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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김명겸요한 2014.08.17 04:57

연중 제20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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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비를 청하는 부인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

 여기에서 말하는 '자녀들'이란 '이스라엘 백성'을 의미하고, '강아지들'이란 '이방인들', 이스라엘 백성이 아닌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오늘 복음의 배경은 티로와 시돈 지방이고, 그 부인은 가나안 출신으로, 이스라엘 사람들의 눈에 그들은 선택에서 제외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강아지'라는 표현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듣기에 그리 어색한 표현은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만을 위해 파견되었다는 말씀에도, 여자의 청에 대한 거부의 표현에도, 여자는 물러나지 않습니다. 급기야 '강아지'라는 표현에도, 어찌 보면 여자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표현에도, 여자는 물러나기보다는, 오히려 더 강하게 자비를 청합니다.

 무엇이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을까요? 예수님은 그것을 '믿음'이라고 표현하고 계십니다.


 자존심.

 우리의 자존심을 지탱해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무엇으로 기를 펴고 살아갑니까?

 먼저, 돈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지갑에 돈이 없이 사람을 만나러 나가기가 쉽지 않고, 나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 앞에서 왠지 내 모습은 왜소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 보다 작은 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더 이상 그들과 어울리기 쉽지 않습니다.

 또한 명예가 그렇습니다. 사회의 직책, 학위 등이 나를 이야기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사장이라는 이름으로, 박사라는 이름으로 남들 앞에 섰을 때,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느껴집니다.

 거기에 덧붙여, 나이가 있습니다. 내가 너보다 나이가 더 많다면, 나이가 적은 사람을 쉽게 무시하는 것이 한국 사회의 특징이 되었습니다. 너를 무시하면서, 내가 올라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과연, 돈, 명예, 나이 등이 우리의 자존심을 지탱해 줄 수 있을까요? 물론 전혀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들이 우리 자존심의 전부를 지탱해 줄 수 없습니다. 인간의 힘으로 높아진 자존심은, 돈이 많기 때문에, 직책이 높기 때문에, 혹은 나이가 많기 때문에 높아진 자존심은, 인간의 힘에 의해 언젠가는 다시 낮추어집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자존심은, 인간에게서 오는 것이 아닌, 인간 밖의 그 무엇에서 오는 것이어야 합니다.


 가나안 부인은 무엇 때문에 자존심의 상처에도 자비를 청할 수 있었을까요? 청하면 들어주실 것이라는 믿음, 사람들은 아니라고 해도, 하느님 자녀로서 아버지께 청을 드릴 수 있다는 생각, 그 생각은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즉, 나 자신이 하느님의 자녀라고 믿는다면, 그 누가 아니라고 이야기해도, 그것은 부정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 자녀라는 지위는, 내가 가진 돈이 많던 적던,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던 낮던, 나이가 많건 적건 상관없이, 항상 변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하느님 자녀라는 지위는 무엇을 뜻할까요? 하느님의 사랑 받는 자녀로서, 하느님께서 항상 우리를 지켜보고 계신다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우리의 어려움, 우리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시고,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시려 은총을 내려주심을 의미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은총은, 우리가 청하고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가나안 부인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신 것처럼, 우리 안에서 충만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위대하신 신이듯, 그 신을 아버지로 모시는 우리 또한 위대한 존재입니다. 그렇게 우리가 갖는 우리의 존엄성은 무시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삶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천대받고, 모욕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것을 통해 우울증이 오고, 심지어는 자살까지 감행하는 사람도 적지 앖습니다.

 하지만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 하느님의 자녀라는 존엄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 그 사실을 기억하면서, 당당하게, 축 처진 어깨를 쭉 펴고 오늘 하루도 살아가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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