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127 추천 수 2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하나도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

 

지난 5월부터 저는 일을 우리 정동수도원 공사장으로 나가고 있는데

요즘 정동길이 마지막 찬란함을 뽐내고 있습니다.

 

은행나무 이파리의 노랑이 봄 개나리의 노랑과는 같으면서도

사뭇 다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봄 개나리의 노랑이 생기와 생성의 아름다움을 뽐낸다면

가을 은행나무의 노랑은 성숙과 소멸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은행나무를 좋아해서 제가 처음 작곡한 것도

소신학교 때 은행잎 떨어지는 것을 보고 그 느낌을 노래한 것이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볼 때나

바람에 이파리들이 화리락 떨어지는 것을 볼 때 '!'하고 감탄이 나오고,

조금 더 감탄이 이어지면 '! 참 아름답다.'는 탄성이 저절로 나오는데

저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오늘 복음도 성전의 아름다움에 사람들이 감탄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돌들이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초를 치십니다.

 

아무리 아름답고 아무리 강해도  끝이 있다는 말씀입니다

뭐든지  종말의 때가 있어서  때가 되면 나뭇잎은 떨어지고,

성전은 허물어지고, 사람이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다 죽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종말이 올 때 당황하거나 우왕좌왕하지 않으려면

종말이 있다는 것을 우선 알아야 하고 다음은 늘 인식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때가 왔을 때 당황하고 우왕좌왕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종말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인식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겠습니다.

 

그런데 종말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다 알지요. 그렇지만 이런 사람은 있을 수 있을 겁니다.

 

종말의 때가 있다는 것은 아는데

종말의 때가 왔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

지금이 바로 그때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

또는 지금이 바로 종말의 때라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은 있을 수 있습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말을 들을 때 저는 여러 느낌이 교차합니다.

세월에 순응치 않고 청춘이라고 억지 부리는 것 같아 거부감이 들기도 하고

나이 먹었다고 우울하고 의기소침하게 살지 않고 나이를 먹어서도

활기차게 살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삶의 자세 같아서 좋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종말의 때를 당황하지 않고 잘 맞이하고

소위 말하는 선종을 잘하려면 이 때에 순응을 하고 때에 맞게 살아야겠지요.

종말을 우울하게 여기지 않고 반대로 종말을 거부하듯 나대지도 않으면서.

 

그러나 우리 신앙인은 종말과 관련하여 신앙 없는 사람들과 달라야겠습니다.

죽음을 맞이하는 때가 아니라 하느님을 맞이하는 때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종말은 삭막한 종말이 아니라 인격적인 종말이어야 하지 않습니까?

아무도 없이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종말은 얼마나 불행하고 비참합니까?

그러니 옆에 누구 한 사람이라도 있어야 하고 온 가족과 친구가 있다면

그 죽음과 종말은 복되다고 할 수 있고 호상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그러나 우리 신앙인에게 가장 인격적인 종말은 가족 친지뿐 아니라

무엇보다 하느님 안에서 임종하는 것이고,

이런 죽음이 선종이고 성사적인 종말이지요.

 

사실 하느님 없이 맞이하는 종말은 인생이 끝장나는 멸망일 뿐입니다.

불행하고 비참한 인생은 하느님은 없고 고통뿐인 인생인데

그보다 더 불행하고 비참한 것이 하느님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인생입니다.

 

그러므로 평생 하느님을 외면하고 살았더라도 죽을 때 그것을 뉘우치고,

죽음이 아니라 하느님을 맞이하는 끝이 행복한 사람이 되라고 가르침을 받는

오늘이고 연중 마지막 시기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11.17 05:19:29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11.17 05:18:31
    18년 연중 제33주일
    (종말이 오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오시는 거다!)
    http://www.ofmkorea.org/165953

    17년 연중 제33주일
    (칭찬 받고 싶지 않으세요?)
    http://www.ofmkorea.org/114292

    16년 연중 제33주일
    (평신도도 성소다.)
    http://www.ofmkorea.org/95254

    15년 연중 제33주일
    (모든 것이 사라질 때 오시고 보이는 주님)
    http://www.ofmkorea.org/84318

    14년 연중 제33주일
    (어진 하느님, 모진 하느님?)
    http://www.ofmkorea.org/72095

    13년 연중 제33주일
    (지옥도 천국인 경지)
    http://www.ofmkorea.org/57767

    12년 연중 제33주일
    (역사의 주인이신 주님)
    http://www.ofmkorea.org/44012

    11년 연중 제33주일
    (사랑하는 사람만이 성실하다)
    http://www.ofmkorea.org/5372

    10년 연중 제33주일
    (파멸과 아름다운 소멸)
    http://www.ofmkorea.org/4572

    08년 연중 제33주일
    (죽음 성찰)
    http://www.ofmkorea.org/1865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8Apr

    부활 8부 수요일-내가 가진 유일한 것

    오늘 사도행전에서 베드로는 요한과 함께 기도하러 성전에 들어가다가 자선을 청하는 평생 불구자를 만납니다. 이에 베드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
    Date2015.04.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674
    Read More
  2. No Image 07Apr

    부활 8부 화요일-얼마나 사랑할까 나는?

      오늘 복음은 막달라 마리아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누구보다 먼저, 그리고 주님의 애제자라고 불리는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보다도 먼저 뵙는 얘깁니다.   예수님께서는 어찌하여 애제자보다 먼저 마리아에게 나타내 보이셨을까요? 예수님께서 어...
    Date2015.04.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648
    Read More
  3. No Image 06Apr

    부활 8부 월요일-승화된 두려움, 승화된 기쁨

      “그때에 여자들은 두려워하면서도 크게 기뻐하며 서둘러 무덤을 떠나, 제자들에게 소식을 전하러 달려갔다.”   오늘 복음의 여인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을 때 두려움과 기쁨을 동시에 느끼는데 하느님을 만날 때 우리 인간이 느끼는 두 감정이 ...
    Date2015.04.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729
    Read More
  4. No Image 05Apr

    주님 부활 대축일-부활의 시차

      사도신경을 바칠 때 우리는 이렇게 믿음을 고백합니다. “본시오 빌라도 치하에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저승에 가시어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 부활하시고.”   이 신앙 고백을 할 때마다 저는 이런 생각이...
    Date2015.04.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7 Views1854
    Read More
  5. No Image 29Mar

    수난 성지 주일-사랑의 수동태

    사회 일반적인 통념에 수동적인 태도는 좋은 태도가 아니라고 얘기합니다. 무엇 하나 스스로 하지 못하고 시켜야만 한다면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기 힘들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 의해서 인생이 좌지우지되고 짓밟히기도 할 것입니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
    Date2015.03.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5 Views2092
    Read More
  6. No Image 29Mar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사람들이 환호합니다. 우리를 구원으로 이끌, 우리를 해방시킬, 우리의 왕이, 왕의 도시인 예루살렘으로 들어오십니다. 우리의 구원이, 우리의 해방이 눈앞에 다가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오시는 그리스도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겟...
    Date2015.03.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1 Views988
    Read More
  7. No Image 28Mar

    사순 5주 토요일-우리도 가야파가 아니라 예수님처럼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해 죽는 것이 낫다.”   민주화가 되기 전 우리나라나 전체주의 독재 국가에서 “대를 위해 소가 희생되어야 한다.”는 말은 아주 당연한 말이었고, 그래서 어렸을 때 이 말을 들은 저는 당연한 말이라고...
    Date2015.03.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680
    Read More
  8. No Image 27Mar

    사순 5주 금요일-우리도 신이 되려면

        “폐기될 수 없는 성경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받은 이들을 신이라고 하였다.”   어제 미사 중 강론에서 저희 형제가 지나가는 말로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나는 예수님께서 어려서부터 당신의 신적 정체성을 갖지 않으셨다고 믿는다.   이 말은 ...
    Date2015.03.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79
    Read More
  9. No Image 26Mar

    사순 5주 목요일-아브라함보다 더 대단해야 할 우리의 믿음

      오늘 아브라함과 계약을 맺으시는 하느님은 계속 이런 식으로 말씀하십니다.   “나는 여러 민족이 되게 하겠다.” “나는 계약을 세워 네 후손들에게 하느님이 되어 주겠다.” “나는 가나안 땅 전체를 후손들에게 소유로 주고, 하느님이 되어 주겠다.” ...
    Date2015.03.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585
    Read More
  10. No Image 25Mar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우리도 주님을 잉태함으로써

      누가 만일 저를 기쁘게 하고자 한다면 제가 원하는 것을 선물하는 것과 제가 원하는 것을 하는 것 중에 어떤 것이 저를 더 기쁘게 할까요?   아니,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저와 같이 살고 있는 청원자와 유기 서원자들이 제게 꼭 필요한 물건...
    Date2015.03.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55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56 757 758 759 760 761 762 763 764 765 ... 864 Next ›
/ 86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