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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3 09:06

실존적 불안 앞에서

조회 수 3526 추천 수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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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적 불안 앞에서

-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제6번 비창을 듣고 -

얼마나 어둠이 깊었기에
이 깊은 시름마저 울리느뇨

얼마나 고뇌가 깊었기에
이 처절한 고독까지 달래주느뇨

슬픔의 여운이 가슴을 적시고
처연함의 메아리가 여울처럼 흘러퍼져도

비장함도 아름답고
러시아 예술가의 삶에 스며 있는 비애도 아름답구나
슬프도록 아름답구나

저 멀리 보이는 교수대 앞에서
힘이 빠져 털썩 주저앉고는
도저히 가눌 수 없는 몸으로

"엄-마~~~
나, 살-려-줘~~~"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라
울부짖으며 형장으로 끌려가는 가여운 사형수처럼

언젠가 죽어야만 하는 죽음 앞에서
처절하게 발버둥치지 않을 수 없는
인간의 비참한 실존적 불안

한줌 재로 사라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존재론적인 허망함이
너무도 무겁고 유장하게 울려퍼지는구나

오늘 비창을 듣노라니
내 존재의 심연을 휘감고 있는 우울함 속에서
실존적 어둠의 신비가,
비장한 아름다움의 신비가
그윽하게 피어 오르며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를 기리노라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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