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17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병상에서 쓴 묵상 글 10

 

견딤의 통찰

 

나약함 속에서 피어나는 빛

 

병원 침대 위에서 맞이하는 하루는 느리고도 묵직하다. 창밖으로 새어 나오는 빛의 고요한 움직임, 의료진의 부지런한 발걸음, 그리고 내 안에서 조금씩 일어나는 변화까지. 몸의 아픔은 어쩌면 마음을 직면하게 하는 기회인지도 모른다. 마주하기 꺼렸던 감정들, 견뎌내기 위해 애써 숨겨왔던 상처들이 수술 후의 시간 속에서 나를 천천히 불러낸다.

 

프란치스칸의 가르침은 이런 시간을 다르게 바라보게 했다. 고난은 나를 짓누르는 시련이 아닌, 내 안의 여백을 만들어내는 연장이며 그 여백은 결국 평화로 채워질 수 있다고 했다.

 

가난과 겸손, 단순함의 삶을 택했던 성 프란치스코는 그 가르침을 통해 나에게 고난 속에서도 기쁨을 찾는 길을 열어주었다.

 

"참되고 완전한 기쁨"이란 자신의 무력함과 연약함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영의 현존을 경험하는 순간에 있다고 그는 말했다.

 

나는 나약함 속에서 나를 본다. 연약함은 나를 부끄럽게도 하지만, 동시에 나를 인간답게 만든다. 나의 부족함은 나를 더 큰 사랑과 이해로 이끌며, 타인의 고통을 공감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준다.

 

프란치스칸 전통은 이러한 나약함을 하느님께 맡기고, 그분의 은총 속에서 새로운 힘을 얻는 길을 가르친다.

 

나는 견뎌왔고, 또 견뎌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 견딤은 단순히 고통을 버티는 것이 아닌, 그 속에서 나를 찾아가고 영과 동행하는 여정으로 바꾸려 한다.

 

아픔은 더 이상 나를 속박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나를 자유롭게 하는 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그 문을 열고 나아가려 한다. 내가 살아가는 순간순간을 더 큰 평화와 사랑으로 채우고. 병원이라는 작은 세계 속에서 나는 나 자신과 마주하며, 더 큰 세계와의 연결을 깨닫는다. 견딤은 통찰로, 통찰은 또 다른 시작으로 이어진다.

 

믿음이 주는 위대한 가르침

고난 다음에 오는 기쁨과 자유로가는 길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것이 죽음과 부활로 연결된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의 현장이며 그분을 닮고 따르려는 내가 가야할 분명한 길이라는 사실을 더 깊은 차원에서 깨닫고 있다

 

2025, 4, 26. 토요일 영명축일에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1 예수님을 따라가다 발견하는 보물들 예수님을 따라가다 발견하는 보물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 이마르첼리노M 2025.08.04 123
1630 굴복과 사랑의 노래 굴복과 사랑의 노래   세상의 창고를 비우고서야 비로소 담기는 하늘의 양식 내 작은 지도를 접고서야 비로소 보이는 그분의 길 나를 부수어 향기로운 옥합이 될... 이마르첼리노M 2025.08.04 79
1629 흙에서 태어난 순례자의 노래 (골로사이 3장을 읽고) 흙에서 태어난 순례자의 노래 (골로사이 3장을 읽고)   나를 채웠던 단단한 '나'를 가난한 누이에게 기쁘게 내어주니 비로소 내 안에 깃들 하느님의 자리가 생겨... 이마르첼리노M 2025.08.03 85
1628 마리아는 육화의 도구로써의 원형 (천사들의 성 마리아 포르치운쿨라 축일에) 마리아는 육하의 도구로써의 원형 (천사들의 성 마리아 포르치운쿨라 축일에)   성 프란치스코와 성모 마리아의 관련성은 프란치스칸 영성의 핵심을 이해하는 데... 1 이마르첼리노M 2025.08.02 242
1627 만들어진 나와 참된 나 만들어진 나와 참된 나   영성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만들어진 자아상'에 대한 집착하는 데서 나옵니다. 이는 하느님 안에서 본래부터 ... 이마르첼리노M 2025.08.01 115
1626 작은자의 기도 작은 자의 기도   나는 창조라는 거대한 숲속에 선 한 그루의 이름 모를 나무입니다. 시간의 강물 위로 영원하신 하느님의 신비가 거대한 그림처럼 펼쳐질 때, ... 이마르첼리노M 2025.07.31 124
1625 친교 친교   친교의 본질은 자기 속을 드러낼 때 이루어집니다. 진정한 관계, 즉 친교는 서로가 자신의 내면, 생각, 감정, 취약성 등을 솔직하게 드러낼 때 비로소 형... 이마르첼리노M 2025.07.30 137
1624 가장 강력한 변화의 동력 가장 강력한 변화의 동력   &quot;너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되었음을 기뻐하여라&quot;(루가 10,20) 이 말씀을 온전히 신뢰한다면 그 말씀이 우리 인생 전체를 바꿔 놓을 ... 이마르첼리노M 2025.07.29 103
1623 금송아지 숭배에 대한 프란치스칸적 해석 금송아지 숭배에 대한 프란치스칸적 해석   프란치스칸 영성은 성 프란치스코의 삶과 가르침을 바탕으로 형성되었으며, 특히 가난, 겸손, 작음과 단순성, 그리고... 이마르첼리노M 2025.07.28 108
1622 연중 제17주일 말씀 묵상 연중 제 17주일 말씀 묵상   ​인간의 한계, 예수님의 유일한 구원, 그리고 성령의 인도하심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 ​인간의 역사는 &quot;의인 열 사람&quot;을 찾아 헤매... 이마르첼리노M 2025.07.27 103
1621 고요한 씨앗의 이야기 고요한 씨앗의 이야기   고요한 씨앗의 이야기 하느님은 말씀을 씨앗처럼 우리의 마음에 심으십니다. 그분의 씨앗은 보이지 않게 떨어지지만, 그 안에는 생명이 ... 이마르첼리노M 2025.07.23 105
1620 호명의 힘 (막달라마리아의 축일에) 호명의 힘 (막달라 마리아 축일에)   막달라 마리아의 간절하고 애타게 찾는 마음, 사람의 갈망과 마주하시는 예수님과 그분의 호명. 막달라 마리아의 모습은 인... 이마르첼리노M 2025.07.22 93
1619 연중 제 16주일 독서와 복음 말씀 묵상 연중 제 16주일 독서와 복음 말씀 묵상   1. 섬김과 환대 (아브라함과 나그네) 아브라함처럼 “작은 친절이 하늘 문을 여는 순간”이 됩니다. 누구든지 따뜻하게 ... 이마르첼리노M 2025.07.20 122
1618 K-민주주의와 플라톤 오늘날 이 시대의 롤모델로 여겨지는 K-민주주의가, 진정한 철학자들이 많아지는 ‘집단이성’의 형태로 발전해 간다면, 어쩌면 플라톤이 간절히 갈망했던 ‘정의로... 고도미니코 2025.07.19 90
1617 예수님께 배워야 할 전공과목 예수님께 배워야 할 전공과목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 편한 멍에와 가벼운짐 예수님에게서 배워야 할 최상의 학교   예수님의 마음, 곧 온유함과 겸손함은 세상... 이마르첼리노M 2025.07.17 139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3 Next ›
/ 11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