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그가 누워 있는 것을 보시고

또 이미 오래 그렇게 지낸다는 것을 아시고는,

‘건강해지고 싶으냐?’ 하고 그에게 물으셨다.”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 공통으로 나오는 것은 성전입니다.

독서에서는 성전에 생명의 물이 흘러나옵니다.

복음에서는 주님께서 성전에서 치유하십니다.

 

이 복음을 수없이 읽었고 묵상하고 강론도 했지만

그동안은 다른 것에 주안점을 두고 묵상을 하고 강론을 했는데

오늘은 주님의 몇 가지 행동/동사에 주안점을 두며 묵상하였고,

그랬더니 가심, 보심, 아심, 물으심, 치유하심의 행위가 눈에 그려졌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38년 동안 병을 앓은 병자에게 다가가십니다.

이 병자를 중심으로 보면 38년 거기에 있었지만 자기에게 다가온 사람이

없었는데 주님만이 자기를 찾아오신 것이고 치유가 필요한 병자가 많았지만

다른 병자에게 가지 않으시고 자기를 찾아오신 겁니다.

 

옆의 다른 병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예수님께서 하신 치유가 분명 사랑이고

그래서 박수 받아 마땅하지만 왜 걔만 사랑하느냐고 원망할만합니다.

 

이런 원망에 누가 치유를 받느냐는 복불복이라고 또는

38년 앓은 사람의 불쌍함이 제일 크기에 선택을 받은 거라고 또는

제일 오랫동안 앓은 그가 제일 간절하게 치유를 갈망하기에

주님께서 그를 선택하신 거라고 우리가 답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이것을 인격적인 다가가심의 표현이라고 그러니까

우리에게도 이렇게 나한테만 다가오시는 주님이라고 이해해야 할 겁니다.

 

아무튼 주님께서는 성전에서 물이 흘러가듯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분이시고 그리고

역시 내 건강 상태에 대해 아시고 건강키 원하는지 물으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이렇게 질문을 하실 때 우리는

건강하길 원치 않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왜 하나마나한 질문을 하시냐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주님께서 질문하시는 이유는

우리가 진정 건강하길 원치 않는 걸 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진정 건강하게 살려고 하지 않고 욕망대로 삽니다.

건강을 염려하며 사는 사람도 육신 건강만 너무 염려하여

건강염려증으로 마음과 정신의 병이 들고 영적으로는 더욱 형편없어집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는 이런 우리 건강상태를 잘 아시고 물으시는 것이고,

그래서 그 질문에 하나를 덧붙인다면 ‘진정’ 건강하고 싶냐 물으시는 것이고,

진정 건강하고 싶다면 주님의 건강법을 배워 건강해지고 치유받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주님의 건강법일까요?

 

그것은 성수치유법이고, 성전의 물로 건강해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전에 들어갈 때 성수를 찍으며 “이 성수로 저의 죄를 씻어 주시고

마귀를 몰아내시며 악의 유혹을 물리쳐 주소서.” 하고 기도하고

집을 사 들어갈 때도 성수로 축복을 하곤 하지요.

 

주님 건강법은 이처럼 성수로 악의 세력을 물리치고 죄를 씻는 겁니다.

이는 몸이 좋지 않는 사람이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을 찾아가고,

온천물에 몸을 담가 병원에서 고치지 못하는 병도 치유하는 것처럼

우리는 영혼의 건강과 치유를 위해 온천이 아니라 성전을 찾아가고

온천물이 아니라 하느님 사랑에 영혼을 담그는 것과 같습니다.

 

하느님 사랑에 영혼을 담그는 것이란

성당에 가서 하느님 사랑을 묵상하며 성체조배하는 것일 수도 있고

하느님의 말씀을 들려주는 피정에 참여하는 것일 수도 있고,

고백성사로 내 죄를 씻고 은총을 체험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겁니다.

이런 회개와 은총의 사순시기를 잘 보내 영혼건강 회복하시길 빕니다.