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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레오나르도 2013.07.11 22:13

어느 수련자의 강론

조회 수 2291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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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그 사람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그 사람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십니다.

이 은총은 한 번에 하나밖에 지니지 못했습니다.

그 사람은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을 가지고 살아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서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은총을 또 베풀어 주셨습니다.

이럴 때 사람이 행동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것 같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지금 가지고 있는 은총을 계속 가지고,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은총은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지금 가지고 있는 은총을 버리고,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은총을 받는 것입니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첫 번째 방법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총을 처음에는 은총이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지나면서 그 은총이 내가 이룩한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룩한 것에 집착하게 되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두 번째 방법을 택하라고 말합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고 하십니다.

이렇게 모든 것을 내려놓는 이유는 하느님께서 다시 은총을 주실 것을 알고, 믿기 때문입니다.

 

오늘 베네딕도 성인 축일인데, 우리 사부님이야기하기가 좀 그렇지만

오늘 복음은 사부님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복음이었습니다.

첼라노 전기 1생애 1부 9장을 보면 프란치스코는 마티아 사도 축일날 이 말씀을 듣고

즉시 하느님의 영 안에서 기뻐 외쳤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찾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원하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 온 정성을 기울여 하고 싶어 하던 바다.

그리고 사부님은 환희에 넘쳐 자신이 방금 들은 영혼에 유익한 말을 완수하기 위해 서둘러 댔다.

 그리고 자기가 들은 바를 심혈을 기울여 이룩하는 데에 있어서 시간이 경과하는 것을 참지 못했다.

 

부님은 왜 이 말씀을 듣고 이것을 실행하는데 시간이 경과하는 것을 참지 못했을까요?

사부님은 모든 것이 다 하느님에게서 왔음을 알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가 일을 해서 샀다고 생각하는 나의 집, 내가 돈을 벌어서 샀다고 생각하는 나의 옷, 먹을 것.

이런 모든 것들이 결국에는 우리에게서 온 것이 아니라 우리를 만드신 그분에게서 왔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주관하는 것이 우리가 아니라 바로 하느님이심을 알았고, 믿었던 것입니다.

 

청원소에서 무전여행을 했던 생각이 났습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베풀어 주신다는 것을 머리로 알았습니다.

그래서 무전여행을 할 때 형제들은 우산을 챙기고, 비옷도 챙기고, 할 때 저는 아무것도 안 챙겼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베풀어 주시는데 비올 때 우산이나 비옷하나 못 챙겨주실까 하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루 이틀은 좋았는데, 삼일째 되는 날 비가 엄청 왔습니다. 우산도 비옷도 없어서, 비를 엄청 맞았습니다.

 

비를 쫄딱 맞고, 어느 기사식당에서 밥을 얻어먹고 가려는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비가 오는데 어떻게 가냐면서 비옷도 주셨습니다.

그리고 어떤 기사분께서 익산까지 차도 태워주시면서 만원까지 주셨습니다.

‘와! 하느님께서 나에게 모든 것을 베푸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든 생각은 이제 돈으로 내가 무엇이든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이 있으니까 적어도 오늘 저녁 자는 것은 걱정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인정이나 어디서 재워달라고 하고, 정 안되면 찜질방에 가서 자면 되지 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논산에 도착해서 여러 군데 노인정에 들어가서 재워달라고 했지만 번번히 쫓겨났습니다.

그래도 걱정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돈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당에 갔습니다.

성당에서 재워달라고 했지만 성당에서도 거절을 당했습니다.

그래도 걱정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찜질방에 가서 자면 됐기 때문입니다.

 

성당까지 퇴짜를 맞으니 이제 밤이 되어서 더 이상 갈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만원을 들고 찜질방을 향했습니다.

그랬더니 찜질방에 이런 문구가 붙어있었습니다. 몇 일까지 내부 수리중, 쿵. 하고 주저앉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믿었던 찜질방마저 안 되니 밖에는 비도 오는데 잘 곳은 없고, 노숙을 해야 됐습니다.

그래서 갈 곳이 없어서 다시 성당으로 갔습니다. 성당에 갔더니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화장실에 가보니 화장실 문이 열려 있어서 성당 화장실에서 비를 피하면서 잠을 청하기로 했습니다.

화장실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하느님의 자비를 믿지 않고,

하느님께서 나에게 베풀어 주신, 내가 가진 돈 만원을 믿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돈이 없었다면 정말 더 간절하게 재워달라고 청했을 텐데...

이렇게 무전여행을 통해서 내가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시는 것임을 체험한 적이 있습니다.

 

너희는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우리가 가진 것들을 버려두고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것에 감사드리며 살아가는 하루를 살아보는 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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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아가다 2013.07.12 12:41:30
    지금 청원생님들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무전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하느님 만을 바라보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실 것을 굳세게 믿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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