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의 예수님께서는
수난을 앞두고 계십니다.
제자들을 떠나갈 시점에서
제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많으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알아듣지 못할 것이기에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성령께 맡기십니다.

성령께서 제자들에게 알려주시는 것은
예수님에게서 받은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무엇인가를
성령께 전해 주시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예수님께서 가지고 계신 것도
하느님 아버지의 것이기에
여기에서 또다른 주고 받음이 나타납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예수님께 주시고,
그것을 예수님께서는 성령께 전해 주십니다.
성령께서는 그것을 제자들에게 주실 것입니다.
여기에서
하느님 아버지, 예수 그리스도, 성령, 제자들
이러한 연결 고리가 나타나고,
그것은 주고 받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한 17장에서 예수님께서는
일치를 말씀하십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예수 그리스도가 이루는 일치는
서로 주고 받음에서 나타납니다.
16장은 거기에 덧붙여 성령을 언급하며,
예수님께서 성령께 무엇인가를 전해주심은
성령도
하느님 아버지와 예수 그리스도의 일치 안에
포함되어 있음을 드러냅니다.
성부, 성자, 성령은
주고 받음을 통해 일치를 드러내십니다.

그러나 이것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성령께서 제자들에게 알려 주신다는 것은
제자들도
삼위일체 안으로 초대됨을 보여줍니다.
세 위격의 하느님께서
한 분으로 일치를 이루신다는 것이
그저 우리가 믿어야 할 그 무엇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것을 우리가 받아들일 때
우리는 하느님과 일치하게 됩니다.
그 받아들임을
요한복음은 믿음이라고 표현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믿을 때
창조주이신 하느님과
피조물인 인간의 일치가 이루어집니다.
하느님께서 삼위일체이시라는 것은
우리도 그 일치 안에 포함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줍니다.

서로 다르다는 것에서
우리는 종종 상처받습니다.
다름이 불편해서 일치를 추구하지만,
그 일치는 같음을 이야기하면서
획일화를 주장합니다.
같을 수 없는 둘을
같게 만들기 위해서
드러나는 모습을 감추기도 하고
드러내지 못하게 막기도 합니다.
그 안에서 힘이 작용하고,
약한 사람도 강한 사람도
상처를 입게 됩니다.
삼위일체 하느님께서는
서로 다르면서도 하나가 될 수 있음을
우리에게 몸소 보여주십니다.
그분에 대한 믿음 안에서,
믿음을 통한 일치로 들어가면서
획일화의 폭력에서 입은 상처가
치유되기를 기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