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618 추천 수 0 댓글 18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배가본드(vagabond)라는 말이 있지요.

우리말로 여행자라고 번역되는 말인데 이것을 영영사전에서는

wandering aimlessly without ties to a place or community’라고 풀이합니다.

 

풀이하면 어떤 일정한 장소나 공동체에 매임 없이

그리고 아무 뚜렷한 목적 없이 떠도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는 정처 없이 떠도는 것이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요즘 참으로 여행자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좀 더 고상하게 성지 순례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한곳에 매인 삶이 답답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이렇게 저는 함부로 의심도 하고 비판도 합니다.

 

아무튼 여행이나 순례나 공통점은 어떤 곳에 매이지 않고,

머물던 곳을 떠나 돌아다니는 것입니다.

 

오늘 독서의 아모스나 복음의 제자들도 이와 같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여행자나 순례자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여행자와 순례자가 자기 스스로 떠나는 것이라면

예언자와 사도들은 부르심 받고 파견받아 떠나는 것이 근본적인 차이점입니다.

 

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여행자와 순례자가 자기가 좋아서

그리고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곧 자기가 끌리는 데로 간다면

예언자와 사도들은 가기 싫어도 가라고 하시니 가고,

가고 싶지 않은 곳도 가라고 하시니 가는 것이 다른 것이지요.

 

실로 저희 수도자와 선교사에게 관건은 파견의식입니다.

여기서 파견의식이란 파견 예절의 뜻이 아니라

나는 파견되는 존재라는 정체성 의식을 말함입니다.

 

내가 파견되고 안 되고는 파견자의 뜻이고,

어디로 파견되는 것도 파견의 뜻이며,

파견되지 않으면 있는 곳에 계속 있는 것도 파견자의 뜻입니다.

 

그런데 수도자건 신자들이건 이런 파견의식이 없어

파견자의 뜻을 생각지 않고 셀프파견을 하려 합니다.

 

옛날 수도자들은 선교사로 파견될 때

선교사가 될 생각이 없는데도 선교사가 되라고 하니 되고,

갈 곳도 자기 선택이 아니라 가라는 곳이, 갈 곳이 되었는데

지금은 내가 선교사가 되고 싶어서 되고

가고 싶은 곳이, 갈 곳이 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집니다.

 

여행자나 순례자와 예언자나 선교사의 차이는 여행 짐을 봐도 알 수 있지요.

요즘 여행자들은 웬 짐이 그리 많습니까? 짐이 짐스럽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제가 속으로 비판합니다.

다른 것은 그렇게 짐스러워하면서 여행 짐은 하나도 짐스럽지 않은가 보다고.

 

오늘 주님께서는 짐에 관한 규정을 파견 규정으로 내려 주십니다.

아무것도 지니지 마라!

아무것도 너에게 짐이 되고 지장이 되지 않게 하라!

아무것도 네가 의존하는 필수품이 되지 않게 하라!

 

네가 오로지 지녀야 할 것 곧 짐은 주님뿐이다!

주님의 복음과 주님의 평화만 너의 짐이다!

 

주님의 파견 규정에는 가야 할 곳도 있습니다.

가야 할 곳은 장소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경치 좋은 곳 또는 명승지가 아니라 사람들입니다.

목적이 복음 선포이니 장소가 아니라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주님의 파견 규정에는 마무리 규정도 있습니다.

떠나갈 때 파견자의 뜻대로 파견되었듯

마칠 때도 파견자의 뜻대로 마쳐야 합니다.

 

더 있고 싶다고 하지 않음은 말할 것도 없고,

환영받지 못할 때 뒤끝이 작렬해서도 안 됩니다.

발의 먼지를 털고 깨끗이 떠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함에는 그곳을 깨끗이 떠나는 뜻도 있지만

더 중요한 뜻은 새로운 곳으로 가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곳도 그리고 어떤 사람도 애착하지 말고,

그저 하느님 뜻에 따라 있기도 하고 떠나기도 하라는 주님의 뜻 말입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여행자가 아니라 복음 선포를 위해 파견된 자들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성체순례자) 2024.08.11 00:01:18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4.07.14 06:15:38
    당쇠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1Feb

    사순 1주 수요일-그러자 회개한

    오늘 주님께서는 표징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요나 예언자의 표징은 어떤 표징일까요? 그것은 회개하지 않...
    Date2024.02.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5 Views565
    Read More
  2. No Image 21Feb

    2024년 2월 21일 수요일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기도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기도 by 고인현 도미니코 신부 ofm 아니마또레(이태리어): '촉진자', '활력과 영감을 불어넣는 자'를 의미합니다. 에페소 공의회(431년)에서 하느님의 어머니로 선포한 성모님을 ‘평화의 모후’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모후’(찬...
    Date2024.02.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97
    Read More
  3. No Image 20Feb

    사순 제1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용서를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허물을 용서하는 것에 따라서 하느님께서도 우리의 허물을 용서하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행동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Date2024.02.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97
    Read More
  4. No Image 20Feb

    2024년 2월 20일 화요일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기도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기도 by 고인현 도미니코 신부 ofm 아니마또레(이태리어): '촉진자', '활력과 영감을 불어넣는 자'를 의미합니다. 에페소 공의회(431년)에서 하느님의 어머니로 선포한 성모님을 ‘평화의 모후’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모후’(찬...
    Date2024.02.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250
    Read More
  5. No Image 20Feb

    사순 1주 화요일-잘하는 기도

    “너희는 기도할 때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전에 몇 차례 얘기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제가 환갑이 되고, 사제 서품 30주년이 되던 해에 저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지요. 그때 저는 제가 열심히 살았지만 잘 산 것은 아니라는 뼈아픈 ...
    Date2024.02.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4 Views655
    Read More
  6. No Image 19Feb

    사순 제1주간 월요일

    오늘 복음에 나오는 임금은 자신을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명과 같다고 표현합니다. 이 임금은 사람의 아들 즉 예수님이심을 복음 시작부분에서 알 수 있습니다. 즉 가장 작은 이들에게 해 준 것이 하느님께 해 드린 것이며 그들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 하...
    Date2024.02.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29
    Read More
  7. No Image 19Feb

    2024년 2월 19일 월요일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기도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기도 by 고인현 도미니코 신부 ofm 아니마또레(이태리어): '촉진자', '활력과 영감을 불어넣는 자'를 의미합니다. 에페소 공의회(431년)에서 하느님의 어머니로 선포한 성모님을 ‘평화의 모후’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모후’(찬...
    Date2024.02.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115
    Read More
  8. No Image 19Feb

    사순 1주 월요일-여김에 대하여

    “나, 주 너의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나는 주님이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위의 레위기와 복음의 말씀...
    Date2024.02.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3 Views571
    Read More
  9. No Image 18Feb

    사순 제1주일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셨다고 전합니다. 유혹이라는 단어를 보면 남을 속여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이끌어 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속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
    Date2024.02.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94
    Read More
  10. No Image 18Feb

    사순 제1주일-성령의 승리와 단련을 위해

    “성령께서는 예수님을 광야로 내보내셨다.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오늘 첫째 독서는 창세기 노아의 홍수 얘기이고, 둘째 독서 베드로 서간은 과거엔 노아가 물로 구원받았음을 얘기하면서 이젠 노아의 홍수보다 그 ...
    Date2024.02.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6 Views51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19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 816 Next ›
/ 81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