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58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주님이 태어나시는 땅

 

왕이 되려는 갈망을 넘어 스스로 왕이 되어 왕권을 넘보는 이들을 가차 없이 죽이는 문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왕들이 되어 왕들의 전쟁을 치르는 동안 허물어진 관계들, 그 안에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 새로운 왕이 탄생하셨다.

 

가난하신 하느님이 인간과 처음 대면한 장소에서 연약한 아기로 포대기에 싸여 계신 분께서 보여주신 놀라운 신비, 인간에게 맡겨진 존재로서 한없이 낮추시는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이 불러온 관계의 혁명, 동반과 부축의 대혁명이 말구유에서 시작된 것이다.

 

주님은 전능하신 팔을 펼치시어 마음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권세 있는 자들을 그 자리에서 내치시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높이셨으며, 배고픈 사람은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요한 사람은 빈손으로 돌려보내셨습니다.” (루가 1, 51-53)

 

교만한 자를 흩으시는 것은, 전능한 힘이 아니라 자신을 낮추시는 사랑의 전능이다. 전능을 통제를 장악하는 힘으로 인식하게 되면 사랑이신 하느님을 이해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사랑으로만 일하시기 때문이다. 선의 흐름을 막고 통제를 장악하려고 하는 이는 하느님이 아니라 자만심에 빠진 인간들이다. 자아도취에 중독된 이들이 하느님을 자기 호주머니에 넣고 하느님을 이용하여 그렇게 하고 싶어 한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자신들만 선택된 민족이라고 하듯이 다른 사람과 자신을 구분 짓고 그들보다 더 거룩하고 의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미성숙한 신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고도의 도덕적 바탕을 추구하며 다른 사람들보다 윤리적인 측면에서 확실히 더 훌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기도와 희생을 동원하여 경쟁하고 비교하려고 밤잠을 설친다.

 

권세 있는 자들을 내치시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높이시는 것도 힘으로 하시는 일이 아니다. 하느님과 연결되면 높은 자리에 있던 사람은 스스로 내려오고 보잘것없던 사람도 하느님의 무상성과 보편성으로 인하여 사랑받게 되기 때문이다.

 

배고픈 사람을 배불리시는 것 역시 자신을 내어주시는 하느님으로부터 배우는 사랑에서 나온다. 내어주는 사랑을 배운 이들이 배고픈 이들을 돌보게 하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힘은 매력으로 끌어당겨 당신과 연결되도록 이끌어 주신다. 하느님과 연결된 이들로 관계를 돌보시는 하느님이시기에 내가 할 일이지 하느님이 하실 일이 아니다. 성모님께서 하신 일이 그 일이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도구적 존재로 하느님의 이름과 나라와 뜻을 행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랑과 순수하고 진실한 양심을 지니고

우리의 마음과 몸에 그분을 모시고 다닐 때 (1코린 6,20)

우리는 그분의 어머니들입니다.

거룩한 모범과 행위로써 우리는 그분을 낳습니다.”

성프란치스코가 모든 신자들에게 보내신 편지 53

 

동등함과 평등함의 땅에서 피는 자비의 꽃, 받아들이고 내어주는 놀이에 빠져 자신을 잃어버리는 자유의 꽃, 내려가고 낮아질수록 아름다운 가난과 겸손의 꽃, 사람에 대한 깊은 존중과 선으로 서로를 끌어당기는 매력의 꽃향기, 기쁨의 꽃들이 관계 속에 피게 되면 주님이 태어나신다. 주님이 태어나시는 땅이 거기에 있다. 말구유 안에서 연약한 모습으로 인간의 돌보심에 자신을 맡기시는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의 전능이 거기에 있다.

 

하느님 안에 사는 사람인지를 아는 방법은 단순하다. 선의 흐름 안에서 자신을 보호할 필요를 느끼지 않고 힘없는 이들, 가장자리에 있는 이들, 바닥을 사는 이들, 낮은 자리에 머무는 사람과 단순한 사람에게로 이끌려 그들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사람인가를 확인해보면 안다.

 

영적 기쁨은 전적으로 내면의 일이다. 자신을 내어주면서도 기뻐하는 이의 환한 얼굴과 눈빛이 하느님의 얼굴을 반사한다. 하늘이 땅에까지 내려와 땅이 하늘로 가득 차 있는 육화의 신비 안에서 선한 것을 꺼내어 먼저 건네는 존재의 토대, 그렇게 되도록 허용하는 변화가 그분을 낳는 일이다. 하느님의 내적 생명이 관계성 안에서 우리를 변모시켜 너와 나 사이에 흘러가게 하는 거기에 신적 생명이 태어나는 신비를 보는 것이다.

 

20221224일 성탄절에

이기남 마르첼리노 마리아 형제 O.F.M.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25 관계의 밭에서 발견한 아버지의 품 (마태 13,44) 관계의 밭에서 발견한 아버지의 품 (마태 13,44)   누군가를 배제함으로써 스스로를 규정하려는 교회는 잘못된 교회입니다.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을 단죄하시... 이마르첼리노M 2024.08.16 339
1524 자연 생태계 안에서 바라보는 관상의 생태계 자연 생태계 안에서 바라보는 관상의 생태계   창조된 자연 생태계 안에서 영적 생태계를 바라보는 사람은 영이 물질세계로 들어온 육화의 신비 안에서 자신을 ... 이마르첼리노M 2024.08.10 285
1523 하느님 안에서 사는 법을 배우는 사람만이 자기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사는 법을 배우는 사람만이 자기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관심은 인간의 죄가 아니라 인간의 고통이었습니다. 이러한 고통에 직... 이마르첼리노M 2024.08.07 285
1522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갈망이 꽃피는 땅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갈망이 꽃피는 땅   그리스도의 신비 가운데 가장 위대한 신비는 육화의 신비일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육을 선택하셨기에 볼 수 있는 물질... 이마르첼리노M 2024.08.03 190
1521 열 둘째날: 움켜잡은 것을 내려놓기 열 둘째 날: 움켜잡은 것을 내려놓기 당신의 삶에서 움켜잡은 것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그래서 당신에게 다가온 모든 사람들과 모든 것에서 (소유당하지 않고) ... 김상욱요셉 2024.08.01 324
1520 무지의 구름을 뚫고 ( 삼의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케 하는 존재의 일의성) 무지의 구름을 뚫고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케 하는 존재의 일의성)   둔스스코투스가 말한 “존재의 일의성”은 “한 목소리”를 뜻한다고 했습니다. 하느님... 이마르첼리노M 2024.08.01 279
1519 프란치스칸들이 복음을 산다는 것은? 프란치스칸들이 복음을 산다는 것은?   프란치스칸 카리스마란? 회개와 형제성과 작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면서 교회 안에서 복음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이마르첼리노M 2024.07.28 551
1518 프란치스칸 영성 (통합된 안목으로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는 삶의 방식) 프란치스칸 영성 (통합된 안목으로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는 삶의 방식)   성프란치스코는 예수님의 신성보다 인성을 더 사랑하셨습니다. 우리가 닮고 따를 ... 이마르첼리노M 2024.07.24 1099
1517 神話에서 神化로 (육화의 신비) 神話에서 神化로 (육화의 신비)   예수님 안에서 신성이 육신으로 드러난 것은 말씀이 사람이 되었다는 육화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육화의 본질적인 ... 이마르첼리노M 2024.07.21 864
1516 인간의 나약함 안에서 꽃피는 말씀의 통치 인간의 나약함 안에서 꽃피는 말씀의 통치   하느님의 통치, 곧 하느님의 다스리심은 도구적 존재로 살아가는 내가, 나와 다른 무수한 너와 피조물과 어떻게 연결... 이마르첼리노M 2024.07.16 668
1515 열한째 날: 깊은 감사 열한째 날: 깊은 감사 어떻게 하면 당신은 삶에서 더 감사할 수 있는가? 만약 당신이 누구나 무엇을 잃는다면, 누구 혹은 무엇을 가장 그리워할 것인가? 당신은 ... 김상욱요셉 2024.07.12 213
1514 내가 찾는 하느님 나라는 어디에? 내가 찾는 하느님 나라는 어디에?   교회에서 찾는 하느님 나라, 세상에서 찾는 하느님 나라, 다음 세상에서 찾는 하느님 나라. 나는 어디에서 하느님 나라를 찾... 이마르첼리노M 2024.07.11 612
1513 영원한 지금, 꽉 찬 오늘 (하느님 나라의 현재) 영원한 지금, 꽉 찬 오늘 (하느님 나라의 현재)   말씀의 통치에 굴복하는 믿음을 드러내는 때는 미래가 아닌 지금입니다. 아버지의 이름을 빛나게 하고, 아버지... 이마르첼리노M 2024.07.09 504
1512 변화된 실존의 생생한 관계의 현장으로 나아가는 기도의 길 변화된 실존의 생생한 관계의 현장으로 나아가는 기도의 길   파스카는 거르고 지나가다 라는 뜻으로 죽음의 천사가 양의 피가 묻어 있으면 재앙을 거두고 지나... 이마르첼리노M 2024.07.07 284
1511 믿음은 사랑하기 위하여 선택하는 결단입니다. 믿음은 사랑하기 위하여 선택하는 결단입니다.     성령께서는 사람들이 악의 유혹을 느끼는 순간마다 그들의 마음속에서 선의 유혹을 불러일으키려고 힘쓰고 계... 이마르첼리노M 2024.07.05 399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07 Next ›
/ 10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