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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이 자기 제자 두 사람과 함께 서 있다가,
예수님께서 지나가시는 것을 눈여겨보며 말하였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그 두 제자는 요한이 말하는 것을 듣고 예수님을 따라갔다.”

오늘 복음은
요한이 자기 제자 두 사람과 함께 있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어서 지나가는 예수님을 보고는 자기 제자 둘을 떠나보내고,
제자들은 요한을 떠나 예수님을 따라가 예수님의 삶을 직접 봅니다.
그리고 이제 요한의 제자가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가 됩니다.

오늘은 복음을 읽다가 “자기 제자”라는 말이 눈에 특히 들어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안드레아와 다른 한 제자는 원래 요한의 제자였습니다.
그 제자가 그런데 예수님의 제자가 된 겁니다.
요한의 입장에서 보면 자기 제자를 뺏긴 거고,
예수님의 입장에서 보면 남의 제자를 가로챈 겁니다.
소유욕의 관점에서 요한과 예수님을 보면 뺏기고 가로챈 게 맞습니다.
그런데 사랑의 관점에서 두 분을 보면 선물을 주고받은 겁니다.
선물도 보통 선물이 아닌 애제자를 선물로 주고받은 겁니다.

이걸 생각하면 저는 결혼식의 신부 입장이 떠오릅니다.
아버지가 신부의 손을 잡고 들어와 사위에게 딸을 넘겨주는데
2-3십년 곱게 키운 딸을 넘겨주는 마음이 얼마나 애잔하겠습니까?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영원히 데리고 살고픈 사랑하는 딸이지요.
어떤 때는 그 사위가 도둑놈 같을 겁니다.
도둑도 보통 도둑이 아니라 내가 가장 아끼는 것을 훔쳐가는 도둑이요,
심지어는 강제로 빼앗아가는 날강도 같을 겁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딸을 너무 사랑하기에 떠나보내는 겁니다.
떠나보내지 못하는 그 순간, 사랑은 집착과 욕심이 되는 겁니다.
딸의 행복을 위해 떠나보내는 겁니다.
사위가 자기보다 더 행복하게 해주지 않고,
오히려 불행하게 할 거면 물론 안 떠나보낼 겁니다.
그러니까 더 행복하게 할 그 사람, 사위에게 넘겨주기까지
사위 마음에 드는 여자로 곱게 키워 때가 될 때 넘겨주는 겁니다.

딸은 어떻습니까?
몇 십 년을 나를 이렇게 곱게 키워준 사랑하는 아버지를 떠나는 것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 아플 겁니다.
나를 떠나보내고 허전해하실 아빠를 생각하면
내 사랑 찾아 떠나는 것이 이기적인 듯 하여 죄스럽기까지 할 겁니다.

그래도 안 떠나면 사랑 찾아 갈 수 없기에 떠나야 합니다.
더 행복하길 바라시는 아버지 사랑을 생각하며 떠나야 합니다.
아버지의 사랑까지 포기한 것이니 그만큼 더 신랑을 사랑해야 하고
사랑하는 아버지의 희생을 감수한 사랑이니 꼭 행복해야 합니다.
아버지와 있을 때보다 더 행복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아버지의 희생이 보람되도록 행복해야 합니다.
오늘 요한의 제자들도 같은 마음으로 요한을 떠났을 겁니다.

주님을 따르는 것은 이토록 떠날 것을 요구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고 거듭거듭 떠나고,
그때마다 사랑하는 분을 거듭거듭 다시 선택하게 합니다.
이 사랑을 포기할 때마다 주님 사랑을 선택하는 겁니다.

그리고 요한이 자기 제자들을 주님께 인도하고,
안드레아는 자기 형 베드로를 주님께 인도하였듯이
나만 주님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먼저 선택하고 따르는 그 주님께 다른 사람을 또 인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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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2.06.02 09:59:14
    더 커다란 사랑을 위하여
    지금 여기를 떠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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