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979 추천 수 3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오늘 주님 변모 축일에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베드로의 말이 다른 말씀들을 제치고 제 맘에 와 닿았는데,

그런데 그 와 닿은 것이 결코 좋은 뜻에서가 아닙니다.

천지분간 못하고 참 철딱서니 없다는 그런 느낌입니다.

 

이 말에는 음지는 피하고 양지만 찾는 철부지스러움이 있습니다.

철이 들어서야 깨닫게 되는 것이지만 우리 인간은 미성숙할수록

깨끗한 것만 좋아하고, 좋은 것만 좋아하는데 바로 그런 겁니다.

 

지난 포르치운쿨라 행진 중에 어떻게 행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얘기하면서 재미있게 걷는 것과 의미있게 걷는 것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이 얘기를 한 데에는 요즘 사람들이 의미보다 재미를 쫓는 것에 대한

저의 염려와 비판적인 시각이 들어있지요.

 

재미를 영어로 표현하면 Fun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방송 프로나 광고 문구를 보면 이 Fun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것은 재미가 요즘 모든 프로그램이나 활동의 대세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재미있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고 이왕이면 재미있어야겠지요.

사실 재미없는 영화나 방송을 굳이 볼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영화나 놀이는 재미있으면 즐기고 없으면 굳이 할 필요가 없지만

우리 인생도 그럴 수는 없는 것이지요.

재미있는 것만 있을 수 없고, 재미없다고 삶을 포기할 수 없는 거잖아요?

 

재미와 의미 둘 다 있으면 제일 좋지만 그게 불가능하여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면 영화는 재미있는 것을 선택해도 되겠지만

삶은 재미있는 삶보다 의미가 있는 삶을 선택해야겠지요.

 

그런데 오늘 베드로의 말에는 또 다른 문제,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주님과 함께 지내고 싶다고 해야 하는데 여기서 지내면 좋겠다니 말입니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베드로는 제자이고 그래서 주님을 따라 어디든지 가야 하는 존재입니다.

어디든지 가야 하기에 어디에도 머물지 말아야 하는 존재이기도 하고요.

그런데도 주님을 따라 가려고 하기보다는 여기에 머물면 좋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오늘 주님의 변모 얘기는 주님께서 첫 번째로

수난을 예고하시며 당신을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를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신 말씀 바로 다음에

배치된 얘기이고, 그리고 두 번째 수난 예고가 이 얘기에 이어지지요.

 

그러니까 베드로는 주님의 수난 예고나 당신을 따르려면 자기를 버리고

십자가를 져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도 주님을 따를 생각이나

십자가를 질 생각은 않고 <여기에서> 그러니까

지상 낙원에서 지낼 생각만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지만 거룩한 변모를 주님께서 보여주신 뜻을

그도 나중에는 깨닫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주님께서 수난을 당하시고 자기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한

예수님께서 정말로 하느님의 사랑 받는 아들이신지 의혹에 차 있을 때

오늘 본 주님의 영광스런 변모를 생각하며 주님께서 하신 말씀들도

곰곰이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 지상 낙원에서 머물려고 했던 그도 비로소

주님을 따라 나설 것이고, 십자가와 부활의 길을 갈 것이며,

오늘 독서에서 얘기하듯이 주님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증언할 것입니다.

 

"우리도 그 거룩한 산에 그분과 함께 있으면서 하늘에서 들려온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로써 우리에게는 예언자들의 말씀이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서 날이 밝아 오고 샛별이 떠오를 때까지 어둠 속에서

비치는 불빛을 바라보듯이 그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8.06 06:49:33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8.06 06:48:57
    19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걸림돌인가? 디딤돌인가?)
    http://www.ofmkorea.org/249378

    18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변모의 의도)
    http://www.ofmkorea.org/132331

    17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주님께서는 왜 세 제자들에게만)
    http://www.ofmkorea.org/109221

    16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우리는 덕으로 본다.)
    http://www.ofmkorea.org/92344

    15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모습이 변해야 한다면 주님이 아니라 우리가)
    http://www.ofmkorea.org/80977

    13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편애가 아니라 사명이다.)
    http://www.ofmkorea.org/55480

    12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우리도 그분처럼)
    http://www.ofmkorea.org/33196

    11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망가지는 사랑과 역 변모)
    http://www.ofmkorea.org/5241

    09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타볼 산에서, 문수봉에서)
    http://www.ofmkorea.org/2957

    08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본색이 드러나다)
    http://www.ofmkorea.org/1574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7Jan

    연중 2주 수요일-수 억이 나를 미워해도

    “그곳에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고발하려고, 그분께서 안식일에 그 사람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예수님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일어나 가운데로 나와라’고 하셨다”   요즘 며칠 계속되는 복음은 긴장의...
    Date2018.01.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9678
    Read More
  2. No Image 16Jan

    연중 2주 화요일-하지 말아야 할 것

    “보십시오, 저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합니까?”   오늘 복음과 같은 말씀을 접하면 저는 은근히 화가 치솟습니다. 제 성향性向이라 할 수도 있고 지향志向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해야 할 것을 생각해야지 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생각...
    Date2018.01.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0007
    Read More
  3. No Image 15Jan

    연중 2주 월요일-사랑으로 마시니 포도주가 맛있다!

    “주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번제물이나 희생 제물 바치는 것을 주님께서 더 좋아하실 것 같습니까?”   오늘 저는 독서와 복음을 읽고 두 독서의 공통주제로 이것을 삼았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옳은 일 vs 하느님이나 다른 사람이 원하는 사랑의 일 내가...
    Date2018.01.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9272
    Read More
  4. No Image 14Jan

    연중 제2주일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가끔 의심이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는 지금 정말 하느님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인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인지  확신이 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그렇다고 이야기 해 주면 좋을 것 같고,  ...
    Date2018.01.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911
    Read More
  5. No Image 14Jan

    연중 제 2 주일-우리는 제자이며 동시에 스승이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하느님-스승-제자의 관계를 얘기합니다. 그런데 당연한 것이지만 제자들, 곧 엘리의 제자 사무엘과 요한의 제자인 안드레아와 다른 제자는 아직 하느님을 모릅니다.   이에 대해 사무엘기는 “사무엘은 아직 주님을 알지 못하고, 주님...
    Date2018.01.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178
    Read More
  6. No Image 13Jan

    연중 1주 토요일-음지의 죄의식과 양지의 죄의식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주님께서는 왜 세리 레위를 부르셨을까요? 레위를 부르시기 전 군중을 가르치셨는데 왜 열망을 가지고 당신의 가르침을 받으러 온 그들 가운데서는 부르지 않고, 세관에 앉아 있는, 다시 말해서 주님의 말씀...
    Date2018.01.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640
    Read More
  7. No Image 12Jan

    연중 1주 금요일-세속은 떠나고 세상 안으로는 들어가야 할 우리

    “이제 다른 모든 민족들처럼 우리를 통치할 임금을 세워 주십시오.”   저는 사무엘기의 오늘 얘기를 읽을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임금은 꼭 필요한 것인가? 없으면 안 되는가? 임금을 세워달라는 어쩌면 당연한 요청에 왜 사무엘은 언짢아했을...
    Date2018.01.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8942
    Read More
  8. No Image 11Jan

    연중 1주 목요일-기대는 쉬어도 믿는 것은 어렵다.

    오늘 사무엘기는 전쟁에 패한 이스라엘 사람들이 느끼는 낭패감과 그러는 가운데 살기 위해 수를 쓰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얄팍함을 그대로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주님께서 어찌하여 오늘 필리스티아인들 앞에서 우리를 치셨을까? 주님의 계약 궤를 모...
    Date2018.01.1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601
    Read More
  9. No Image 10Jan

    연중 1주 수요일-기도하러가 아니라 말씀 들으러

    “주님,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   오늘 사무엘기의 얘기는 너무도 유명한 부르심, 성소 얘기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어떻게 부르시는지, 우리는 그 부르심을 어떻게 식별해야 하는지, 우리는 그 부르심에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지 ...
    Date2018.01.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613
    Read More
  10. No Image 09Jan

    연중 1주 화요일-마음을 움직이는 힘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이다. 저이가 더러운 영들에게 명령하니 그것들도 복종하는구나.”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나오는데 가르침에 권위가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가르침과 권위...
    Date2018.01.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931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85 586 587 588 589 590 591 592 593 594 ... 805 Next ›
/ 80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