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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말씀드린 대로 오늘 복음은 어제 주님께서 추수할 곳은 많은데

일꾼이 적으니 하느님께 일꾼을 보내 달라고 청하라고 하신 것에

이어지는 복음이고 그래서 오늘 주님께서는 열두 사도를 뽑으십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왜 열두 사도냐 하면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대표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고 그러므로 열둘이라는 숫자는

갈라지거나 흩어지지 않은 완전체의 숫자입니다.

 

저의 사가를 예를 들어 얘기하자면 여섯 형제가 다 모여야 완전하지요.

그런데 만일 이제 나이 먹어 누구 한 사람이 먼저 우리 곁을 떠난다면

옆구리가 무척 허전할 것이고 그보다도 더 의가 상해서 한 사람이라도

같이 모이지 않는다면 모일 때마다 이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우리 교회나 공동체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라는 것이 본래 하느님 집안이고 그 구성원들의 모임인데

집안이 깨어지고 구성원들이 흩어졌다면 모으기 위한 노력을 해야겠지요.

 

그래서 저는 이런 뜻에서 주님께서 열두 사도를 부르시고,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고 말씀하신 것도

바로 이런 뜻에서 하신 말씀이라고 이해를 합니다.

 

그러니까 주님께서 굳이 다른 민족들에게는 가지 말고,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고 하심은 비록 <먼저>라는

말을 하지 않으셨어도 다른 민족들에게 가기 전에 먼저 이스라엘 집안을

재건하라는 말씀이고 그러기 위해 흩어진 양들을 찾아가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이 복음을 묵상하면서 수신제가치국평천하

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떠올렸습니다.

보통 수신제가한 연후에 치국평천하하라고 하지요.

 

그러니까 자기 수신을 먼저 하고, 그 다음에서 가정을 잘 다스리고,

그런 다음에 자기 나라를 다스리고, 그런 다음에 천하를 평화롭게 하라는

말씀인데 이것을 우리에게 적용시키면 먼저 자기 복음화를 하고,

그런 다음 자기 가정과 공동체를 복음화하고,

그런 다음 자기 민족과 온 세상을 복음화 하라는 말씀이지요.

 

옛날에는 해외 선교를 책임지고 그래서 해외 선교를 많이 강조하던 제가

요즘에는 지금 여기서부터 선교를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런 뜻인데

이 얘기를 하면서 저는 우리가 어디를 먼저 찾아가야 하느냐,

다시 말해서 주님께서 우리를 어디로 먼저 파견하시느냐 자주 묻곤 합니다.

 

그런데 그 답은 너무도 분명합니다.

내가 복음화 되었다면 먼저 가까운 곳부터 찾아가야 합니다.

가정으로 치면 내 남편이나 아내나 부모자식에게 먼저 가야하고,

수도원으로 치면 한 공동체에 같이 사는 형제자매들에게 먼저 가야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을 보면 가족이나 가까운 형제들은 팽개치고

멀리 밖에 나가서 봉사를 한다든지 복음을 전한다든지 합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복음 전하는 것이 제일 힘들기 때문이고,

힘든 정도가 아니라 이미 깨져서 관계가 냉랭하기 때문입니다.

 

가까운 사람끼리 제일 상처를 주고받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가시가 있기 마련인데 멀리 있으면 아무리 가시가 많고

날카로워도 찔릴 리가 없고 가까이 있을 때만 찔리지 않습니까?

 

그러니 오늘 주님께서 다른 민족들에게 가지 말고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을 찾아가라는 주님도 이스라엘의 배타적 선민주의에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부터, 지금 여기서부터

차츰차츰 복음화 하라는 말씀으로 이해하고

우리의 눈을 가까운 곳으로 돌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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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7.08 05:37:05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7.08 05:36:07
    19년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일꾼이 아니고)
    http://www.ofmkorea.org/236184

    18년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가까이 부르시는 주님)
    http://www.ofmkorea.org/128227

    17년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파견의 단계들)
    http://www.ofmkorea.org/107042

    16년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나는 어떤 사람인가?)
    http://www.ofmkorea.org/91026

    15년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우리는 희망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희망 공동체)
    http://www.ofmkorea.org/79626

    11년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사도로 부름 받은 뜻은?)
    http://www.ofmkorea.org/5184

    10년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하느님께서 일을 맡기시면)
    http://www.ofmkorea.org/4196

    09년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오라시고 가라시는 주님)
    http://www.ofmkorea.org/2780

    08년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부르시고 파견하시는 주님)
    http://www.ofmkorea.org/1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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