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124 추천 수 2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돌아보면 지금까지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의 복음을 읽을 때

제가 주님처럼 누군가를 동반하는 관점에서 주로 읽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는 주님의 동반을 잘 받고 있는지 성찰케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수도원 부활절 연중행사로 엠마오를 많이 다녀오긴 하였지만

봄나들이 식의 연중행사였지 주님께서 진정 제 인생의 동반자임을

성찰하는 그런 엠마오 성찰은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의 여정은 회개의 여정 또는

방향전환의 여정이라고 이번에 저는 묵상했습니다.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이 방향 전환하여 예루살렘으로 돌아갔으니 말입니다.

 

주님의 돌아가심으로 두 제자는 제자의 꿈이 좌절되었다는 절망감에

무작정 예루살렘을 떠났는데 주님께서 그들과 함께 걸으시며

깨닫게 하심으로 다시 제자들의 공동체에 합류케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그들이 공동체를 떠난 것이 잘못한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주님이 없는 제자들의 공동체는 공동체도 존재 할 이유가 없지만

존재할 이유가 없는 공동체에 두 제자가 있어야 할 이유도 없는 거지요.

 

사실 우리 수도 공동체도 많은 사람이 이런 이유로 떠납니다.

자기가 자신이 없어서 떠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공동체가 희망이 없거나 사랑이 없어서 떠난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 근본적으로 하느님이 안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이 안 계시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어디든지 계시는 하느님이 우리 공동체엔 안 계실 리가 있습니까?

그러므로 하느님이 우리 공동체에 안 계시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없이 살아가는 자기가 공동체에도 하느님이 없다고 보는 거지요.

 

사실 많은 경우 내 안의 절망이 공동체의 희망도 보지 못하게 하듯

내가 하느님 체험이 없기에 공동체 안에 계신 하느님도 못 보는 겁니다.

 

이것은 남 얘기가 아니라

제가 수도원을 떠날 때의 경험을 가지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제가 수도원을 떠날 때는 프란치스코가 싫어서 떠난 것이 아닙니다.

프란치스코는 너무도 멋지고 그래서 저도 그렇게 살고 싶은데 우선

제가 그렇게 살 자신이 없었고, 공동체도 저에게 희망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수도원을 나와 몇 달을 사는데

어느 날 부자 청년의 얘기를 읽으면서

오늘 엠마오의 제자들처럼 깨달음이 오면서 하느님도 같이 제게 오셨습니다.

 

저의 성소 안에서 강한 하느님 체험이 없었기에 하느님 없이 살아왔고

하느님이 제 안에 안 계셨기에 저에게서도 공동체에게서도

희망을 제가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때 이후로 제가 수도원을 떠나지 않고 산 것은

제가 자신이 있어서 산 것도 아니고 공동체가 훌륭해서 산 것도 아니며,

오로지 하느님께서 부르셔서 산 것이고 하느님의 힘으로 산 것입니다.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을 유턴하게 하신 하느님이

저도 유턴하게 하신 것이고 그래서 그렇게 유턴하여 수도원에 돌아가니

오늘 복음의 제자들이 예루살렘의 제자들 공동체에 돌아갔을 때 그때에야

제자들이 "정녕 주님께서 되살아나시어 시몬에게 나타나셨다."라고 하듯이

저도 그때에야 공동체 안에 살아계신 하느님을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엠마오의 제자들과 저뿐 아니라 우리 신자들도 너무 실망하여

주님의 교회/공동체를 떠나고 싶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이놈의 교회엔 하느님이 없다고 생각될 때 하느님이 진짜 그 교회 안에

안 계신 것이 아니라 교만의 눈이 그 안에 계신 하느님을 못 보게 하는

것임을 오늘 제자들처럼 깨닫게 되기를 바라고 기도하는 오늘 저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4.15 06:17:25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4.15 06:16:44
    19년 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엠마오를 다녀오셨나요?)
    http://www.ofmkorea.org/210263

    18년 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우리는 왜 마음이 굼뜰까?)
    http://www.ofmkorea.org/120199

    16년 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내가 가진 것은?)
    http://www.ofmkorea.org/88201

    15년 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내가 가진 유일한 것)
    http://www.ofmkorea.org/76801

    14년 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금보다 귀한)
    http://www.ofmkorea.org/61610

    13년 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영의 눈을 멀게 하는 절망)
    http://www.ofmkorea.org/52559

    12년 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엠마오를 가자!)
    http://www.ofmkorea.org/5717

    10년 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동행)
    http://www.ofmkorea.org/3876

    09년 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왜 예수님을?)
    http://www.ofmkorea.org/2389

    08년 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동행과 동감)
    http://www.ofmkorea.org/1028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6Jan

    연중 2주 월요일-틀을 확 깨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오늘 마르코복음은 마태오나 루카 복음과 달리 일반 사람들이 단식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자기들이 지금까지 봐온 것, 곧 바리사이나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은 철저히 단식하는데 예수님의 제자...
    Date2017.01.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12
    Read More
  2. No Image 15Jan

    연중 제2주일

     요한은 자기 제자들에게  예수를 보게 하려고 말합니다.  '보라.'  이 단어를 우리는 요한복음의 시작부분에서 읽고 있지만,  이 단어는 요한복음의 마지막 부분에서 한 번 더 나옵니다.  '보라, 이 사람이다.'라고 말하면서  신문을 마친 빌라도는  ...
    Date2017.01.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44
    Read More
  3. No Image 15Jan

    연중 제 2 주일-모태에서부터 빚어진 하느님의 새 사제

    우리는 오늘 아주 뜻 깊은 새 사제의 첫 미사에 참석하였습니다. 이 미사가 왜 뜻 깊습니까? 새 사제의 미사이기 때문이잖습니까? 미사의 효과나 은혜는 새 사제 미사나 헌 사제 미사나 똑같은데 제가 미사 드리면 여러분에게 그리 뜻 깊지 않지요?   아...
    Date2017.01.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422
    Read More
  4. No Image 14Jan

    연중 1주 토요일-더러운 게 죄가 아니라 사랑하지 않는 게 죄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는 대사제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이 유혹을 받으신 그러나 죄는 짓지 않으신 대사제가 계십니다.”   주님께서 유혹은 받으셨으나 죄는 짓지 않으셨다는 오늘 히브리서 말씀은 우리 보통 인간으로...
    Date2017.01.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88
    Read More
  5. No Image 13Jan

    연중 1주 금요일-용서는 내가, 치유는 하느님이!

    오늘 복음은 품고 있는 의미가 참으로 많고 풍성한 복음입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의 신앙이 어떤 신앙이어야 하는지, 우리의 공동체가 어떤 신앙 공동체이어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복음입니다.   먼저 우리의 신앙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
    Date2017.01.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79
    Read More
  6. No Image 12Jan

    연중 1주 목요일-우리도 가끔은 바깥 외딴곳으로 가자!

    “그는 떠나가서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퍼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드러나게 고을로 들어가지 못하시고, 바깥 외딴곳에 머무르셨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분께 모여들었다.”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
    Date2017.01.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769
    Read More
  7. No Image 11Jan

    연중 제1주간 수요일

     시몬의 집에서 사람들을 치유하신 예수님께서는  다음 날 그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시려 하십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에게서 좋은 것을 얻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그들 곁에 머무시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길을 재촉하십니다.  우리 ...
    Date2017.01.1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29
    Read More
  8. No Image 11Jan

    연중 1주 수요일-피곤한 기도가 아니라 편안한 기도를 하자.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 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오늘 마르코복음은 예수님의 일상을 전해줍니다. 외딴 곳에 가서 기도하시고,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병자들을 고쳐주시고, 악령들을 쫓아내시고, ...
    Date2017.01.1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736
    Read More
  9. No Image 10Jan

    연중 1주 화요일-영적인 권위

    “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 그분께서 율법 학자들과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이다.”   어제 세례를 받으신 주님께서는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는 말씀으로 공생활을 시작하십니다. 오늘 복음은 주...
    Date2017.01.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28
    Read More
  10. No Image 09Jan

    주님 세례 축일-주님과 동업자인 우리

    주님의 세례 축일입니다. 주님께서 세례를 받으시는 것이 선뜻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세례란 죄를 씻는 것이니 죄 없으신 분이 죄인인 양 세례를 받는 것이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요.   이것은 세례자 요한도 마찬가지여서 자기에게 세례...
    Date2017.01.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7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24 625 626 627 628 629 630 631 632 633 ... 806 Next ›
/ 80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