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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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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찬가의 성모님(Madonna del Magnificat, 1480)

   가 :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 1445?-1510​)

   기 : 톤도 원형, 직경 118cm
소재지 :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서양 문화에 대해 일천한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저질러지고 있는 중대한 실수는 중세기에 대한 어이없이 황당한 평가이다.

역사에 대한 무지와 또 잘못된 개신교 영향을 받은 독일 학파에 쓰인 잘못된 견해를 여과 없이 수용해서 암흑시기로 규정하여 보화를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 우리나라에도 근세에 와서 몇 명의 학자들이 중세의 가치와 문화 예술에 대해 정확한 제시를 하면서 중세에 대해 새롭고 바른 인식을 하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중세는 시기적으로도 고대와 근대 현대를 뛰어넘을 수 있는 근 천년의 역사에 해당하는 것이고 이 시대에 이루어진 것들이 근대와 현대 문명을 이루는 디딤돌이 되었기에 중세는 너무 가치 있고 아름다운 문화를 지닌 시대이다.



특히 중세기 중에서도 작가가 활동했던 14세기에서 16세기까지 피렌체시는 한 세기에 한 명도 나오기 어려운 천재들이 여러 명 나타나면서 한 도시가 하나의 문명과 예술을 만들 만큼 대단한 자랑스러움을 누리고 있었다.

한마디로 인간적인 가치를 긍정적인 차원에서 한껏 강조하고 좋은 결실을 낸 시기가 된 것이다.

이처럼 르네상스 시기는 중세기 중에서 가장 여러 면에서 발달하고 성숙했던 시기였다.



여기에 겹쳐 예술과 학문을 도울 수 있는 보호자로 세계 인류 역사에 남을 명문 집안인 메디치 가문이 후원하고 동로마가 제국이 망하면서 거기서 피난 온 학자들이 희랍 철학을 전수해서 피렌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중세의 대표 도시로 성장하게 되었다.



이런 시대 피렌체의 부유한 금 세공사의 집안에서 태어난 작가는 가정의 재력과 상류사회의 인맥을 최대한 이용해서 한다한 작가들이 많던 피렌체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더욱이 당시 피렌체에서 탁월한 예술가인 필립보 리피의 문하에서 도제 교육을 받으면서 그의 명성을 천정부지에 이르게 되었다.



그의 화풍은 화려하면서도 명확한 선의 구사로 상쾌한 느낌을 줌으로써 풍요로운 삶에 길들였던 상류사회 계급들에 폭발적 매력을 주게 되었다.

또한 그는 성미술 뿐만 아니라 당시 동로마의 멸망으로 피렌체시로 피난 와 메디치 집안의 보호를 받으면서 전한 그리스 예술과 철학의 바탕을 둔 신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그림으로써 재력이 있는 상류사회에 큰 영향을 주게 되었다.



르네상스 문명 자체가 중세기의 문명 중 고도의 탁월성을 인정받는 시기에 작가는 두각을 드러냄으로 중세기의 꽃과 같은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 작품은 대략 1480년경의 작품으로 그가 작가로서의 기량을 최고로 인정받기 시작했을 때의 작품이다.



톤도라는 금으로 세공된 테두리뿐만 아니라 성모님과 그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피렌체 사회에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고급 인사들과 그들 가정 출신의 자녀들이라 등장인물로서도 성미술 이전에 상당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던 사람들이었다.



오늘도 재벌 집안에 무슨 행사가 있으면 등장하는 재벌가 자녀들이나 며느리의 의상이나 귀금속이 부유층뿐 아니라 서민들에게도 눈요기가 되는 큰 관심을 끄는 것처럼 이 작품은 성미술이기 이전 피렌체 분위기에서 거부할 수 없는 파격적인 매력을 주고 관심을 끄는 것이 되었다.

마치 이탈리아 고급 패션으로 인정받는 베르사체 제품으로 치장한 사람들이 등장한 것 같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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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천사 역할의 인물 5명과 성모님과 아기 예수님이 화면을 채우고 있다.



성모님은 여느 성모자상처럼 아기 예수님을 안고 계시나 예수님과 성모님의 역할이 예사롭지 않다.

먼저 성모님의 복장이 너무 화려하다 못해 호사스럽기까지 하다.

양쪽의 두 젊은이 모습으로 나타난 천사가 성모님의 화관을 들고 있는데 이것은 오늘도 부활 시기에 부르는 성모 찬송인 “하늘의 여왕(Regina Cæli)” 로서의 성모님이시다.



성모님의 화관은 당시 최고의 금속 세공술을 자랑하던 피렌체 명문가가 출신인 작가의 높은 안목이 만든 너무도 화려하고 세련된 모습인데, 이것은 성서에 나타나는 나자렛 처녀(루카1,28)인 성모님과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나 당시 피렌체의 현실에서는 아무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전체적으로 성모님의 모습이 어떤 귀족 집안의 여성처럼, 더없이 세련된 모습이어서 당시 사람들이 품고 있던 동정 성모님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나 이것 역시 그 당시 풍요사회에서 받아들이기 부담 없는 성모님의 모습으로 보면 되겠다.



풍요사회에서는 거기에 맞게 표현하는 것을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되라”는 것의 표현으로 여기는 것은 너무 과한 것일까?



또한 이 화관에는 너무도 정교한 솜씨로 만들어진 많은 별이 있는데, 이것은 중세부터 성모님의 호칭인 바다의 별(Stella Maris) 과 샛별(Stella Matutina)의 상징인데, 이것은 중생들이 혼돈에 빠져 고통의 탈출구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순간에 항해하는 선원들을 인도하는 별처럼 새벽을 밝히고 안내하는 별처럼 우리 인생을 인도하신다는 뜻이다.


아기 예수를 안고 계신 성모님은 아래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서로 눈길을 마주치고 있다.

그런데 이 모자간의 관계는 일상적인 모자와 다른 점이 있다.

아기 예수는 오른손으로 어머니 성모님의 손을 잡아 성모 찬송인 마니피캇을 적도록 안내하자  성모님은 아들 예수의 뜻을 따라 천사들이 들고 있는 필묵을 집어 자신의 신앙고백인 루카 복음 1장 46에서 56절에 나타나고 있는 성모 찬송을 적고 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루카 1,46-50)



  이 성모 찬송은 단순히 성모님에 대한 찬양이 아니라 성모님처럼 하느님의 뜻을 아무 조건 없이 따르는 크리스천들이 받을 영광을 미리 제시라는 것이기에 가톨릭교회의 모든 수도자 성직자들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 기도에 이 찬송을 바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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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비록 예수님은 어린이지만 하느님의 아들이시고 성모님은 어머니시지만 인간 피조물이기에 아들 예수의 인도를 받는 존재임을, 신앙의 정확한 위계질서를 알리고 있다.



예수님은 왼손에 석류를 쥐고 계시며 성모님이 아들 예수의 손을 잡고 있다.

오른손은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인 모자 관계를 설명한다면 왼쪽은 반대의 관계를 상징하고 있다.



중세기 미술에서는 상징을 많이 사용했는데, 특히 성화에서는 이것이 더 많이 등장했고 석류는 그 알이 붉은 물이 많은 것으로 예수님의 수난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러기에 성모님은 석류를 쥐고 있는 자기 아들의 왼손을 잡고 있는데, 이것이 구세사에서 차지하는 성모님의 고귀한 역할을 상징하고 있다.



성모님은 인류 구원을 위해 십자가의 죽음을 받아들인 당신 아들을 십자가 곁을 지키시며 까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에 동참했다는 참으로 심원한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



아들을 안고 있는 어머니와 어머니 품에 안겨 있는 아들의 표정치고는 뭔가 어두운 그림자가 있는데, 이것 역시 바로 성모자는 아들 예수의 십자가 죽음을 예견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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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모자의 뒷배경은 당시 이탈리아와 전혀 다른 고유한 화풍을 지닌 네덜란드 화풍으로 풍경을 담고 있다.

당시 유럽 전체를 주름잡던 피렌체 상인들은 네덜란드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기에 여기서 익힌 풍경을 담은 것은 당시 피렌체 공화국의 국제적 위상을 과시하는 것이다.




작가는 당시 성속(聖俗)을 왕래하면서 작품을 남겼기에 그의 작품은 부유한 고객들에게 인기 있는 작품이었으며 성화 외에도 당시 지성인과 부유한 사람들이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던 희랍 신화를 주제로 한 작품도 그리면서 많은 돈을 모으고 천정부지의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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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등장하는 5명의 천사는 날개가 없는 천사이다.

천사들에게 날개가 있다는 것은 중세 이전 이교도들이 즐겨 사용하던 천사의 상징이었는데, 인간의 가치를 강조하던 르네상스 사상에 심취한 작가는 급진적인 표현으로 날개가 없는 인간 모습의 천사를 파격적으로 등장시키고 있다.



한데 여기 등장하는 천사역의 미소년들은 피렌체시에서는 한다한 집안 출신의 꽃미남으로서 알려진 젊은이들이라 이 역할을 통해 이들은 오늘날 인기 연예인들이 누리는 것 같은 우월감에 빠지기도 했으며 재력이 있는 부모들은 자기 아들을 작품에 등장시킨 작가의 가치를 더 높이 보게 된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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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특별한 것은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 모델이었다.

작가의 유명한 작품인 봄이나 비너스의 탄생과 같은 피렌체 인들이 열광하던 작품의 모델과 여기 나타나는 성모님의 모델은 당시 피렌체에서 미인으로 소문난 시모네타라는 여인이었으며 피렌체 사람들에게 여신처럼 사랑과 존경받던 여인이었다.



작가 역시 이 여인을 짝사랑했으나 그녀와 상대할 수 없었고, 그녀는 당시 피렌체의 실세인 메디치 집안의 로렌조의 동생인 줄리아노의 정부가 되었으나 안타깝게도 결핵으로 20대 후반에 사망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피렌체 시민들의 기억 속에 신화 같은 존재로 남아 있었으며 작가는 여러 작품에 그녀를 등장시킴으로 더 유명하게 만들었다.



이런 와중에 작가는 어느 예술가보다 더 많은 인기와 풍요를 누리면서 피렌체에서 고위 인사들과 화려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생 말년에 이런 세속적인 삶의 허망함과 죄의식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그는 엄격한 회개 생활을 하고 자신의 미래 구원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그는 그토록 유능하고 행운을 달고 살면서도 독신으로 일생을 마쳤다.



풍요는 보통 퇴폐와 몰락으로 이어지나 피렌체는 원체 탄탄한 지성과 철학자들이 있었기에 인류 역사상 드문 황금시기를 누릴 수 있었으며 작가의 이 작품은 성미술 이전 피렌체 공화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 되었다.



한 마리로 자랑스러운 피렌체 공화국의 역사가 이 작품을 통해 정확히 드러나고 있다는 면에서 이 작품은 신앙적 교훈 못지않게 신앙이 지성과 교양의 영향을 받을 때 얼마나 인간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를 알리는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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