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53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9. 성지순례를 마치는 날

리에티의 아침 여명은

저마다의 고유한 색을 드러내며

하루의 문을 엽니다.

 

호텔 앞 우산소나무 네 그루가

흐린 하늘 아래 고요히 서 있고

도시는 아직 말없이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가을은 점점 깊어지고,

우리의 인생 또한 그 계절을 닮아

천천히 익어갑니다.

 

순례의 마지막 날,

좋은 날씨와

알맞은 온도로

우리를 보살펴 주신

아버지의 부드럽고 다정한 손길이

조용히 가슴을 적십니다.

 

우주 안에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이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듯

우리 또한 도구적 존재로

그분의 손에 기꺼이

자신을 내어 맡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내가 사라진 들녘 위에는

이미 풍성한 열매들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나는 세상의 중심이 아님을,

참된 중심은 언제나

나 바깥에 계심을

순례의 길에서 다시 배웠습니다.

 

성지의 순례길에서

이제 관계의 순례로 돌아갑니다.

 

오늘도

조용히,

깊이,

그분의

말씀을 잉태하여

관계 안에

선을 낳았으면 좋겠습니다.

 

10. 한국에 돌아와서

좋으신 주님께서 함께해주시고

형제자매님들의 따뜻한 마음에 힘입어

순례를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쾌청하고 온화한 날씨와 더불어

서로서로 협력하는 가운데 이루어진 순례는

기쁨과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아픈 허리를 두 개의 스틱에 의지하여

걸었던 시간이 꿈만 같습니다.

 

제 인생의 마지막 순례라고 생각하니

사부님의 숨결과 흔적들이

진하게 전해왔습니다.

 

프란치스칸 삶의

경험된 지식을 공유하고

객관적인 자기 성찰을 도우려고

강의와 친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안전하고 무사히 마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형제자매님들과

기도로 도와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1. No Image

    성프란치스코의 성지를 찾아 떠나는 순례 5

    9. 성지순례를 마치는 날 리에티의 아침 여명은 저마다의 고유한 색을 드러내며 하루의 문을 엽니다.   호텔 앞 우산소나무 네 그루가 흐린 하늘 아래 고요히 서 있고 도시는 아직 말없이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가을은 점점 깊어지고, 우리의 인생 또한 그...
    Date2025.11.11 By이마르첼리노M Views53
    Read More
  2. No Image

    성프란치스코의 성지를 찾아 떠나는 순례 4

    8. 아시시를 떠나며 아시시를 떠날 시간이 다가왔다. 다시 오기 쉽지 않을 거룩한 땅이라는 생각이 마음을 조용히 흔든다.   이곳에서 보냈던 날들은 하나하나가 기도였고 숨결이었으며 만남이었다.   떠난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 한쪽이 젖어든다.   대성당...
    Date2025.11.11 By이마르첼리노M Views38
    Read More
  3. No Image

    성프란치스코의 성지를 찾아 떠나는 순례 3

    7. 아시시의 고요한 밤 달빛 서린 아시시 고요한 밤. 대성당은 흰빛으로 빛나고, 불빛은 땅으로 내리는 기도처럼 번진다.   일찍 잠들려 애썼으나 컵라면 한 그릇에 속을 달래고, 시차에 뒤엉킨 몸은 잠시 눈 붙였다 다시 떠도 밤 열한 시.   자비의 품에 하...
    Date2025.11.11 By이마르첼리노M Views39
    Read More
  4. No Image

    성프란치스코의 성지를 찾아 떠나는 순례 2

      4. 본조 르노 한국에서 날아온 이쁜 영혼들! 새날은 이미 고스란히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으니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으랴   오늘 우리 마음의 밭에 뿌려질 말씀 네 종류의 씨앗들 내 마음은 어떤 땅일까, 깊이 생각해 봅시다.   주님께서 건네주시는 말씀...
    Date2025.11.11 By이마르첼리노M Views41
    Read More
  5. No Image

    성프란치스코의 성지를 찾아 떠나는 순례 1

    성프란치스코의 성지를 찾아 떠나는 순례   순례를 떠나며 어젯밤 자다 깨다 새벽을 맞았다. 설례는 마음과 순례에 따라올 여러 그림들을 주님께 내어 맡기고 길을 나섰다.   주님! 함께 떠나는 이들의 마음을 비추시어 그들의 갈망을 축복해 주시고 새로운 ...
    Date2025.11.11 By이마르첼리노M Views42
    Read More
  6. No Image

    구원으로 나아가게 하는 인간의 죄와 실수

    구원으로 나아가게 하는 인간의 죄와 실수   자비와 선으로 우리를 돌보아 주시는 아버지의 은총 안에서 죄와 실수는 구원이라는 경험적 실제를 깨닫게 하는 정신적 물질적 바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나라는 자신이 중심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도...
    Date2025.10.31 By이마르첼리노M Views114
    Read More
  7. No Image

    가을 바람이 되어 전하는 편지

    가을 바람이 되어 전하는 편지   아침 미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 성당 앞 대나무 그늘 아래 환하게 웃고 있는 들국화 세송이,   바람결에 날리는 수도복 치맛자락, 가을 하늘 한 가득 흰구름 떠 있고 간간히 모습을 드러낸 파란 얼굴,   가을 햇살 머무는 논...
    Date2025.10.15 By이마르첼리노M Views89
    Read More
  8. No Image

    안개비가 내리는 아침

    안개비가 내리는 아침   안개비가 내리네 호박색깔 벼이삭에   안개비가 내리네 청춘을 자랑하는 가을 채소밭에   안개비가 내리네 앞뒤를 분간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에게   안개비가 내리네 인과응보의 틀에 갇혀 종교심을 믿음이라고 착각하는 이들에게   안...
    Date2025.10.12 By이마르첼리노M Views68
    Read More
  9. No Image

    묵주기도

    묵주기도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역사라는 장엄한 성화(聖畫) 앞에서, 성모님의 푸른 망토 아래 관계의 신비를 관상하는 기도.   묵주알 하나하나가 기억의 강을 건너는 발자국이 되어, 마리아의 심장으로 바라본 예수님의 생애를 따라갑니다.   환희의 신...
    Date2025.10.07 By이마르첼리노M Views84
    Read More
  10. No Image

    관계의 신비를 관상하는 묵주기도

    관계의 신비를 관상하는 묵주기도   묵주의 기도는 단순히 기도문을 반복하는 것을 넘어, 구원의 역사 속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들, 즉 그리스도의 신비를 성모 마리아와 함께 관상(觀想)하는 깊은 기도입니다. 묵주의 기도를 바치며 묵상하는 환희, 빛, 고통,...
    Date2025.10.07 By이마르첼리노M Views57
    Read More
  11. No Image

    검소한 삶이 중심을 바꿉니다.

    검소한 삶이 중심을 바꿉니다.   검소함은 외부의 보상(권력, 명예, 재물)에 의존하지 않고 내면의 가치와 만족을 추구하게 함으로써, '조직에 무릎 꿇지 않는 유일한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진정한 자유와 독립성을 의미합니다.   끝없는 게임으로서의 ...
    Date2025.10.04 By이마르첼리노M Views64
    Read More
  12. No Image

    세 가지 열쇠와 하나의 기쁨

    세 가지 열쇠와 하나의 기쁨   가난은 허물을 벗는 옷차림, 세상의 무게를 놓아버리는 해방의 열쇠. 가진 것 없어도 발걸음 가볍고 그리스도의 발자국의 흔적이 눈에 밟힌다. 내 몫이라 움켜쥔 그림자 모두 놓으니, 하늘의 빛이 내 안 가득 채워지네.   겸손...
    Date2025.10.04 By이마르첼리노M Views49
    Read More
  13. No Image

    새벽기차 안에서

    새벽 기차 안에서   여명이 밝아오는 새벽 안개 자욱한 들판을 가로지르는 새벽 기차 안에서 차창을 스치는 가을 풍경이 정겹습니다.   후반기 인생의 간이역을 통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삶의 갖가지 애환과 건강의 적신호들이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기 때...
    Date2025.10.01 By이마르첼리노M Views70
    Read More
  14. No Image

    가을 바다에 물든 현존의 신비

    가을 바다에 물든 현존의 신비   가을 바다에 노을이 물들면, 내 마음도 붉게 타오릅니다. 그 강렬함 속에 원천의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오지만, 이내 잔잔한 위로가 번지며 모든 것을 감싸 안습니다.   이 순간, 바닷물에 비친 저 붉은 빛은 단순한 풍경이 ...
    Date2025.09.25 By이마르첼리노M Views68
    Read More
  15. No Image

    가을밤의 위로

    가을밤의 위로   저무는 해, 마지막 햇살은 떨어진 꽃잎 위로 붉게 녹아 흐르고 긴 그림자 드리운 길 끝에서 아득한 그리움이 바람에 실려와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창가에 스미는 차가운 달빛 아래 홀로 남은 그림자 하나 옅은 한숨을 쉬네요.   빈자리 채울...
    Date2025.09.24 By이마르첼리노M Views70
    Read More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3 Next ›
/ 11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