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며칠 전, 그러니까 대천사 축일부터
목에 가시가 걸린 듯 께름한 느낌이 계속 있었습니다.
며칠 있으면 수호천사 축일도 있는데 하다가,
“수호”라는 말이 목에 걸린 것이었습니다.
저의 직책이 수호자 아닙니까?
다른 수도회에서는 원장이라고 하지만 저희는 수호자라고 합니다.

그런데 수호자 하면 지키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가끔 내가 뭘 지키는 사람일지에 대한 생각부터,
내가 뭐 집 지키는 똥개라도 되는가라는 거부감까지 들곤 합니다.

지키는 것에는 참으로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양떼를 지키는 것,
재산을 지키는 것,
약속을 지키는 것,
시간을 지키는 것,
예의를 지키는 것,
중립을 지키는 것,
법을 지키는 것 등 수두룩합니다만
보호하다는 뜻과 준수하다는 뜻으로 크게 나뉩니다.

수호자로서 제가 가끔 괴로울 때가 있습니다.
아주 신경 쓰지 않으면 저의 신경이 형제들을 보호하는 데서
법을 지키는 쪽으로 쏠리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이렇게 하기로 약속했는데 왜 안 지키지,
이것은 이렇게 하는 것인데 왜 그대로 하지 않지 하며,
법, 약속, 합의가 준수되는 것에 더 신경을 쓰는 것입니다.
이는 바로 율법주의자가 하던 짓이지요.
사람이 빠지고 법만 남는 것,
물에 빠진 소는 놔두고 안식일 법을 지키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수호자로서 내가 할 바는 법을 수호하는 것이 아니라
형제들을 수호하는 것임을 다시 상기를 하는데,
그런데 그렇게 형제들을 수호한다고 하다 보면
이번에는 또 다른 악마적인 생각이 듭니다.
바로 카인이 내 뱉은 말입니다.
하느님께서 “네 아우 아벨은 어디 있느냐?”고 물으시자
“모릅니다.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고 카인이 대답하지요.
저도 ‘내가 뭐 형제들을 지키는 사람인가?’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어떤 때는 다 성숙한 사람들인데 지나치게 보호하려 들 때도 있고,
어떤 때는 그래서 저의 호의가 거부당할 때도 있고,
어떤 때는 나도 힘든데 남까지 신경 쓰고 싶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바로 이런 때 카인과 같은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래서 다 큰 사람들인데 하며 관심을 끄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은 제가 카인처럼 아우를 죽게 하는 것이 아닐까요?
적어도 잘못 되어 죽어도 모르는 체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이런 책임감에서 비롯된 양심의 가책이 저를 괴롭힙니다.

오늘 수호천사 축일을 지내는 것은
하느님께서는 수호천사를 통해서건 누구를 통해서건
늘 우리를 보호하신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는 것이기도 하지만
나도 누군가의 수호천사가 되어야 함을 마음에 새기는 날이지요.

그런데
나의 보호가 집착이지 않고
나의 보호가 책임과 의무이지 않고
나의 보호가 사랑이 되어야지만 수호천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집착도 나를 자유롭지 않게 하고
의무도 나를 자유롭지 않게 합니다.
오직 사랑만이
자유롭고 열정적으로 수호천사의 역할을 하게 할 것입니다.

역시, 늘 결론은 사랑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사랑 타령을 하였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하늘 2010.10.03 06:22:26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어려운 것임을 절실히 깨닫습니다
    고맙습니다. 신부님^^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0.10.03 06:22:26
    참 사랑은 모든 문제를 해결 해 줍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8Nov

    연중 32주 월요일- 원하지 않아도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그러한 일을 저지르는 자!” 요즘 젊은이들이나 세례 받은 지 오래되지 않은 분들은 모르겠지만 세례 받은 지 오래 된 나이 드신 분들에게 고백성사를 드리면 죄 고백을 다 한 뒤 꼭 이런 ...
    Date2010.11.08 By당쇠 Reply3 Views877
    Read More
  2. No Image 07Nov

    연중 제 32주일- 죽은 다음

    사람들은 죽음 후를 궁금해 합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죽음 후가 더 궁금할 것입니다. 사후 세계가 있는지, 있다면 사후 세계는 어떤지 등. 죽음 이후에 대한 두려움도 있습니다. 그것은 죽은 다음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직 나이...
    Date2010.11.07 By당쇠 Reply3 Views1023
    Read More
  3. No Image 06Nov

    연중31 주 토요일- 돈은 섬기지 말고 씁시다!

    “어떤 종도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돈은 섬기지 말고 씁시다! 이것이 오늘 복음을 읽고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돈, 재물은 섬기는 것이 아니라 써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돈을 섬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Date2010.11.06 By당쇠 Reply1 Views894
    Read More
  4. No Image 05Nov

    연중 31주 금요일- 선심장이들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더 중요한 집사의 덕목은 무엇인가? 주인에 대한 충성인가, 영리함인가? 물론 주인에 대한 충성입니...
    Date2010.11.05 By당쇠 Reply0 Views945
    Read More
  5. No Image 04Nov

    연중 31주 목요일- 가족과 식구

    “그때에 세리들과 죄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러자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세리들과 죄인들이 예수님 가까이 모여듭니다. 그것도...
    Date2010.11.04 By당쇠 Reply1 Views1290
    Read More
  6. No Image 03Nov

    연중 31주 수요일-가장 애착하는 것과 가장 싫어하는 것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제자라고 하면서 스승을 따르지 않는 제자가 있습니까? 스승을 따를 생각도 없이 ...
    Date2010.11.03 By당쇠 Reply0 Views979
    Read More
  7. No Image 02Nov

    위령의 날- 산 이와 죽은 이 구별없이

    우리의 전례는 모든 성인의 날이나 위령의 날이나 “행복 선언”이라는 같은 복음을 듣습니다. 적어도 죽은 사람은 불행하다는 그런 편견을 가져서는 안 되고 하느님께로 간 그들이 오히려 행복하다는 뜻이겠지요. 어제 보았듯이 하느님과 함께만 있으면 그것이 ...
    Date2010.11.02 By당쇠 Reply2 Views104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092 1093 1094 1095 1096 1097 1098 1099 1100 1101 ... 1306 Next ›
/ 130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