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263 추천 수 1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우리는 율법을 사람 위에 놓는 바리사이를 비판하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비판하는 그 짓을 똑같이 하곤 합니다.

나를 미워하건 다른 사람을 미워하건,
우리가 미워하는 것 대부분이 같은 이치입니다.
예를 들면
‘이러해야 하는데 내가 왜 이러지’, 또는
‘이러해야 하는데 저 사람 왜 저러지’ 하고 미워합니다.
당위성을 나름대로 정하고 그래야만 된다고 스스로 강제합니다.

어제는 미사를 봉헌하는데
어떤 분이 뒤에 멀찍이 혼자 앉아 있는 것입니다.
그것에 대해 속으로 저는
‘저 사람 왜 저 모양이야’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그 모양이 어째서’하고 즉시 반발이 속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나는 왜 이렇게 쩨쩨할까?’ 자책을 하였습니다.

쩨쩨함.

어떤 때 우리는 무진장 쩨쩨해집니다.
돈 몇 푼에 버들버들 떨고 인색한 쩨쩨함도 있지만
마음을 통 크게 쓰지 못하고
정한 작은 원칙이나 결정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들, 심지어는
지극히 주관적인 선호와 바람들에 집착하는
옹색하고 옹졸함의 쩨쩨함도 있습니다.

작년 북한 평화 봉사소 합의와 관련하여
북한과 마지막 줄다리기를 하고 있을 때
북한 관계자가 다른 사람을 통하여 저에게 말을 전하여 왔습니다.
“김 찬선 신부 선생, 거 통 좀 크게 쓰시라고 전해 주세요!”
우리 신부가 북한에 상주하는 것,
편의 시설이 아니라 평화의 집이라는 명칭을 써야 한다는 것,
이 두 가지 원칙과 조건을 제가 끝까지 고집하니까
마음을 통 크게 쓰라는 얘기지요.
저의 고집이 작은 것에 대한 집착이라는 것입니다.
저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가장 크고 중요한 것인데
북한 인민을 먹이는 것,
사람을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는 얘기지요.
우리의 마음을 다 읽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의 약점을 다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작은 원칙과 조건 때문에 더 중요한 것 망치지 말고,
조건 달지 말고 합의하라는 일종의 압박이지요.

고민스러웠습니다.
‘너희들이 너희 인민을 소중히 여긴다면
너희 인민을 위해 너희가 양보하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어떤 원칙과 조건보다도 사람을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더 큰 메아리로 저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결국 제가 저의 조건,
아니 우리의 조건을 관철시켰지만
통 크게 쓰라는 말,
사람이 율법보다 소중하다는 북한식의 이 말이
저에게는 지금까지 깊이 남게 되었습니다.
작은 것에 집착하지 않고 통 크게 쓰는 것.
그 무엇보다도 사람이 중요하고 하느님이 중요하다는 것.

불교에서는
‘불경이 너를 집착케 하면 불경을 태워버려라!’,
‘부처가 너를 집착케 하면 부처를 죽여 버려라!’합니다.
아무 것도 집착할 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뜻이 되겠지만
크리스챤적으로 이해하면
꽃보다 중요한 사람은 말할 것도 없이 법과 원칙보다 중요하고
사람보다 중요한 하느님은 말할 것도 없이
법보다도
원칙보다도 그리고
그 모든 인간관계보다도 중요하다는 얘기라 저는 이해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8Jul

    연중 15주 금요일-통 큰 사랑

    우리는 율법을 사람 위에 놓는 바리사이를 비판하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비판하는 그 짓을 똑같이 하곤 합니다. 나를 미워하건 다른 사람을 미워하건, 우리가 미워하는 것 대부분이 같은 이치입니다. 예를 들면 ‘이러해야 하는데 내가 왜 이러지’, 또는 ‘이...
    Date2008.07.18 By당쇠 Reply0 Views1263
    Read More
  2. No Image 17Jul

    연중 15주간 수요일

    +평화를 빌어요! ^^ 오늘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십니다. 그런데 그 감사의 내용은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 감추시고 철부지에게 드러내심이었습니다. 오늘 이 복음은 우리에게 '진정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듯 ...
    Date2008.07.17 By심종민 Reply1 Views1103
    Read More
  3. No Image 17Jul

    연중 15주 목요일-공연히 시비하지 마라

    오늘의 복음은 이미 여러 차례 말씀 나누기를 하였기에 오늘은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라는 말씀에 초점을 맞추어볼까 합니다. 안식. 이 말에는 평화, 평안, 쉼이 내포된 듯합니다. 요즘 저는 시달리고 있습니다. 모기에 시달리고 더위에 시달리고 소음에...
    Date2008.07.17 By당쇠 Reply1 Views1228
    Read More
  4. No Image 16Jul

    연중 15주간 수요일

    예전에 자가용 운전자들은 차에 항상 지도책을 한 권씩 비치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그 책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더니 이제는 네비게이션이라는 전자기기가 그 역할을 대신합니다. 저도 가끔 처음가는 길이면 이 네비게이션의 도움을 받는데, 그럼...
    Date2008.07.16 By이대건 Reply0 Views1093
    Read More
  5. No Image 16Jul

    연중 15주 수요일-차라리 길을 물어라

    저는 관용적인 우리말을 씹어보는 것이 즐거움 중의 하나입니다. 무심코 쉽게 쓰는 우리말 안에 깊은 지혜가 담겨져 있고, 대단한 영성과 철학이 담겨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이 있지요. “아는 게 병이야!” “모르는 게 약이다.” 어찌하여 아는...
    Date2008.07.16 By당쇠 Reply1 Views1301
    Read More
  6. No Image 15Jul

    성 보나벤투라 주교학자 축일

    오늘은 작은형제회의 총봉사자였고 중세의 위대한 신학자 가운데 한 분인 성 보나벤투라의 축일입니다. 일반적으로 교회는 기념일로 지내지만 프란치스칸들은 오늘을 축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고유 독서는 지혜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복음에서는 "...
    Date2008.07.15 By이대건 Reply1 Views1435
    Read More
  7. No Image 14Jul

    연중 15주간 월요일

    저는 지금 수도원에서 성소계발위원회에 몸을 담고 있습니다. 매년 수도원의 문을 두드리는 형제들을 보면서 또 그들이 가지는 각각의 사연들을 담당 사제형제에게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하느님을 따르는 길은 험하구나. 쉽지 않은 길이구나, ...
    Date2008.07.14 By이대건 Reply0 Views106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33 1234 1235 1236 1237 1238 1239 1240 1241 1242 ... 1299 Next ›
/ 129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