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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의인을 죄인과 함께 쓸어버리시렵니까?

 

언젠가 얘기한 적이 있지만 아브라함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순종에서만

우리의 본보기가 아닙니다. 기도에 있어서도 우리의 본보기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느님과 대화를 많이 하였고,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잘 듣는 사람이었습니다.

 

우리가 대화를 하다보면 대화하고 싶은 사람이 있지요.

내 얘기를 경청하고 맞장구를 잘 쳐주는 사람이 그런 사람인데

아브라함은 실로 하느님 말씀을 경청하고 그때그때 잘 응답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사제로서 미사를 드리고 강론을 할 때-그래서는 안 되는데-

미사를 드려주고 싶지 않고 강론도 하기 싫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선 앉는데 하고 많은 자리를 두고 저 구석에 가서 처박혀 있습니다.

왜 하느님께 와서 하느님 앞에 있지 않고 저 구석에 있습니까?

 

하느님 앞에 나와 꼿꼿이 머리 쳐들고 잘난 체한 바리사이가 아니라

감히 하느님 앞에 나오지 못하고 멀찍이 서서 눈도 들지 못하고

그저 죄 많은 자신을 불쌍히 여기시라고 기도한 세리와 같은 마음에서

그러는 것이라면 나무랄 것이 못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왜 그럽니까?

 

그리고 강론을 하는데 주보나 이리보고 저리보고 매일 미사 책을

이리 넘기고 저리는 넘기는 사람을 보면 강론하고 싶은 딱 떨어지고,

그 정도는 아니지만 눈 딱 감고 아무 반응도 눈빛 교환도 없는 사람에게

강론을 할 때도 별로 하느님 말씀을 드려주고픈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말 그래서는 안 되지만 준비한 강론을 그냥 읽어주고는 끝냅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들으려는 사람과 알려는 사람에게는 하나라도 더 들려주고 알려주고 싶지만

그렇지 않는 사람에게는 얘기해봤자 내 입만 아프니 얘기하고 싶지 않지요.

 

아무튼 아브라함은 하느님 말씀을 잘 경청하고 대화를 많이 한

기도의 모범인데 오늘도 주님과 긴 대화, 아니 끈질긴 흥정을 합니다.

사람과의 흥정은 거래지만 하느님과의 흥정은 기도이지 않습니까?

 

하느님 말씀은 소돔과 고모라가 모두 너무 타락하였으니 멸하겠다는 것이고,

이에 대한 아브라함이 하는 말의 요지는 모두가 죄인이 아니고

의인이 몇이라도 있을 수 있는데 그 의인을 죄인과 함께 멸하면 되겠느냐고,

몇이라도 있다면 전체를 멸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이에 하느님께서는 의인 몇 때문이라도 전체를 멸하지 않겠다하십니다.

아주 놀라운 것은 의인이 열만 있어도 하느님은 멸하지 않으신다는 점이고,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한 것을 보면 의인이 아브라함 외엔 없었다는 거지요.

그렇다면 하느님은 왜 의인 열만 있어도 전체를 멸하시지 않겠다는 걸까요?

 

그것은 전체에 비하면 비록 얼마 안 될지라도 하느님은 그 소수를 소중히

여기시고 전체 때문에 소수가 멸망당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소수가 아브라함처럼 전체를 죄에서 돌아오게 할 것이기 때문일 겁니다.

 

여기서 우리는 진정한 의인이란

자기만 의인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죄인을 내버려두고 자기만 의인이려는 의인은 의인이 아닙니다.

아브라함은 죄인을 끝까지 살리려했기 때문에 의인이고 그래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기도가 나와 내 가족만을 위한 청원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아브라함이 우리 기도의 모범이 되는 또 다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는 자기 문제를 가지고 하느님 앞에 나아가지 않고 공동체 문제를 가지고

하느님 앞에 나아갔고 그것을 가지고 하느님과 흥정하는 기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흥정기도가 하느님께서 말씀을 마치고 자리를 뜨시고

아브라함은 자기가 사는 곳으로 돌아간 것으로 끝난 것은 참 아쉽습니다.

 

주님께서는 열매 맺지 못하는 나무를 베어버리라는 주인께 1년 동안

공을 들일 테니 참아달라고 애원하는 관리인에 당신을 비유하셨지요.

아브라함도 주님처럼 자기가 더 애써보겠다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주님과 아브라함의 차이이고 우리와 주님의 차이인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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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민엘리사벳 2019.07.01 15:37:26
    공동체 문제를 주님 앞에 놓고 기도하는 참 의인의 모습을 닮아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푸른풀밭 2019.07.01 10:35:16
    매일매일 쉬실틈 없이 바쁘신
    신부님께서 이렇게 몇년 동안을
    끊임없이 강론말씀을 올려
    주심에 저희들은 한결같이
    충만된 마음 입니다
    그래서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이필수다리아 2019.07.01 05:44:30
    감사합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07.01 05:28:20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07.01 05:27:25
    18년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내 사랑을 심사에 숙고하자.)
    http://www.ofmkorea.org/127626

    16년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먼저> 해야 할 일과 <지금> 해야 할 일)
    http://www.ofmkorea.org/90785

    13년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내 발걸음은 가벼운가?)
    http://www.ofmkorea.org/54757

    12년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먼저" 해야 할 일)
    http://www.ofmkorea.org/32075

    11년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주님을 따름은.)
    http://www.ofmkorea.org/5166

    10년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주님의 부르심, 내 삶의 자리에서)
    http://www.ofmkorea.org/4164

    08년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이 정도는 되어야)
    http://www.ofmkorea.org/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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