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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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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율법을 사람 위에 놓는 바리사이를 비판하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비판하는 그 짓을 똑같이 하곤 합니다.

나를 미워하건 다른 사람을 미워하건,
우리가 미워하는 것 대부분이 같은 이치입니다.
예를 들면
‘이러해야 하는데 내가 왜 이러지’, 또는
‘이러해야 하는데 저 사람 왜 저러지’ 하고 미워합니다.
당위성을 나름대로 정하고 그래야만 된다고 스스로 강제합니다.

어제는 미사를 봉헌하는데
어떤 분이 뒤에 멀찍이 혼자 앉아 있는 것입니다.
그것에 대해 속으로 저는
‘저 사람 왜 저 모양이야’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그 모양이 어째서’하고 즉시 반발이 속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나는 왜 이렇게 쩨쩨할까?’ 자책을 하였습니다.

쩨쩨함.

어떤 때 우리는 무진장 쩨쩨해집니다.
돈 몇 푼에 버들버들 떨고 인색한 쩨쩨함도 있지만
마음을 통 크게 쓰지 못하고
정한 작은 원칙이나 결정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들, 심지어는
지극히 주관적인 선호와 바람들에 집착하는
옹색하고 옹졸함의 쩨쩨함도 있습니다.

작년 북한 평화 봉사소 합의와 관련하여
북한과 마지막 줄다리기를 하고 있을 때
북한 관계자가 다른 사람을 통하여 저에게 말을 전하여 왔습니다.
“김 찬선 신부 선생, 거 통 좀 크게 쓰시라고 전해 주세요!”
우리 신부가 북한에 상주하는 것,
편의 시설이 아니라 평화의 집이라는 명칭을 써야 한다는 것,
이 두 가지 원칙과 조건을 제가 끝까지 고집하니까
마음을 통 크게 쓰라는 얘기지요.
저의 고집이 작은 것에 대한 집착이라는 것입니다.
저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가장 크고 중요한 것인데
북한 인민을 먹이는 것,
사람을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는 얘기지요.
우리의 마음을 다 읽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의 약점을 다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작은 원칙과 조건 때문에 더 중요한 것 망치지 말고,
조건 달지 말고 합의하라는 일종의 압박이지요.

고민스러웠습니다.
‘너희들이 너희 인민을 소중히 여긴다면
너희 인민을 위해 너희가 양보하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어떤 원칙과 조건보다도 사람을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더 큰 메아리로 저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결국 제가 저의 조건,
아니 우리의 조건을 관철시켰지만
통 크게 쓰라는 말,
사람이 율법보다 소중하다는 북한식의 이 말이
저에게는 지금까지 깊이 남게 되었습니다.
작은 것에 집착하지 않고 통 크게 쓰는 것.
그 무엇보다도 사람이 중요하고 하느님이 중요하다는 것.

불교에서는
‘불경이 너를 집착케 하면 불경을 태워버려라!’,
‘부처가 너를 집착케 하면 부처를 죽여 버려라!’합니다.
아무 것도 집착할 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뜻이 되겠지만
크리스챤적으로 이해하면
꽃보다 중요한 사람은 말할 것도 없이 법과 원칙보다 중요하고
사람보다 중요한 하느님은 말할 것도 없이
법보다도
원칙보다도 그리고
그 모든 인간관계보다도 중요하다는 얘기라 저는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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