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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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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둘씩 짝지어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그러면서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셨다."

 

오늘 주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파견하십니다.

지금껏 늘 데리고 다니던 제자들을 이제 파견하시는데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고 하시며 둘씩 짝지어 보내십니다.

그러니까 아무것도 없고 주님도 없이 둘씩 떠나는 겁니다.

 

여기서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주님께서는 왜 극구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고 하실까?

주님께서는 왜 둘씩 짝지어 파견하실까?

 

그것은 아무것도 지니지 말아야지, 필요하다고 하나씩 챙기기 시작하면

짐이 점점 늘어 여행이 불가능케 될까 봐 아예 싹둑 자르는 걸 겁니다.

 

코로나 때문에 요즘은 못가지만 산티아고 순례를 다녀온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의 한결같은 증언은 출발할 때 짐을 줄인다고 줄였는데도

걷다 보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거추장스럽기만 하여

하나씩 하나씩 버렸다는 것입니다.

 

이 얘기를 듣고서 저는 백분 동감합니다.

저도 관구장 임기를 끝내고 쇄신 기간이 주어졌을 때

한 달 순례를 떠나면서 침낭을 들고 떠난 적이 있습니다.

 

아직 5월이라 노숙을 할 때 침낭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런데 며칠 못가 그 침낭이 너무도 짐스러워 그만 포기하였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고 하신 것은 이런 실용적인

이유보다 더 중요한 이유 곧 영적인 이유가 있었기 때문인데

복음선포를 할 때 하느님 아닌 다른 것에 의지치 않게 하려는 겁니다.

 

또 다른 경우 무전 순례를 떠나면서 만원을 갖고 출발을 하였습니다.

그때 생각으로는 비상금으로 그야말로 급할 때 쓰자는 돈이었는데

그런데 그 만원이 내내 저에게 유혹이 되고 분심꺼리였습니다.

 

먹을 것을 구걸하다가 실패하여 몇 끼를 굶게 되면

하느님 안배에 맡기기보다 그 돈으로

해결하고픈 유혹이 자꾸 저를 괴롭히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그 돈을 아예 다른 데 써버리고 나니 비로소

마음에 자유가 오고 오로지 하느님께 의지케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주님의 복음을 선포하러 가는 것이기에 주님과 복음 외에는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제가 북한 선교를 할 때 많은 돈을 투자했는데

식량이나 약품이나 농자재 지원 같은 인도적인 사랑 차원에서 그러하기도

했지만 그런 지원이 없을 때 아예 들어갈 수 없으니 그러하기도 하였지요.

 

그러나 오늘 주님 말씀이나 프란치스코의 예를 보면

그러지 말았어야 했고 그래서 그때나 지금이나 부끄럽습니다.

 

프란치스코는 진짜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군대도 없이

이슬람 술탄에게 갔고, 어떤 목표나 성과를 욕심내지 않고 갔으며

그래서 술탄은 오히려 그런 그를 하느님의 사람으로 믿게 되었지요.

 

이제 마지막으로 볼 것은 왜 둘씩 짝지어 보냈느냐는 점입니다.

당신이 함께 가지 않으니 당신 대신 서로 의지하라고?

 

그런 의미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그 짝이 바로 주님입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한 짝이 되었다면 베드로에게 요한이 주님이 되고,

요한에게 베드로가 주님이 되는 것입니다.

 

언제나 둘이나 셋이 있는 곳에 당신이 함께 계시겠다는 뜻과도 일치합니다.

하느님께서 짝지어주신 부부도 실은 서로가 서로에게 주님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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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2.04 03:45:27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2.04 03:44:54
    20년 연중 제4주간 목요일
    (길 묵상)
    http://www.ofmkorea.org/315813

    19년 연중 제4주간 목요일
    (내 갈 곳은 어디?)
    http://www.ofmkorea.org/19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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