의 반석으로서
너의 풀고 매는 것에 따라
하늘에서도 풀리고 매일 것이라는 칭찬을 들었는데
猝地에, 아니 倉卒間에 急轉直下하여
‘사탄’, ‘걸림돌’이 되어 주님으로부터 내침을 당합니다.
어떻게, 왜 이런 일이!

결론부터 얘기하면
눈을 한 순간이라도 주님으로부터 눈을 떼면
며칠 전 주님만 보고 물위를 걷던 베드로가 물에 빠지듯
우리 인간은 순식간에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고
반석에서 걸림돌로 전락하고
추종자에서 방해자로, 그래서 마침내 사탄으로 둔갑합니다.

참으로 무섭습니다.
한 순간이라도 주님의 뜻에서 눈을 돌려
나의 생각,
나의 감정,
나의 사랑,
나의 바람에 눈길을 주는 순간,
그것은 잠깐의 눈길 줌이 아니라
완전히 풍덩 빠져버림이 됩니다.

며칠 전, 그러니까 포르치운쿨라 축일을 지내고
수고한 분들을 모시고 뒤풀이를 할 때의 일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악마의 장난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영 다르게 상황이 되어가고
마음에 안 드는 것 투성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얼마든지 그럴 수 있는 것이고,
수고한 분들 제가 감사드려야 할 자리이니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기쁘고 즐겁게 해드렸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간수에 의해 두부가 굳어가듯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제 마음은 점점 굳어져 갔습니다.
결국 전체 분위기가 얼마간은 어색하게 되었습니다.

포르치운쿨라 행사가 정말 은혜롭게 잘 끝났고
저를 포함하여 모두 애쓴 보람이 있어 기쁘기 그지없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악마적인 마음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때는 물론 지금 생각해도 황당하고 당황스러운 상황,
하느님께서 성공에 대해 교만하지 말라고 그리하셨는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한 순간 깨어있지 못함,
한 순간 마음을 놓은 것 때문이었습니다.

나의 좋고 싫고를 생각지 않고
모두에게 은혜로운 행사가 되기를 바라고 내내 봉사자들을 격려했는데
행사를 끝내고,
그것도 모두가 은혜로웠다고 할 정도로 행사를 잘 끝내고
제가 마음을 놓은 순간
저의 마음에서 받들고 섬기는 정신이 빠져나가고
저 중심적으로 만족하고 싶은 마음이
슬그머니 들어와 있었던 것입니다.

불교의 禪 修行 방식에 頓悟와 漸修가 있습니다.
돈오는 순간적인 깨달음이고, 단번에 깨달음의 경지에 오르는 것이고,
한 번 이 경지에 오르면 이전과는 영 다른 차원의 삶을 살게 됩니다.
반면 점수는 계속적인 수행을 통해 점차 깨달음에 나가는 것입니다.
종풍에 따라 돈오를 더 강조하고 점수를 더 강조하지만
돈오를 하였다 하여 점수가 필요치 않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한 순간이라도 수행의 정신을 놓을 때
한 순간이라도 주님께 대한 의식을 놓을 때
한 순간이라도 섬김의 정신을 놓을 때
우리는 나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존재입니다.

혹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그때의 봉사자들이 계시다면 용서를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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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감사 2008.08.27 18:25:48
    감사합니다 많이 느끼고 배우고 갑니다~샬~롬~!!!
  • ?
    홈페이지 소화 2008.08.27 18:25:48
    신부님 말씀 앞에 부끄럽고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겸손하게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야겠습니다.
    더운 여름..건강히 지내셔요..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8.08.27 18:25:48
    한 순간, 한 순간 깨어서,
    주님 안에서 한 순간, 한 순간 으로 살아 갑니다!
  • ?
    홈페이지 마니또 2008.08.27 18:25:48
    사태가 순식간에 바뀐다는 急轉直下..두번째 한자 '전'자 맞나요? 신부님 진솔한 강론을 대하면 늘 영혼을 수술받는 느낌이 듭니다. 마음이 아플때가 많아요~^^수없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저.. 용서를 청할 용기도없어 얽힌 관계를 바라보기만 하는 저..이 아침 신부님께 배우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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