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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가 : 제이콥 엡스타인 (Sir Jacob Epstein:1890-1951)

제   목 : 천사와 씨름하는 야곱 (Jacob and the Angel 1940-1)

재   료 : 알라 바스터 (Alabaster) : 214 x 110 x 92 cm, 2,500kg

소재지 : 영국 런던 테이트 미술관(Tate Gallery)

 

 

작가는 유대 계통의 미국인으로 태어나 프랑스에서 공부하면서 피카소(Picasso)나 모딜리아니(Modigliani)와 루마니아 출신으로 조각에 있어 예언적인 면모를 보인 브랑쿠시(Brancusi) 같은 대가들과 교류하면서 예술에 대한 소양을 키운 후 영국에 이주하여 조각가로서 작품 활동을 했다.

 

작가는 그 시대까지 통념적으로 통하던 매끈하고 균형 잡힌 형식의 유럽 아카데미의 고전적 양식에서 탈피해서 인도나 아프리카 조각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거칠면서도 원시적인 역동감과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천사와 씨름하는 야곱은 구약성서에 나타나는 내용이고 유대인인 작가의 이름과 같기에 상당히 관심을 가진 주제였다.

 

성서는 이 사실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야곱은 혼자 남아 있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나타나 동이 틀 때까지 야곱과 씨름을 하였다

그는 야곱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야곱의 엉덩이를 쳤다

그래서 야곱은 그와 씨름하여 엉덩이 뼈를 다치게 되었다

그가 동이 트려고 하니 나를 놓아다오.” 하고 말하였지만 

야곱은 저에게 축복을 주지 않으시면 놓아드리지 않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가 야곱에게 네 이름이 무엇이냐?” 하고 묻자 야곱입니다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그가 말하였다 네가 하느님과 겨루고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으니

너의 이름은 이제 더 이상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 불릴 것이다.”(창세 32: 25-29)

 

야뽁 강은 부족 국가인 시혼과 옥을 가르지러던 요르단 강 지류중 하나이다. 강을 건넌다는 것은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야곱은 강을 건넌 다음 모든 가족과 종들, 그리고 가축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한 다음 홀로 강가에 남아 지냈다.

 

이때 신원을 알 수 없는 어떤 남자가 나타나 그와 밤새껏 씨름을 한다.

 

그런데 여기서 먼저 싸움을 건 것은 야곱이 아니라 정체 불명의 남자로 야곱의 허리를 휘감고 다짜고짜 싸움을 건 것이다.

 

이 남자가 야곱을 향해 주먹을 휘둘렸다면 도망갈 수가 있었을 터인데, 그가 허리를 붙잡고 늘어졌기에 도망을 칠 수도 없었다.

 

싸움을 건 정체불명의 이 남자가 하느님의 천사임을 뒤에 알았으나, 야곱은 이 싸움의 과정에서 큰 지혜를 깨치게 된다.

 

그는 지난 20년간 갖은 잔꾀와 속임수로 실리를 챙기는 교활함이 몸에 베이게 되었다. 그는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원칙으로 자기 이익이 되는 것이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는 자기의 실리를 챙기기 위해선 어머니 리브가에게 접근해서 형인 에사우를 제치고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권을 따내는 술수를 매끈하게 성공적으로 처리했다.

 

그는 움켜 쥐는 자”(창세 25:6) 혹은 빼앗는 자”(창세 27:36) 라는 자신의 이미지에 걸맞게 무엇이던지 원하는 목표물이 생기면 그것을 쟁취해야 직성이 풀리는 인간이었다.

 

이런 야곱의 알랑거림에 넘어간 어머니 리브가도 이사악이 장자인 에사오를 제치고 자기가 좋아하는 아들 야곱을 축복하도록 갖은 술수를 부린다.

 

먼저 에사오가 잡아온 염소를 야곱이 잡은 것처럼 속여 요리를 한다. 또한 리브가는 눈 먼 이사악이 냄새에 예민하기에, 야곱에게 에사오 옷을 입혀 이사악이 속게 만든다.

 

또한 야곱의 매끄러운 피부가 털투성이 에사오처럼 감지되도록 새끼 염소의 가죽을 야곱의 손과 목에 감아 이사악이 속게 만든다.

 

이런 속임수에 의해 장자권을 챙겼으나, 그는 형의 미움을 받는 존재가 되어 도망치는 과정에서 바로 이 사건을 당하게 된다.

 

야곱이 자기에게 씨름을 건 남자가 누구인지는 그가 야곱의 환도뼈 하나를 부러트리는 것을 보고 확신하게 된다.

 

그가 하느님으로부터 온 존재임을 알자 그는 즉시 작전을 바꾸어 자기를 축복해다라고 매달린다. 그가 얼마나 집요하게 천사를 붙들었던지 천사는 이제 그만 놓아 달라.”(창세 32: 27) 애원을 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이 집요한 야곱의 태도는 싸움에서 승리만이 아니라, 자기 처신으로 당치도 않는 하느님의 축복을 받아 낸다는 일석이조의 결과가 되었다.

 

천사는 야곱에게 물질적인 축복이나 영예와 같은 언젠가 사라질 현실적인 축복이 아니라 변치 않을 행복으로 이어질 영적 축복의 상징으로 이름을 바꾸어 준다.

 

다시는 너를 야곱이라 하지 말고 이스라엘이라고 하여라.” (창세 35: 10)

 

T07139_10.jpg

 

작가는 끈길진 집념으로 하느님께 매달림으로서 축복을 받아 낸 후의 장면을 표현하고 있다. 야곱은 밤샘의 씨름 후 미지의 사나이로 여겨졌던 하느님의 천사로부터 항복을 받아내면서 하느님의 축복을 받아 냈다는 성취감과 안도감 후의 깊은 허탈감에 빠진 모습이다.

 

야곱의 지친 팔은 늘어져 있고 눈은 감은 채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엄청난 투쟁으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한 후 안도감과 함께 극도로 탈진 상태의 모습이다. 긴 투쟁과 긴장을 견디어 내고 얻어낸 승리의 안도감에 빠진 표정이다.

 

천사는 이런 야곱을 힘껏 껴안고 있다. 실재적으로 천사에게 있어 야곱은 엉뚱하게 나타난 경쟁자로, 적으로서 자기를 꺽은 엉뚱한 존재로 볼 수 있다.

 

당돌하고 끈질기게 달려들어 자기를 제압하면서 목적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온갖 파렴치한 짓을 다 한 주제에 하느님의 축복까지 청하는 야곱의 존재가 곱상스럽게 보일 리 없다.

 

그런데도 천사는 허탈하고 지친 야곱을 꽉 붙들고 껴안아 그를 부축하고 있다.

 

우리 속담에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 는 말이 있듯이 하느님은 이 당돌한 야곱의 엉뚱함을 꾸짖거나 벌하지 않고, 그가 축복이나 재산이나 장자권이나 다 도적질한 야곱이지만 앞으로의 삶을 밝게 살 수 있도록 도우고 계신다.

 

작가는 여기에서 교회가 교리적으로 강조하는 하느님의 자비와 사람을 너무도 인간적인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다.

 

죄인은 자기 죄 값을 받고, 의인은 상을 받는다.” 는 만고불변의 구약 교리를 하느님께서는 뛰어넘어 신약에서 돌아온 탕자를 맞는 아버지의 다정하고 사랑에 넘친 모습으로 (루카15:20) 야곱을 껴안고 계신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구약적인 차원에서는 파격적인 인간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하느님의 운명적인 사랑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오늘도 하느님께서는 이 작품에서 야곱을 대하듯 우리를 껴안아 주신다. 하느님을 바라보지도 못하고 자기 욕심을 인생의 전체로 여기며 천방지축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어떤 때 자기가 판 구덩이에 스스로 빠지는 것 같은 순간에도 우리를 구해주시고 보호해주시는 분임을 작가는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거칠고 원시적인 표현의 조각 방법, 돌의 색채를 통해 이들의 갈등을 표현하는 방법을 통해 하느님과 인간들의 만남은 박제된 창백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체온을 감지할 수 있는 너무 인간적인 것임을 알리고 있다.

 

이 작품은 평범한 일상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노래한 시편 8편의 내용을 연상 시킨다.

 

주 저희의 주님 온 땅에 당신 이름, 이 얼마나 존엄하십니까! 하늘 위에 당신의 엄위를 세우셨습니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 신들보다 조금만 못하게 만드시고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 주셨습니다.” (시편 8:1,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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