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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와 선


  공덕역에서였다.  바쁜 출근 길이라 너나없이 총총걸음으로 발길들을 재촉하고 있는 아침 시간.

마침 젊은 엄마가 애기(겨우 말을 익히고 걸음을 배우기 시작했을 여아)의 꼬막 손을 잡고 내 옆에서 갈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고 정도 또래 애기라면 응당 엄마 품에 안고 걸었어야 하는데, 손에 가방을 들었고 아마도 평소 그렇듯 걸리게 하는 습관에 익숙했나보다.


      "엄마 바쁘니까 얼릉 가야하거든...!"


   그런데 애기가 엄마에게 이끌리다시피 걸으면서 뭐라고 계속, "쫑알쫑알...!"

   하도 사람들이 많아 뭔 말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고 또래의 애기답지 않게 또박또박 엄마에게 말을 걸으며 하마 뒤처질새라 총총 걸음을 걷는 거였다.  


      "어쩜 애기가 고러콤 말을 잘 하고 잘 걸을꼬? 라고 내려다보며 말을 걸으니, 왠걸 나의 왼손을 순간적으로 답싹 잡으며 초롱초롱한 눈을 맞추는 거였다.  어쩌면 재촉하는 엄마에게 이끌려 가야하는 애기가 힘에부처, 생판 낱선 할아버지이지만 양쪽에 손을 잡고 걸으면 훨 수월하리라 여겼던 게다.

  요즘 대부분의 아이들은 낯선 사람에 대한 의구심이 많아, 그런 경우 반대로 낯설고 의아한 행동으로 대처하기 일쑤인데...

  어쨌든 그렇게 긴 공덕역의 갈아타는 구간을 함께 손을 잡은 채 한동안 걸었던 것이다.


       "애기가 붙임성도 대단하네요!" 

       "예, 원래 성격이 활달해요."하며 엄마의 표정도 아주 밝았다.

       "엄마, 늦어서 회사에 빨리 가야 하거든!  영아원 선생님도 널 기다리고 계실껄!


    그렇게 갈라지는 구간에서 헤어지며 애기에게 "빠이, 빠이!"하니,

  응답도 얼마나 잘 하는지...고사리 손을 흔드는 고 모습이 여간 귀여운 게 아니었다.


  그랬다.  요즘 그렇듯 가사 일 하랴 직장에 다니랴 바쁘게 살아가는 젊은 엄마들의 모습이 무척 안스러웠지만, 오늘 귀여운 애기를 만나 미래가 환한 밝음으로 다가오는 듯...며칠이 지났건만, 애기와 엄마의 모습이 참으로 생생하여 내내 잊혀지질 않는 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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