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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겸요한 2016.01.03 10:43

주님 공현 대축일

조회 수 654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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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방에서 박사들이 와서 묻습니다. "유다인들의 임금이 어디에 계십니까?" 이 말을 듣고 헤로데는 놀라게 됩니다.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왕이 있는가? 그것은 그에 대한 반항이었으며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을 것입니다.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그 임금을 찾아서 없애야만 했습니다. 한 나라에 두 임금이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소리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미카 예언서의 인용은 그리스도의 모습과 세속의 왕의 모습이 다름을 이야기해줍니다. 헤로데가 생각하는 왕의 모습이, 백성들 위에서 군림하면서 자신의 뜻대로 모든 것을 이루어 가는 그런 사람이라면, 미카 예언서가 이야기 하는 참된 유다인들의 임금은 전혀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는 하느님의 백성 이스라엘을 양 떼를 돌보듯이 보살피는 임금입니다. 새번역 성경에는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지만, 그리스어 성경은 목자로서 양 떼를 이끌고 보호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 모습은 요한복음 10장의 착한 목자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즉 양들을 위해서 자기 목숨을 내 놓는 모습인 것입니다. 또한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는 마태오 복음 18장의 모습도 그러한 모습일 것입니다.

 그러한 왕으로서 예수님께서는 오늘 당신의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십니다. 우리에게 오신 구세주는 우리를 심판하기 위해서 이 땅에 오신 것이 아닙니다. 목자가 양들을 푸른 풀밭과 편안한 휴식처로 이끄는 것처럼, 우리를 하느님 아버지께 이끌어 주시기 위해서, 우리가 하느님과 일치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 나아가게 하려고 인간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로 오셨습니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는 하느님을 엄격한 심판관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내가 무엇을 잘 하면 상을 주시지만, 반대로 내가 죌르 지으면 벌을 주시는 하느님으로 내 머리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간이 느끼는 고통을 하느님의 벌이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더 이상 하느님의 자비, 사랑을 느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 위에서 군림하면서 자신의 듯대로 모든 것을 이루어가는 폭군일 뿐이지, 자기 양 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착한 목자라고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하느님의 그 엄청난 사랑, 우리를 향해 조건 없이 쏟아지는 무수한 은총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스스로 거부하게 됩니다.

 베들레헴, 히브리어로 빵집이라는 뜻입니다. 과연 예수님은 왜 굳이 빵집이라는 뜻의 마음에서 태어나셨을까요? 물론 루카 복음은 예수님이 다윗 집안의 자손이었기 때문에, 다윗 고을인 베들레헴으로 부모가 호적 등록을 하러 가게 되었고, 해산 날이 되어 예수님이 그곳에서 태어나게 되셨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어찌 되었던 간에, 빵집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빵이라면, 빵집이라는 뜻의 마음에서 태어나신 예수님도 빵으로서 우리에게 오셨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요한 복음 1장 14절이 이야기 하는 '말씀이 살이 되셨다'는 표현과 연결되며, 그 살은 요한 복음 6장이 이야기 하는 생명을 주는 살아있는 빵을 의미할 것입니다.

 즉 하느님의 통치는 너를 위한 통치이며, 너를 위해서 내 모든 것을 내어 놓는 행위입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이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셨다는 것은, 우리의 메시아, 그리스도로 이 땅에 오셨다는 것은, 하느님의 우리를 향한 사랑을 의미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빵이 되어 우리에게 먹히기 위해서 오늘 미사 속에서 또 다시 오십니다. 그 하느님의 사랑이 아픈 우리 마음을 감싸 안아 주시고, 묶여 있는 우리 마음을 풀어 주시어, 진정한 자유, 진정한 기쁨의 삶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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