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를 구원하는가?
내가 서 있는 땅은 어디인가?
우주의 중심은 하느님이 창조한 세상이다.
내가 하느님 안에 있는가?
하느님이 내 안에 있는가?
우주의 중심이 하느님이다.
중심에서 떠난 사람은 다른 무엇으로 중심을 삼는다.
가짜들의 천국에서는 자기가 중심인 줄 안다.
그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진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분과 변두리는 중심인 것처럼 처신할 수 없다.
인과응보가 저지른 끔찍한 착각
한낱 피조물이 창조주를 대신하려고 한다.
자기중심성은 처음엔 필요했다.
그러나 중심을 바꾸는 변화를 거치지 않으면 살아 있어도 사는 게 아니다.
위로부터 얻는 에너지를 여러 관계를 통해서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를 중심으로 삼고 살면 너와 피조물은 물론
하느님까지 이용의 대상으로 삼고
자신의 지배 아래 두게 하려고 하기에
관계의 단절을 초래한다.
자신이 독립된 자아이며
자신을 모든 중심에 두려는 거짓 사랑에 빠지면 길을 잃고 만다.
진짜 유일한 문제는 거기에 있다.
내가 중심이라는 사실에 눈이 먼 것이다.
하느님 안에 사는 사람은
자신이 중심이 아니라 부분으로 인식하고
도구적 존재로 생각한다.
하느님 안에 있는 나를 보지 않고
계속해서 나를 중심으로 만들려는 유혹을 제한하지 않으면
나의 가짜 자아는 진짜인 것처럼 행세할 수밖에 없다.
인간의 비극이 시작된 점도 그러하다.
아담의 죄는 하느님처럼 되고자 한 죄이다.
들키지 않고 어렵사리 넘어가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진짜가 아니기 때문에 결국 자신을 실망하게 하고 말 것이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다 보면 결과가 좋지 않을 때가 있다.
보이기 위한 동기가 지나치면 자연스럽지 못하고
예기치 못한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기 쉽다.
그렇기에 너무 잘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있는 그대로 내보여도 괜찮다.
나에게 나를 내어주는 선은 그렇게 일상적이고 자연스럽다.
진짜는 하느님 안에 있기에 자유롭다.
하느님까지 자신 안에 가두고 살면 자신이 하느님이 된다.
그런 사람을 누가 좋아할 수 있을까?
누가 누구를 구원하는가?
하느님이 나를 구원하시는가?
내가 하느님을 구원하는가?
중심을 잃어버리면 쓰러지고 만다.
하느님 행세하다가 그렇게 끝난다.
그런 삶이 아름다울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